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 호국불교연구 학술세미나 '불교의례와 국가(1) 국가 재난에 대한 불교의 의례적 대응'
양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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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4(2020)년 6월 24일 대한불교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의 호국불교연구 학술세미나가 2시부터 5시까지 전법회관 3층 보리수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호국불교연구 학술세미나는 불교의례와 국가(1) 국가 재난에 대한 불교의 의례적 대응이라는 주제로 발표는 25분, 토론은 10분씩 총 3주제와 종합토론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한불교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원철스님은 인사말에서 "최근 전세계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코로나19는 관련 의학 전문가 등이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심리적이고 종교적인 영역에서 불교의례를 살펴보고자 이번 학술세미나를 준비했다"면서 "국가 재난에 대하여 불교가 어떤 의례적 대응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며 "오늘 비가 많이 오는 데에도 불구하고 참석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사회는 최연식 동국대학교 교수가 보았고 1주제 전쟁과 불교의례는 정영식 성균관대학교 유교철학 문화콘텐츠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발제를 하고 박용진 능인대학원대학교 교수가 토론을 맡았다.
제1주제에서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에 있어서 전쟁과 불교의례의 양상'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는데 왕권의 통제하에 있던 불교 교단은 자의이건 타의이건 직.간접적으로 전쟁에 관여할 수밖에 없었고 전쟁시 전몰자를 위해 위령제를 지내거나 전쟁에서의 승리를 기원하는 법회를 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진혼의례는 전쟁에서 수많은 죽음을 겪는데 전쟁에 참가하는 병사, 강제로 끌려가는 이들 중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해 제사를 지내줄 사람이 없는 영혼을 원혼으로 보고 특히 전몰자를 대상으로 죽은 병사의 영혼을 위무하기 위해 행해졌다고 말했다. 전몰병사를 위한 위령제로서 기능한 사례로 진흥왕 33년인 572년 10월에 열린 위령제와 고려시대의 팔관회 행사에서 태조가 개국시 전장에서 사망한 김락과 신숭겸을 추모한 기록을 들었다. 소재도량은 일식, 월식과 같은 하늘의 괴변과 홍수, 가뭄과 같은 대규모의 자연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불교의례로 김종명의 연구를 들어 설명했다. 김종명 연구자는 소재도량을 많이 설행한 임금으로 예종(8회), 인종(8회), 의종(7회), 명종(11회), 고종(43회), 원종(23회), 충렬왕(17회)를 들었다. 그러면서 공통적으로 내우외환이 많고 전쟁이 빈번할 때 소재도량이 많았다고 보았다. 예종부터 명종 대에는 전염병이 극심한 시기로 덕종, 예종, 인종 3명의 국왕이 전염병으로 사망했고 고려시대 475년동안 총35회 전염병이 발생했는데 이 중 전쟁기간인 152년동안 25회가 발생했다. 인왕회는 국난이 있을 때 대표적인 호국경전으로 인왕경을 소의경전으로 설행됐는데 소재도량을 많이 설행한 왕과 인왕회가 빈번하게 거행된 것이 겹치는 부분이 존재하고 이규보가 쓴 인왕급금경법석소에 외적의 침략을 막으려는 목적에서 인왕회가 거행됐다고 쓰여있다고 설명했다.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고려에서의 불교의례가 주로 왕실 중심이었다는 것과 승려와 백성이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불교의례에서 광범위하게 사회통합을 이루지 못했다는 김종명의 주장을 경청할 만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국시대 이래로 전쟁에서 살해한 적군의 시체를 쌓고 흙을 덮어서 멀리서도 보이도록 과시하는 것을 경관이라고 하는데 이는 적에게 두려움을 주면서 아군과 백성에게 전공을 과시하고 국가의식을 고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용진 능인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시대별로 전쟁이나 외적의 침입이나 반란과 관련한 불교의례를 구분하여 유형화하고 정리하면 좋겠고 인왕도량과 소재도량을 논문에서 사례로 제시했는데 기타 금광명경도량, 천제석도량, 문두루도량, 마리지천도량 등기타 불교의례도 함께 검토하면 보다 성격과 의의를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2주제는 가뭄과 불교의례에서 한상길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교수가 발제를 하고 이욱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이 토론을 맡았다.
