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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 `소통’해야
김희용
기사 게재일 : 2010-09-06 07:00:00

 한국의 기독교를 `개독교’라 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무종교인이나 타 종교인들이 함부로 폄하하는 말도 아니다. `기독교 안에 정작 예수는 없다’는 사회적 경험과 통찰의 판단이다.

 기독교의 본질은 사랑과 정의가 흐르는 하나님 나라다. 21세기 보편적 가치(시대정신)로 표현해 본다면 생명과 평화의 세계다. 현재 한국의 기독교는 생명과 평화로 존재하고 있는가? 단언하건대 아니다. 전부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기독교의 주류를 이루고 있고 대다수라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의 기독교는 인간의 탐욕과 방종을, 지배세력으로 진입하려는 신분 상승 욕구를, 민중을 억압하는 권력자가 되는 것을 신의 축복이라고 외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의 권능으로 보다 빨리 이룰 수 있다고 현혹하고 있다.

 올해 초 어느 교회 외벽에 걸린 현수막의 문구가 떠오른다. `금년에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거부(巨富)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부자 되세요’ 라는 광고는 차라리 순진하다. 이것이 한국 교회의 현실이다. 아찔하다.

 심오한 진리를 추구하는 끝없는 수행과 다시 태어남과 사랑과 봉사와 정의를 향한 구체적인 행동과 생명과 평화로운 세계를 이루는 삶으로 이끌어야 할 종교가 `패악무도’한 권력자를 신의 예정자라 추앙하고 헌금을 강요하면서 불의와 부정한 삶을 꾸짖지 않는 이들이 어찌 신앙인이라 할 수 있는가. 기독교 국가가 되는 것이 마치 이상국가가 되는 것인 냥 소리 지르고 있다. 뻥치지 마라. 속물들아!

 과거 봉건질서에 대항한 신앙 선조들의 자유정신과 조국 해방을 위해 온몸 바쳐 투쟁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적 삶을 계승하여 인권과 민주, 통일 운동을 고백적으로 살아가는 분들을 좌파라 한다.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 정작 예수의 삶을 좌파라 하는 이들이야말로 이단이요 우상숭배자들이다.

 언제 한번이라도 무자비한 삽질에 죽어가는 연약한 생명들의 신음소리를 영혼으로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해고된 노동자들의 절규를 들으며 그들이 흘린 눈물을 닦아줘 보았는가? 조국은 해방되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해방되지 않았다고 긴 한숨 내쉬는 고령의 할머니 그 주름살 앞에 죄의식을 가져 보았는가? 한 상에 200만원이 넘는 고급 밥상에 둘러 앉아 기도하는 그 소리는 기도인가? 탐욕의 트림인가?

 어느 사찰 대웅전 앞에서 탑돌이 하는 여성 불자들이 있었다. 두 손을 정성껏 모으고 무엇인가를 간절히 소원하면서. 마침 그 곳을 지나가시던 노승께서 “이년들아, 너희들 속에 있는 돌덩어리부터 먼저 없애라”고 하셨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다. 노승의 진노가 그립고 부럽다. 진리는 서로를 배척하지 않는다는 진실 앞에 솔직 하자.

 지금 세계는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다. 생명과 평화를 탄식하며 갈구하는 뭇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자신들의 탐욕을 모든 생명이 누려야 할 가치로 전염시키고 자신들의 평화를 보편적 평화라고 오염시키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런 불의와 위선자들을 이젠 깨뜨릴 때가 되었다. 해도 해도 너무 해 먹은 자들에게 심판의 날을 선포할 때가 되었다. 동시에 소위 진보 속에 숨어 있는 독버섯도 제거할 때가 되었다. 기생충은 기생할 환경에서 자라난다. 혹시 우리 각자 각자가 그 환경을 제공해 주지는 않았는가.

