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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릉엄삼매도(首楞嚴三昧圖)와 청화큰스님의 법문

김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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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릉엄삼매도(首楞嚴三昧圖)



1) 삼매도(三昧圖)


이 금강심론은 제가 허두에도 말씀 드렸습니다마는 굉장히 중요한 논서(論書)입니다. 나중에 참고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이 가운데에 해탈십육지(解脫十六地)도 있고 또는 수릉엄삼매도가 있습니다. 이 그림을 보면 무엇이 무엇인지 어리둥절하겠지요.


저는 처음에 백양사(白羊寺) 운문암(雲門庵)으로 출가를 했습니다. 운문암에 가서 보니까 큰방에 이 삼매도가 부착되어 있는데 불교입문 정도는 알고서 출가를 했지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알 수는 없지마는 과거 숙세(宿世)의 인연이었던지 그것이 아주 귀중한 보배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부착한 것을 제가 뗄 수는 없고 또 그 때는 대중이 다 분산되어 버려서 누구한테 물어 볼 수도 없었습니다. 그때는 6ㆍ25사변 훨썩 전이기 때문에 산중에는 빨치산이 있어서 국군하고 싸우기도 하고 참 험악한 때입니다. 깊은 산중이라 먹을 것도 부족하고 또 조금만 의심쩍으면 끌려가서 문초를 받기도 하기 때문에 스님네가 오래 살지 않았습니다.

또한 운문암 가풍은 참선만 시키지, 밤에는 절대로 불을 못 켭니다. 그때, 그런 깊은 산중 절에는 초도 없고 석유 호롱불 밖에 없었는데 더러 초가 있을 때는 부처님 앞에만 간단히 잠시간만 밝힙니다. 또 사시(巳時)마지를 올리고서 하루 한 때만 먹기 때문에 사시에 부처님한테 마지 올릴 때만 촛불을 좀 켜고 조석예불은 어두운 법당에서 죽비로 딱딱 치고 예불을 모십니다.


그런 때에 저는 거기서 공양주도 지내고 부목(負木)도 하려니까 너무나 고되기도 해서 ‘안되겠구나. 다른 데에 가서 공부를 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겨서 다른 데로 갈려고 마음먹었는데 이 수릉엄삼매도가 욕심나서 갈 수가 있습니까?

그래서 떼어갈 수는 없고 할 수 없이, 아직 행자인지라 협착하고 누추한 뒷방에서 밤에 호롱불을 켜놓고서, 그것도 밖에 비치면은 어른 스님들한테 꾸중을 들으니까 해어진 모포로 창을 가리고서 삼매도를 베꼈습니다.

나중에는 금타 스님께서 직접으로 그려서 복사한 수릉엄삼매도 3장을 가지고 나오기도 했습니다마는 저로 해서는 아주 인연 깊은 수릉엄삼매도 입니다.


삼매는 무량 삼매이지만 보통 108삼매로 구분합니다. 백팔삼매 가운데서 가장 최고의 삼매가 수릉엄삼매입니다.

이 수릉엄삼매는 바로 일체 번뇌를 모조리 없애는 멸진정(滅盡定)을 성취해야 얻을 수 있는 삼매인 것입니다. 수릉엄삼매는 다른 이름으로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이라, 또는 금강삼매(金剛三昧) 곧 어떤 번뇌로도 파괴될 수가 없고 우주 만유의 근본 성품인 금강불성을 훤히 깨달아 일체종지(一切種智)를 다 얻는 삼매이며, 또는 사자후삼매(獅子吼三昧)라, 사자의 포효가 뭇 짐승들을 조복 받듯이 이 보다도 더 깊은 삼매는 없다는 말입니다. 또는 바로 불성(佛性)이라, 수릉엄삼매란 바로 불성을 말합니다. 불성자리를 조금도 흠절이 없이 훤히 투철하게 깨닫는 삼매가 수릉엄삼매인 것입니다.

우리는 금생에 꼭 수릉엄삼매에 들어야 하겠습니다. 불경에 보면 수릉엄삼매에 들 때는 마치 삼천대천 세계를 자기 손바닥 안에 놓고 소상히 볼 수 있는 부사의한 지혜가 성취된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지혜가 분명히 본래로 갖추어 있는 것입니다.


2) 삼매도결(三昧圖訣)


금타 스님께서는 수릉엄삼매도결을 상편만 저술하시고 오십 세에 세연(世緣)을 마쳤습니다. 그래서 하편은 후래인들이 수릉엄삼매를 성취하여 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首楞嚴三昧圖訣 上篇

本訣으로 爲宗일새 으로 爲體性相으로 爲用이라 하야 圖示首楞嚴三昧境界圖了解케 함인져.