제2주제에서 한상길 교수는 '한국불교 기우제 연구'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농경사회에서 가뭄에 대처하는 가장 기본적인 의식인 기우제는 하늘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종교, 신앙, 지역, 신분에 국한되지 않고 거행됐는데 불교식, 도교식, 유교식, 무속식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불교 기우제에서 사용한 소의경전은 대운륜청우경, 금광명경, 법화경, 금광명최승왕경 등이 있고 대표적으로 대운륜청우경이 쓰였는데 흔히 청우경, 운우경으로 약칭한다고 설명했다.
한상길 교수는 청우경은 부처님이 용왕궁의 대운륜전에서 대비구, 보살, 수많은 대용왕에게 설법하는 내용으로 천신이나 사람 중에 큰 자비심을 행하는 자가 있으면 한량없고 끝없는 이익이 되며 신, 구, 의 3업에 있어서 항상 큰 자비심을 행해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고려시대 국가에서 진행한 도량, 법석, 재 등의 불교행사는 83종 1천200회 이상인데 국태민안의 목적으로 거행됐다. 고려 기우제는 법화경과도 관련이 있는데 인종18년 개성지방이 크게 가물어서 왕이 스님을 일월사로 초빙하여 묘법연화경을 강설하여 비를 빌도록 하였는데 약초유품 가운데 일지일우와 삼초일우의 비유를 강설하는 순간 큰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일지일우 삼초일우는 비록 한 땅에서 자라고 한 비가 적시어도 모든 초목에는 각각 차별이 있다는 구절로 여러 크고 작은 나무들과 상중하의 약초들은 그 종류에 따라서 각기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나니 그 초목의 종류와 성질에 따라서 성장 정도와 피는 꽃이 다르고 맺는 열매가 다르며 모든 초목에는 이러한 차별이 존재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조선시대에는 기우제가 1천142회 개설됐는데 고려시대의 190회보다 월등히 많았고 대부분 사찰에서 진행됐다면서 흥천사에서의 기우제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흥복사, 연복사, 흥덕사, 회암사, 낙산사, 중흥사, 명통사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욱 연구원은 토론에서 기우제와 관련하여 보공재를 언급한 것은 탁견이라고 생각되는데 조선시대에서 이 문제가 중시된 것은 불교와 유교의 대립때문이라고 말했다.
제3주제는 역병과 불교의례에서 강호선 성신여자대학교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임혜경 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사가 토론을 맡았다.
강호선 교수는 '역병과 불교의례 고려-조선전기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전염병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포의 대상으로 많은 목숨을 앗아갔고 역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 개인적, 국가의 공적 차원에서 절대적 힘에 의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고려시대에 역병과 관련한 언급은 성종 10년 991년 10월에 처음으로 언급되고 현종9년 1018년 4월과 현종 21년 1030년 12월에도 역병이 돌았다고 말했다. 숙종 이후인 12세기부터 역병 기사가 증가하는데 이 시기 의례 기록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고 보았다. 전염병은 고려말까지 계속 확인되다가 원간섭기 이후 발생빈도가 떨어지는데 12세기에 기상이변이 있었던 것과 수재, 한재의 발생 빈도가 다른 시기보다 많아서 기상이변이 재해와 기근으로 이어지고 이로인해 역질이 발병하고 확산되는 것이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조선전기 수륙재가 국행의례로 자리를 잡으면서 역병과 관련한 불교의례가 수륙재로 인식되었고 국가와 왕실에 의해 개설이 주도되었다고 설명했다.
임혜경 학예연구사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역병을 고찰하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코로나19의 상황을 조금 더 침착하게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게 된다면서 역병이 발생해서 각종 불교의례를 설행하는 것이 초월적인 존재에 기대서 위안을 얻는 신앙행위와는 성격이 다르고 나름의 합리성을 갖춘 대응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사회연구소는 지난 2011년부터 상반기와 하반기에 두 차례 호국불교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는데 오는 하반기에는 불교의례와 국가(2)를 주제로 한 호국불교연구 학술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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