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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사, 우리 절에선 보물단지!(불교신문 2017년 4월 17일)

장만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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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사, 우리 절에선 보물단지!포교사가 강의하는 울산 정토사 불교대학

  • 울산=어현경 기자
  • 승인 2017.04.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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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대학 신입생들에게 장궤합장을 교육하는 김미선, 정연숙 포교사

종단 내 포교사에 대한 시각은 극과 극이다. 자기 돈과 시간, 노력을 쏟아 부으며 포교하는 재가불자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재적사찰 내 신행활동은 외면하고 법사로 인정받는 자리만 찾아다닌다는 것이다. 포교사단은 종단 최대 규모의 포교단체로 5000여 명이 활동하는 전국조직으로, 포교사의 활동이 교세확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포교사에 대한 상반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은 종단의 전법포교활동이 도약하느냐 마느냐 하는 중차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위기의식 속에 초심자 안내 및 교육은 물론 불교대학 강의 등을 포교사들에게 맡기는 사찰이 있어 지난 7일 찾아가봤다. 울산 정토사(주지 덕진스님)가 그 주인공이다.

화창한 금요일 오전, 불교대학에서는 강의가 한창이었다. 지난 3월 새롭게 입학한 39기 불교대학생들이 기획교육국장인 강학수 전문포교사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강학수 전문포교사는 6기 포교사 품수를 받은 것을 계기로 정토사에서 청년, 청소년 법회 때 불교교리강의를 해온 것을 시작으로 지금은 불교대학서 ‘불교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초심불자들에게 체계적으로 강의를 하겠다는 원력으로 울산대 철학과 석박사통합과정까지 수료하는 열정을 보여줬다.

울산 정토사 불교대학 강학수 포교사

강학수 전문포교사를 비롯해 정토사에는 포교사들의 활약이 남다르다. 신도회장도 포교사, 불교대학 동문회장도 포교사로, 신도 가운데 포교사 비율이 비교적 높다. 이들은 초심불자들을 위한 예절교육을 담당하는가 하면, 사찰안내도 맡는다. 부처님오신날 연등을 만들기 위해 연잎을 비비는 것부터 장엄물을 준비하는 일에도 포교사들의 손이 빠지지 않는다. 사찰 내 어울림합창단의 경우 구성원 절반 이상이 포교사들이다. 지난 2월 정기연주회를 갖기도 한 어울림합창단은 포교사단 울산지역단 행사 때면 빠지지 않고 음성공양을 올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뿐만 아니다. 매월 둘째 주 금요일 오후7시부터 주지 스님이 펴낸 <행원참법>을 토대로 4시간가량 이어지는 참회발원기도 집전을 맡고, 사찰순례를 떠날 때면 차량마다 탑승해 사찰문화를 설명한다. 또 울산교육청과 연계해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운영하는 ‘자성교실’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가운데 김미선, 정연숙 포교사는 포교사단 울산지역단 계층포교 청보리팀 팀장과 팀원으로 지역단과 재적사찰에서의 활동을 연계해 눈길을 끈다. 사찰에서 어린이 청소년 관련 행사를 지원하는 것을 지역단 활동으로 삼으면서 ‘행복바라미’ 등 지역단 행사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사찰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두 포교사 모두 정토사의 ‘짱가’ 같은 존재다. 수년 째 격주 토요일마다 초심자 예절교육을 하고 사찰안내를 한다. 불교대학 신입생들에게도 사찰예절을 가르쳐준다. 예절교육은 주지 스님보다 먼저 사찰에 처음 오는 불자들을 맞이하는 일로, 포교사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참회발원기도 집전 외에도 ‘자성교실’서 학생들을 만나는 등 사찰에서 이뤄지는 각종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수행하고 기도하고 교육하느라 어느 때는 한 달 중 20일을 사찰에 출근하는 바쁜 일정도 마다하지 않는 신심을 보여준다.

불교대학 신입생들에게 사찰예절을 교육하는 김미선, 정연숙 포교사

불교대학 7기로 가족포교를 하려고 남편과 쌍둥이인 두 딸을 불교대학에 입학시켜 오계를 수지하고 법명을 받게 만드는 ‘가족포교의 모범’을 보여준 김미선 포교사는 1인 다역을 소화하고 있다. 불국토 경주에서 불심 깊은 부모님 영향으로 포교사가 되겠다는 원력으로 불교대학 14기로 입학했고 전문포교사 품수까지 받은 정연숙 포교사도 마찬가지다. 매월 넷째 주 금요일 사찰순례서 사찰안내와 불교문화를 설명하는 정연숙 포교사는 안방에 포교사단복을 걸어 놓고 마음을 다스릴 정도로 포교사로서 자부심이 각별하다.

