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 오니 귀성 열차표 예매 관련한 텔레비전 뉴스가 화면에 잡힌다.
오래 전부터 보아 온 익숙한 풍경이다.
주변 풍경이나 입성들이 달라 격세의 지감이 느껴지고 고향을 찾으려는 열기 또한 많이 줄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명절이 다가오면 서울역의 풍경을 살피곤 한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야 서울역의 변화와 함께 해 그 변화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지만 변방에 사는 우리들은 가끔씩 가보는 서울역은 그때그때 달라 보인다.
요즘에 와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역광장의 종교문제이다. 서울역에 내려 지하철을 타러 에스컬레이트로 이동하는 그 짧은 시간에 눈은 광장을 향해 있고 귀 역시 광장을 향해 열려 있다.
익히 들려 오는 예수천국...어쩌고 하는 말과 함께 최근에는 한 여성 분이 천리 뭐라고 쓰여진 표지를 들고 확성기로 뭐라뭐라 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느 때엔 광장이 어떤가 싶어 구역사도 보고 할겸 일부러 둘러보았다.
그곳은 낮부터 술병을 끼고 있는 노숙인이 보이고 흡연구역 안과 근처엔 남녀가 뒤섞여 담배를 맛있게 피워대고 있고, 한 켠에선 예의 그 천리교 신도인지 간부인지 하는 분이 정도에 열성이다.
제법 너른 광장을 거의 매일 차지하는 곳은 무슨 선교회 같은 이웃종교 단체인데, 거의 매일 천막을 치고 노숙인들을 위해 음식도 나누고 이발도 해주며 찬송가도 부르는 행사를 하는 모양이다.
광장이란 개방된 장소에 사람들이 한데 모이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로 정의 되어 있다. 서울역 광장도 그러한 목적으로 조성되어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나누고자 할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다만 마음에 쓰이는 건 그곳을 거의 점유하다시피 하는 이웃종교인의 모습이다.
그에 비해 우리 불교계가 그러한 전법활동을 펼치는 것은 과문한 탓인지 듣지 못했다. 더러 날을 정해 무료로 급식도 하고 노숙인을 위한 물품을 전하는 것들은 들었지만 서울역 광장 같은데서 요란히 행사를 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물론 전법의 방법이 다르고 지향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는 있다. 다만 불교가 대중에 노출되는 일들이 없다 보니 우리나라는 외부인들의 시각으로 보면 이미 타종교 단일 종교국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다.
지난 7월말쯤에 많은 기대 속에 개봉된 영화 ‘나랏말ᄊᆞ미’의 조기종영도 그 한 예이다. 마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인데 배우들의 열연과 영화적 완성도에 비해 일주일만에 종영되었다.
물론 그 가장 큰 원인은 한글 창제의 주역을 기존의 설과 달리 신미라는 스님이 창제했다고 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 여전히 시원히 밝혀져 있지 않은 한글 창제의 과정에 신미스님으로 대표되는 불교계 집단지성도 한 몫을 했다는 검토해 볼만한 학설 정도로 제시했으면 좀 덜 했을지도 모른다.
영화가 개봉되고 별점 테러가 쏟아졌다. 이웃종교인이 적극 가담한 흔적이 감지되었고 영화는 힘 한번 못써 보고 100만 안되는 관객 수를 기록하고 종영이 되었다. 뒤늦게 불교계에서 관람 열기를 이어가려 했으나 대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우리 대중문화에서 불교가 주제가 된 퍼포먼스가 얼마나 될까 생각해 봤더니 거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영화 쪽에서 그런대로 60년대에 ‘석가모니’를 비롯해 ‘아제아제바라아제’, ‘만다라’ 등 십 여 편 정도가 생각난다.
1964년 블록버스트 영화 석가모니에서 싯다르타 역을 맡은 배우 신영균 님
초파일 부근에서 하는 티브이 특집도 대부분 다큐 위주이지 불교와 부처님 생애를 짐작할 수 있는 극영화가 상영은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필자의 기억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