도량의 백일홍 [혜우스님]
바람 불어 잠못 이루는 밤 도량의 백일홍 더욱 붉구나 삭발머리 세월에 희어지는데 "그래도 꽃잎은 끝없이 진다 마음은 번뇌로 꽃잎처럼 날려 오는 곳 가는 곳 알 수 없는데 언제나 쌓아온 업보 허물고 능란하게 어리석음 벗어 던질까
달이 밝아 가슴 설레는 밤 흐르는 물소리 다정도 하다 장삼자락 세월에 헤지는데 그래도 보리는 멀리만 하다
구름에 달 가고 달에 구름 가는 그 이치를 멀거니 보고만 있는데 언제나 쌓아온 업보 허물고 흐르는 물처럼 낮게 흐를까 바람 불어 잠못 이루는 밤 도량의 백일홍 더욱 붉구나 삭발머리 세월에 희어 지는데 그래도 꽃잎은 끝없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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