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사단 소식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공지사항

(경남지역단 김윤선 포교사)디지털대학, 포교사단 대만 현장학습 기행문

한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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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순례 1일 째

 기다리고 기다리던 3월12일 밤 심야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 새벽에 도착하니 -아제여행사 구경모 이사님이 먼저 우리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 주셨다.

 

 오전 7시, 내가 탄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타이중 공항으로 향했다. 솜사탕 같은 구름 위에 오른 나는 가족과 그리고 같이 동행한 인연에 감사한 마음으로 매일하던 숙제(필자는 기도를 숙제라고 부름)를 시작했다. 숙제가 끝날 무렵, 비행기는 타이중 공항에 도착했고 우리는 1, 2호차 버스로 나누어 타고 2~3시간 걸려 '카오슝 불타 기념관'에 도착했다. 이 불광산사는 1967년 성운대사가 건립했고, 우리나라 조계종단의 조계사와 같이 대만 불교의 일번지라고 할 수 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30만평의 산위에 지어진 기념관, 사원, 집회장, 정원, 불교박물관, 불교대학, 방송국이 있는 대형 불교 문화단지라 할 수가 있다.

 

 사찰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2층 회의실에 둘러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불광산사 주지스님의 환영사를 잘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유창한 우리말로 통역을 해 주신 우리나라에서 오신 스님께 깊이 감사드렸고 포교부장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서 통역해 주신 스님께서는 훗날 이곳의 훌륭한 방장스님이 되실 것이라고 덕담도 해 주셨다.

 

 불광산사 숙소에 도착하여 대웅전, 대불전, 정토굴을 돌아보면서 시간이 넉넉하지 못해 아쉬웠다. 불광산사 대웅전 부처님께 참배하고 나오면서 대종도 쳐 보았는데 그 소리가 웅장했다. 바로 옆에 정토굴에는 많은 부처님들과, 천의 얼굴을 한 오백 나한상, 반야용선도 있었고 구름위에서 춤추는 선녀상, 천장엔 만다라 꽃이 새겨져있어서 내가 마치 극락세계를 온 듯 한 환희심이 느껴졌다. 또한 알 수 없는 묘한 내면의 세계를 끝없이 순례 하는 구도자의 길이 이런 길이 아닌가 싶다.

 

 정토굴을 나와 저녁 공양을 마친 후, 짐만 숙소에 밀어 둔 채 세미나실로 모였고 몇 분의 포교사들은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 불제자로서의 자리이타,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발표했다. 같이 간 포교사는 우리 지역단 대표로 평소 쌓은 창 실력을 멋지게 뽐냈고 스님께서는 나에게 시 낭송을 시켰지만 평소 시를 모르는 나는 오늘 4D로 봤던 영상 중 행불에 대한 나의 느낀 점을 발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포교부장 스님의 귀감이 되는 말씀을 끝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 푹신한 침대에서 또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3월 14일, 순례 2일째.

불광산사 5시 새벽예불에 참여했다.

대만스님들께서 경 읽는 소리는 내가 평소 듣던 소리와는 다른 묘한 감성에 젖어들게 했고 이미 알고 있는 한자마저 따라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 웅장함과 절도 있는 경행 모습은 환희심이 절로 나게했고 새벽예불이 끝나고 밖으로 나와 부장스님께서 앞장을 서시고 양옆에 두 줄로 놓여 진 수령 20년 된 분재 길을 지나 합장하면서 대웅전 앞마당에서 원을 그리면서 묵언을 하며 두 바퀴를 포행을 하였다. 아침이슬을 머금고 있는 잔디, 우산이 되어준 나무, 지저귀는 수많은 새들의 노래소리와 날갯짓 속에서 아미타경에 나오는 정토를 생각하게 했고 나는 부처님께 불법으로 만나 함께 동행한 모든 인연에 대해서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아침공양을 하고 우리는 해안 도시 타이동으로 향했다. 우리가 탄 버스는 해안도로 따라 7시간 30분 동안 달렸다. 휴게소에서 갈증도 없앨 겸 야자수 음료와 사과 맛이 나는 대추과일을 먹었는데 시원하고 아삭거리는 맛이 좋았다. 다시 버스를 타고 타이동으로 이동했고 7개의 호수가 있던 타이동은 현재 1개의 호수만 남아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타 타이동 바닷가에 잠시 내려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대리석 함량이 많은 돌 위로 걷기도 하였고 같이 간 포교사들과 추억을 담은 사진도 몇장 남겼다. 화련에 도착하여 호텔에 짐을 풀고 저녁 식사 후 숙소에 도착한 나는 내일의 순례를 위해 잠을 청했다.