 한국의 기독교는 점점 고립되어 가고 있다. 돈과 규모로 안락에 취해 있다.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신약성서) `맘은 구름 푸른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 한 때 한 곳 못 쉬건만 늘 평안한 자유를 얻어’(함석헌)

 한국 국민들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있고, 기독교인들도 사랑하는 조국의 백성들이기에 이 글을 쓴다. 김희용<넘치는교회 목사>

 

 

 


호킹 '神 부정(우주 탄생은 신의 작품 아니다)' 발언, 종교논쟁 불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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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9.06 03:02

AP연합뉴스

英 캔터베리 대주교… "빅뱅 발생은 설명 못해"
'만들어진 神' 쓴 도킨스…
"신의 존재 논란에 대한 결정적 한방될 것"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Hawking·68) 박사가 세계적인 종교 논쟁을 촉발했다. 호킹 박사는 9일 출간될 새 책 '위대한 설계(Grand Design)'에서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우주의 대폭발)은 신(神)이 아니라 중력의 자연법칙에 의해 저절로 생긴 현상이라고 주장,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시각을 내비쳤다. 이 주장에 대해 수많은 종교인이 비난에 나섰고, 이에 맞서 비(非) 종교인들이 호킹 박사 지지에 나서면서 양측 간 치열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Williams·60)캔터베리 대주교는 "과학자들은 빅뱅이 어떻게 무(無·nothing)의 상태에서 발생했는지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옥스퍼드 대학 수학과 교수 존 레녹스도 영국 데일리메일 기고문을 통해 "무신론자들은 항상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려고 안달한다. 나는 과학자로서 오묘한 자연과학 법칙을 알면 알수록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강해진다"고 반박했다.

반면, 저서 '만들어진 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Dawkins·69)는 영국 더타임스에 "생물학계가 다윈의 진화론 이후 신을 생물학의 영역에서 몰아낸 반면 물리학계는 모호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호킹이 물리학계의 신의 존재 논란을 결말지을 '결정적 한 방(coup de grace)'을 시도하고 나섰다"며 호킹 지지 의사를 밝혔다. 과학전문방송 디스커버리 프로듀서인 이반 오닐 박사(천체물리학)도 "호킹 박사의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주 창조를 이끈 빅뱅이 순수 물리법칙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이 창조론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라며 성원을 보냈다.

지구촌 일반시민도 논쟁에 대거 가세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주말판 북(Book) 섹션에 '신이 우주를 창조하지 않은 이유'라는 제목으로 호킹 박사의 이론을 소개하자, 이 기사는 하루 만에 무려 1000여개의 각국 독자 댓글이 붙어 댓글 리스트 1위 기사로 올라섰다. 일부 독자들은 호킹 박사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책을 더 많이 팔기 위해 종교이슈를 악용하고 있다", "신은 호킹 박사 같은 추한 존재(장애인임을 빗댄 표현)를 만들지 않았다"라는 극단적인 댓글들도 등장했다.

논리적으로 호킹 박사를 비판하는 글들도 있었다. "중력이 우주탄생 이전부터 존재했다면 그 힘은 누가 만들었는지 설명해야 하지 않나?", "원자는 무수히 작은 단위로 쪼갤 순 있지만, 더 큰 단위로 재결합하는 과정은 현대과학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호킹 박사를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찮다. "사람의 목숨을 구해주는 약과 어둠을 밝혀주는 전구 등 실생활에 유용한 도구를 만들어준 것은 과학의 힘이었지 종교는 아니었다는 점을 명심하자", "인류 역사상 종교전쟁 때문에 죽은 사람만 수천만명에 이른다. 이런 것도 신의 뜻이냐"라는 호킹 박사 옹호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호킹에게 神이란…

호킹은 지금까지 저서와 강연에서 '신'이란 단어를 자주 쓰면서도, 통상적 시각으로 본다면 자신은 종교인이 아니라고 밝혀왔다. 그의 전 부인(1991년 이혼) 제인 호킹은 1999년 출판한 회고록에서 "호킹의 무신론과 나의 기독교적 신념이 강하게 충돌했다"며, 호킹이 무신론자라고 주장했다. 호킹은 9일 발간될 책 '위대한 설계'에서도 "나는 '신'이란 단어를 단지 수사적(rhetorical) 표현으로 사용할 뿐이다"라고 적었다.

 

등록문화재 보조금 기독교 89% 독식

보수예산, 국보55% 보물61% 보유한 불교에 겨우 13.4%
2010년 09월 02일 (목) 14:14:18 박봉영 기자 bypark@bulkyo21.com

등록문화재로 불리는 근대문화유산 관련 국고보조금을 기독교가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불교계가 보유한 문화재의 보수정비예산이 전체 문화재 보수정비예산의 13.3%에 불과해 대폭적인 증액이 절실하다.

연경사회문화정책연구네트워크에 따르면, 2010년 8월 문화재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종교관련 등록문화재의 85%가 기독교 문화재에 편중돼 있다.