바쁜 일정을 쪼개가며 초심자들을 가르치고 청소년 포교를 해내는 이들은 “초심자들이 사찰예절을 배운 것이 인연이 돼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부처님 가르침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면서 불교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불전에 공양하고 기도하면 복을 준다는 단순한 기복신앙을 기대하고 절에 왔다가 부처님 가르침을 알게 되고 수행하고 봉사하며 자비를 실천하는 불자들이 늘어날 때마다 포교사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정토사 불교대학이 지역에서 유명해진 것도 포교사들 공이 크다. 정토사 불교대학에 가면 합장하고 절하는 것부터 가르쳐준다는 것이 지역에 알려지면서, 제대로 배우겠다고 결심한 다른 지역 사찰신도들도 정토사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5000여 동문을 배출한 불교대학은 울산 신도 공급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정토사도 불교대학을 졸업했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 절 신도가 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른 사찰 신도회에서 간부로 활동하는 게 불교 전체적으로 보면 성과라는 것이다. 덕진스님은 정토사가 지역불교 인재양성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스님이 불교대학 모든 강의를 맡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주지 스님이 강의를 전담하면 사찰 신도로 만들기에는 좋지만 폭넓고 객관적인 공부가 되지 못한다는 게 스님의 지론이다.

왼쪽부터 정연숙, 김미선 포교사

포교사들의 활동, 그로 인해 사찰이 활기를 띠고, 불교대학이 활성화되는 연쇄작용의 요인에는 포교사들에게 역할을 부여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그 점에서 주지 덕진스님과 대중들의 배려가 돋보인다. 부처님오신날에는 포교사단복을 입고 법회에 참석하도록 독려하고, 스님 가까운 곳으로 자리를 마련해준다. 정토사 사부대중 모두가 포교사들의 노력을 인정하는 문화가 깊이 자리 잡고 있어 포교사와 재적사찰의 조화가 가능할 수 있었다.

정토사 주지 덕진스님

“역할 주고 기여한 만큼 대우할 뿐”

주지 덕진스님

울산서 지역불심을 일군지 어언 30년, 스님은 불교계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답게 뭐든 일찌감치 시작했다. 1996년 불공과 재의식을 한글화했고, 1997년 포교원 인가를 받은 불교대학을 울산에서 처음으로 열었고, 이듬해에는 야간반을 개설해 직장인 불자들에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불교대학 졸업생들 상당수를 종단 포교사로 만들어 사찰협력, 군포교, 청소년포교, 사찰안내, 염불봉사팀에 활동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줬다.

특히 포교사들이 지역단 활동 외에 사찰에서 활동할 수 있게 역할을 부여해준 것은 스님의 탁견에서 비롯됐다. 출가자가 줄어들면서 스님만으로는 사찰운영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스님은 포교사들에게 많은 일들을 위임했다. 기도나 법회 때 집전을 맡고, 신도관리 등에 참여하도록 권유했고 기여한 것에 대해 대우해주려고 애썼다. 스님이 그들을 알아주고 더 빛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니 포교사들은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밖에 없다. 스님은 “인구가 감소하고, 삭발염의한 독신수행자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스님만으로는 전국의 사찰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을 15년 전에 하고 관련해 세미나도 열었지만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며 “사찰에 상근하는 포교사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포교사들이 지역단 활동에 더 많은 무게를 두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전하며 “지역단 활동도 중요하지만 재적사찰에서 전법과 포교, 봉사활동을 하는데도 노력해 함께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학수 전문포교사

“리더로 활동하는 동문 보면 보람”

기획교육국장 강학수 전문포교사

대학시절부터 신심 깊은 불자였던 강학수 포교사는 포교사가 되겠다는 원력을 세우고 1999년 정토사 불교대학에 입학했다. 당시 정토사 사무장으로 일을 시작했던 그는 주지 스님에게 ‘포교사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폈고, 주지 스님은 흔쾌히 불교대학 입학을 수락했다.

낮에는 사무장 저녁 땐 불교대학생으로 살며 6기 포교사가 됐고, 10여 년 군포교와 사찰일을 병행했다. 사찰에서는 청년법회와 학생법회를 지원했다. 청소년 포교를 위해 청소년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전문포교사가 된 후 상담심리사 자격까지 갖췄다. 전법과 포교를 위해 스스로 역량을 발전시킨 그는 불교대학에서 불교문화 전담강사가 됐다. 지금 포교사들이 맡고 있는 사찰예절교육도 그가 시작한 교육이다. 뿐만 아니라 불교대학 강사라는 타이틀에 맞게 울산대 철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해 수료하는 등 탁마를 멈추지 않았다. 그의 노력을 지켜본 스님은 믿고 강의를 맡겼고, 그 역시 스님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특이한 점은 또 있다. 정토사 불교대학이 배출한 150명 중 다수는 그의 지도를 받았다 점이다. 10년간 포교사고시반을 운영해 응시생들에게 족집게 과외를 해줬고, 울산지역단 포교사를 대거 배출했다. 그는 “우리 대학 졸업생이 5000 여명에 달하는 데 통도사 문수사 등 주변 사찰에만 가도 동문들이 많다”며 “기본기를 갖추고 지역에서 리더로 활동하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신행을 바탕으로 봉사하겠다는 원력을 세운 포교사가 꾸준히 배출되는 것에 희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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