본결(本訣)은 마음으로 종()을 삼을새 공()으로 체()를 삼고 성상(性相)으로 용()을 삼는데 이에 근거하여 도시(圖示)한 수릉엄삼매의 경계도를 깨달아 알게 하기 위한다는 의미입니다.


수릉엄삼매에 들어서 우주를 관찰할 때 우주의 모든 일진법계(一眞法界) 현상을 이렇게 도시(圖示)한 것입니다. 따라서 수릉엄삼매도를 보려면 이 수릉엄삼매도결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수릉엄삼매도에는 팔만사천 부처님 법문 가운데 중요한 법문들이 발췌되어 도식화(圖式化)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 가운데에 있는 아미타불은 바로 대일여래(大日如來)로서 법신, 보신, 화신의 삼신일불(三身一佛)이요, 바로 자성미타(自性彌陀)라고 하는 자성(自性)의 명호(名號)입니다. 극락세계 교주인 아미타불이란 뜻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성이 바로 아미타불이고 우주의 실상이 바로 극락이므로 부처와 중생과 제법이 본래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릉엄삼매도를 간략히 말하면 불성도(佛性圖) 자성도(自性圖)인 것입니다. 삼매도의 한가운데 불위(佛位)로 향해서 닦아 올라가는 것입니다. 본래는 심천(深淺) 상하(上下)도 없지만 중생 경계에서 중생을 성불로 유도하는 면에서 바깥의 낮은 데에서부터 차근차근 깊이 닦아 들어가는 법의 심천 한계를 표시하였습니다.


3계(三界) 28천(二十八天)이라든가 또는 지ㆍ수ㆍ화ㆍ풍ㆍ공 등 불교 우주관이 다 들어 있습니다. 이른바 물리학적인 표현을 구태여 쓴다면 지ㆍ수ㆍ화ㆍ풍ㆍ공 5대(五大)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고 이것을 생명적으로, 인격적으로 표현하면 오지여래(五智如來)라고 말합니다.


여기에 있는 네모( )는 지()를 의미하고 원( )은 수()를, 삼각( )은 화()를, 반원( )은 풍()을, 그리고 가운데 향공상( )은 또 점(ㆍ)으로서 공()을 상징합니다.

불교의 체계는 모두가 정밀하고 엄정한 체계입니다. 헛되고 모호한 것이 없습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사제(圖諦)법문도 얼마나 철학적이고 논리적입니까. 12인연법도 호리도 군더더기가 없는 바로 우주의 도리로 천지 우주의 운행(運行)과 윤회(廻)하는 법도를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쪽은 현대 물리학과 불교의 분석적인 법상과 대비해서 표시한 것입니다. 적어도 석존(釋尊)이후에 물리학과 불교의 해석학적인 교리와 대비해서 말씀한 분은 금타 스님이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점선과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직선은 지혜[智金剛界]를 의미하고 점선은 리[理胎藏界]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정()이나 혜()나, 지혜(智慧)나 리()나, 지()나 관()이나 모두가 다 심심미묘한 공덕으로서 본래 우주 본체에 갖추어 있는 것입니다.

리()는 그 공덕으로 말하면 우주 만법을 섭인(攝引)하는 인력(引力)이요 자비(慈悲)입니다. 자비와 지혜는 본원적으로 우주에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자비심을 못 낸다든가 반야 지혜가 없다면 공부가 안되겠지요. 따라서 리()와 지()가 이렇게 서로 서로 상즉상입(相卽相入)하는 원융무애한 관계를 리지불이(理智不二)라 합니다. 여러 가지로 구분하는 것은 우리 중생들이 알기 쉽게 하기 위해서 분별 지혜로 구분한 것이지 원융무애인 경계이기 때문에 리() 따로 있고 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요 리와 지가 원래 둘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런 도리는 자세히 설명하기도 어렵고 너무 번쇄하게 설명하게 되면 분별 갈등이 되기 쉽습니다.

다음은 불조(佛祖)의 명구문(名句文)을 해설하도록 하겠습니다.


上編序分名句文

諸行二字이오「諸行無常四字며「諸行無常 是生滅法 生滅滅已 寂滅爲樂十六字일새 自性함이 이오 함이 體用齋示文字이니 本編首楞嚴三昧圖擧示佛祖若干 名句原文 簒文으로써 引證하야 本訣序分함이니라.

 

출처: 금강(金鋼) http://cafe.daum.net/vaj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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