또한 지난 5년간 지원된 등록문화재 보수정비 국고예산 32억6천만원 가운데 89%인 29억원이 기독교 관련 단체에 지원됐다. 불교계에 지원된 금액은 1억5천만원에 불과했다.

문화재 관련 예산이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한 불교계에 편중되고 있다는 기독교계의 주장도 등록문화재 뿐만 아니라 국보 보물 등에 있어서도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보의 54.5%, 보물의 61%를 차지하고 있는 불교문화재에 대한 문화재청의 보수정비 국고보조예산은 총액의 13.5%에 해당했다. 불교관련 문화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실제 지원예산은 지난 5년간 겨우 13.2%에 불과한 것이다.

이로 인해 보수정비가 시급한 불교문화재라도 예산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연경네트워크는 밝혔다.

지난해 문화재청이 이정현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2008년 국가지정문화재 정기조사를 벌여 보존처리가 시급한 문화재 8건에 대해 2009년도 사업에 반영했다. 이 8건의 지정문화재는 전부 불교문화재였다. 불교문화재는 보수정비가 시급한 상황인데도 보수정비예산이 불교계에 반영되지 않아 제때 보수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이 문화재청의 자체정기조사에서 확인된 것이다.

연경네트워크는 기독교계의 비양심적인 행태도 꼬집었다.

매년 기독교사학이 국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금액은 6천3백억원에 이른다. 기독교 학교내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선교행위는 이미 위험수준에 도달해 있다.

기독교계는 사학 예산지원에 대해 공적인 영역에 국고가 투입되는 것이라며 옹호하면서도 문화재 예산에 대해서는 사적인 영역이라면서 종교편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 연경네트워크의 설명이다.

이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회언론인회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설치한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의 기독교 관련 시정조치를 문제삼는 등 정부가 기독교에 차별적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펴기까지 했다.   

연경네트워크는 정기회 회기중인 국회와 관련 정부기관 등에 문제 많은 예산 배정 등 문화유산 정책의 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하는 한편,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관련 보고서를 이달말께 공개할 계획이다.

박봉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아가페 소망교도소 ‘한국 교회 도움 절실’

[2010.09.02 19:03]   모바일로 기사 보내기   TClip으로 퍼가기


오는 10월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던 우리나라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아가페 기독교 소망교도소가 재정적 어려움으로 지난달 1일부터 공사 중단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단법인 아가페 이사장인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2일 오전 기독교계와 언론계 대표를 긴급히 초청해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 태풍 ‘곤파스’가 한창 위력을 떨치던 중임에도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보고회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권오성 총무, 전병호 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 김승규 아가페 이사, CTS 기독교TV 감경철 회장, CBS 이재천 사장 등이 참석했다.

자리에서는 현재 소망교도소의 재정 상황이 공개됐다. 설립 예산액 288억원 가운데 그동안 전국 교회와 개인 등이 144억원을 후원했으나 나머지 144억원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이다. 이 중 후원을 약정했으나 미입금된 금액이 44억원. 새롭게 모금해야 할 금액이 1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현재 92%까지 진행된 소망교도소 공사는 지난달 1일로 중단돼 있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그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마무리 단계에 이르러 한국 기독교계 전체가 도와주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토로하며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가장 큰 선물인 소망교도소를 우리가 넉넉히 감당할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승규 이사도 “기독교 민영교도소의 공사 지연과 재정 상태에 대해 정부에서도 큰 관심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한국교회의 신뢰 문제인 만큼 전국 교회에서 한번 더 큰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는 후원금 모금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논의됐다. 김 목사는 “교도소의 각 방에 교회 이름을 붙일 수 있는 특별후원계좌를 계좌당 3000만원으로 정하고 300계좌를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병호 회장은 “아직 정보가 부족한 지방 교회들을 위해 3분 안팎의 동영상 홍보물을 제작해 배포하자”고 말했고, 감경철 회장은 “교계 언론들이 연합해서 후원 캠페인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

[김철웅칼럼]신앙과 독선 사이 김철웅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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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개각을 두고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 얘기가 나오지만 근본 문제는 역시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이다. 기어이 조현오씨를 경찰청장에 임명한 걸 보면 그렇다. 엊그제 심명필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은 “짧은 기간에 성공하면 무수한 나라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속도전에 대한 신념을 토로했다. 이것도 심명필이란 ‘아바타’가 아니라 주인 이명박의 확신이 문제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그는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 “우리 식구의 일과는 새벽 4시에 시작됐다. 어머니가 우리 형제들을 전부 깨워 놓고 새벽기도를 드렸기 때문이다”고 썼다. 이런 모태신앙의 장로 대통령이 기독교의 영향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도 자연스럽다. 그의 통치행위와 정책에서 드러나는 독선적 모습이 신앙과 어떤 관계가 있지 않나. 혹시 신앙이 독선을 부추기지 않았을까.