 

 

3월15일 순례3일째.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인 5시에 대만의 국립공원 태로각 협곡 관광에 나섰다. 그곳에는 원숭이, 제비와 같은 동식물이 많았고, 오랜 침식작용으로 대리석과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협곡은 2,967m에 달했다.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산이고 동양의 그랜드 캐넌이란 불릴 만큼 자태가 아찔하였다. 태로각 협곡 사이의 도로는 대만의 총통이었던 장개석의 아들이 1950년대 중공의 침공에 대비해서 노 병사들과 죄수들을 동원해 아무 장비 없이 다이너마이트와, 곡괭이, 삽으로 4년 만에 완공한 도로라고 한다. 우리는 협곡의 암벽에 있는 인디언추장 모습을 한 그림을 찾는 숨은 그림 찾기도 하였고, 협곡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한 컷 남겼다.

 

 

 아름다운 협곡에 세워진 장춘사라는 사당은 협곡도로 공사 때 목숨을 잃은 200여명의 영령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사당이란 설명을 들었고 장춘사에서 조금 내려와 대만의 토속부족인 아미족이 산다는 곳에도 들렸다. 아미족이 생활하는 집과 장승들, 일상생활에 쓰이는 도구들은 특이했고 아미족의 마을에서 울산 지역단 포교사의 인디언 춤에 주위에서 보고 있던 우리는 박장대소를 했었다.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숙소로 돌아와 아침공양을 하고 세계최대 불교 자선사업 재단인 자재 공덕회로 출발했다. 자재 공덕회의 증엄 스님께서는 이 재단이 31명의 자원봉사자와 우리나라 돈 15,500원의 기금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운영규모 세계 197개국의 6,000명의 자재위원과 400만명의 전 세계 후원자들이 후원해주는 연간 200억원 정도의 후원금으로 이 재단의 주요 사업인 자선 의료 사업, 학교 건립, 국제구호, 골수기증 등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 재단에서 하는 것 중에 하나는 쓸모없이 버려졌던 폐자재를 이용해서 생활에 필요한 이불, 옷과 신발 등을 만든다고 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에서 진정으로 보살의 삶을 구현하고 계시는 가냘프고 여린 증엄스님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나는 저절로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감동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일정에 의해서 자재 공덕회를 나와 잔디밭 공터에서 포교부장스님의 '너와 나, 자비희사'에 대한 바위법상 위의 소참법문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것 같다.

다시 버스에 올라 태평양 바다를 끼고 구불 구불 아찔한 도로를 따라 달려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이 되어서야 티이페이에 도착했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타이페이에 있는 도교사원인 용산사를 참배하고 근처에 있는 화시지 야시장을 구경 하였다.

시장을 나와 우리는 버스를 타고 저녁식사를 위해 한정식 식당으로 향했고 저녁 식사는 포교부장스님을 모시고 전문 포교사과정 12기 포교사들이 둘러앉아 포교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저녁공양을 마쳤다.

 호텔에 도착하여 짐은 로비에 맡겨놓은 채로 여정을 마무리하는 간담회가 열렸고 가슴에 와 닿는 포교부장스님의 말씀과 부단장님의 말씀으로 이어졌다. 부단장님께서는 먼 곳에서 왔다며 나에게 발표를 처음으로 부탁하셨다. 피할 수 있었다면 정말 피하고 싶은 순간이었지만 내가 다니는 선원의 명예를 걸고 신중하게 대답하였고 나의 발표가 끝난 후 몇몇의 지역단 포교사들의 발표가 계속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포교부장스님의 하신 말씀은 꽃만 피우지 말고 과일을 맺으라는 그 말 속에서 나는 많은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부처님을 닮아가는 사람이 되도록 기도, 수행, 보살행으로 생활할 것을 마음 속으로 다짐하였다. 간담회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올 때 정성이 가득한 우롱차 한 봉지씩 선물을 받았고 숙소로 돌아와 우리는 옆방 포교사와 같이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와 스낵으로 순례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3월 16일 순례4일째,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짐을 챙겨 로비로 내려와 키를 반납하고 여행사에서 챙겨준 도시락을 하나씩 받고 타이중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여행하는 동안 날씨가 그렇게 좋았는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그 비는 왠지 작별인사를 하는 것 같기도 했고 부처님의 위신력인것 같기도 해서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 우리는 각자 짐을 부친 후 비행기를 타고 인천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모두 한 곳을 바라보고 가는 마음들이라 그런지 강요하지도, 소홀하지도 않은 그런 모습 속에서 3박 4일 순례의 여정은 그 어느 순례보다 즐겁고 행복했다. 막상 헤어지려니 아쉬웠지만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는 삶이기를 격려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모두들 다음 만날 때 까지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

연등심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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