신앙과 독선의 상관관계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실증적 사례다. 그는 9·11테러를 겪으면서 근본주의적 기독교관이 작동했다. 부시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미국과 미국에 동조하는 국가는 선으로, 테러리스트와 미국에 반대하는 국가는 악으로 규정했다. 세계를 선과 악, 동지와 적으로 나누는 극단적 이분법이다. 부시가 테러와의 전쟁을 ‘십자군 전쟁’이라고 말했다가 파문이 일자 백악관이 황급히 취소했다. 그러나 부시에게 이 싸움은 필시 이교도의 땅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에 맞선 성전이었다.

종교적 확신, 때론 맹신 부추겨

실제로 부시는 “하느님이 알 카에다를 치라고 하셨고 나는 그들을 쳤다. 또 후세인을 치라고 하셨고 그렇게 했다”고 말한 것으로 이스라엘 신문 하레츠가 보도했다. 이렇게 전쟁에 신탁(神託)의 의미가 부여되면 맹신이 눈을 가리고 논리는 하찮은 게 된다.

미국의 정신과 전문의 저스틴 프랭크는 부시가 현직에 있던 2004년 <부시의 정신분석>이란 책을 썼다. 저자는 “자신을 선한 편, 즉 하느님 편에 앉힘으로써 부시는 스스로를 모든 세속의 논쟁과 토론을 초월한 존재로 자리매김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신은 우리 편’이라는 철석같은 믿음은 종교적 절대주의, 신정(神政)정치로 접근한다.

이 대통령의 정신세계를 움직이는 중대 요소도 기독교 신앙인 것 같다. 서울 시장 때인 2004년 그는 개신교 청년 모임에서 ‘서울을 하나님께 드리는 봉헌서’를 낭독했다. 가장 큰 치적으로 꼽히는 청계천 복원사업에서도 2005년 9월12일 준공 감사예배를 열어 “청계천 복원은 보이지 않게 드린 무릎 기도를 하나님께서 받고 이루신 것”이라고 말했다(김지방 지음, <정치교회>). 이 책에 따르면 청계천 복원 후 한 교회에서 그는 “사업 계획을 발표하자 상인 22만명이 머리를 깎고 항의했는데 그들의 마음이 이명박을 믿어보자고 다잡은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하나님이 해 주신 것”이란 간증을 했다. 이날 이 시장이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게 해달라고 기도한 사람이 최근 불법사찰 피해를 공개한 남경필 의원이었다.

이 대목에서 이 대통령이 4대강에 대해서도 유사한 종교적 확신을 갖고 있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여기엔 나름의 근거가 있다. 여론의 지속적인 반대에도, 문수 스님이 제 몸을 불살라 중단을 호소했음에도, 그의 4대강 사업에 대한 확신은 흔들리지 않는 강철 같은 모습이다. 지방선거 패배 후 첫 연설에서도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4대강 사업은 생명 살리기이며 물과 환경을 살리는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등 국책사업들도 처음엔 반대에 부딪혔으나 국가 발전의 견인차가 됐다….

4대강사업저지 대책위원장인 지관 스님은 “눈에 보이는 치적만 생각하는 것이 마치 독선적 신앙을 보는 것 같다”며 “청계천 환상을 믿고 있기 때문에 논의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한밤중에 4대강 사업, 토목입국에 대한 무슨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공적 영역선 균형감각·절제 필요

대통령이라고 해서 종교의 자유를 제한받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직무와 관련된 공적 영역에서는 고도의 균형감각과 절제가 필요하다. 그것이 신정국가가 아닌 세속국가의 규범이요 윤리다. 신앙의 이름으로 강화된 독선과 오기 때문에 최고지도자의 큰 국가정책이 오도됐을 경우 그 결과는 재앙이 되기 십상이다. 부시는 2개의 전쟁에서 무수한 인명을 살상함으로써 사실상 전범이 되었다. 이 대통령은 창조주의 권능을 거스른 4대강 파괴자로 기억되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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