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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간화선 지침-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김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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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색즉시공(色卽是空)과 공즉시색(空卽是色)”의 사상적 배경

① 색즉시공(色卽是空) : 연필(色)을 손에 쥐고 글을 쓰면서 손에 연필을 쥐고 있다는 생각 없이(空) 쓰고 있는 無念의 중국 “남종돈교의 사상”(육조 혜능선사)이다.

② 공즉시색(空卽是色) : 글씨를 쓸 때 손에 연필을 쥐고 있다는 생각 없이(空) 연필(色)을 사용하여 글씨를 쓰고 있는 無心의 중국 “간화선”(대혜 종고선사)의 사상이다.

일체의 모든 사물(연필, 숟가락, 젓가락, 운전핸들 등의 삶의 각종 도구들)을 위와 같은 경지에서 자유자재로 “반야의 지혜”의 힘을 사용하여 사량인식분별을 따로 하지 않으면서 작용하는 그 어떤 것(自性, 佛性, 眞如, 부처, 如來 등의 표현)이 있다.

이와 같이 인식을 하면서도 인식에 물들지 않고(無念, 無心)초월해서 삶을 살아가는 반야의 지혜가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남종돈교의 조사선에서 주창하고 있는 無念(하되 하는 것에 물들지 않음)의 사상이며, 남종돈교가 발전하여 간화선의 無念(하되 하는 것에 바로 空性이 작용되는 것)의 사상으로 전환되는 역사적 흐름을 지니고 있다.

연필 없이는 글을 쓸 수가 없다.

그렇지만 연필을 쥐고 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으면 글 쓰는 일을 원만하게 잘 할 수가 없다.

즉, 연필을 쥐고 글을 쓰지만 스스로 연필을 쥐고 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지 않게 되었을 때 글을 마음대로 쓸 수 있듯이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일을 잘 할 수 있는 경지가 無心의 경지에서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른 예로 숟가락, 젓가락, 운전핸들 등등의 수많은 삶의 도구(色)들이 적합한 예로 제시될 수 있다. 우리의 삶 전체에는 이렇듯이 항상 부처가 내 안에서 늘 작용하고 있는데 우리들은 반야의 지혜(상대적 양변을 여읨)가 없어서 그 부처의 싹을 눌러 놓고 있다.

수행정진을 통해서 내안의 부처를 꺼내어서 쓰는 능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여타 모든 종교의 명상은 색즉시공은 이루어지지만 공즉시색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로지 불교만이 색즉시공과 공즉시색이 이루어지므로 형상에 붙들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의 간화는 영속적이지만 여타 종교의 명상은 경계에 접하면 바로 걸려 넘어지게 되어있다.

그러면 간화(看話)란 무엇인가?

예를 들면, 중국의 남악 회양스님이 육조스님을 뵈러 갔을 때에 육조스님께서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느냐?” 라고 물었다.

말하자면, 숨이 떨어지면 송장이 될 그 몸을 이끌고 온 놈이 무엇인가? 라고 물은 일이 있다.

여기서 남악회양 스님의 말문이 막혀서 8년 동안 참구(參究)한 후에 다시 찾아와서 대답하길 “한 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습니다.” 라고 하였다.

이 뜻을 빌리자면, 금강경에서 ‘아라한이 아라한과를 얻었다고 하면 더 이상 아라한이 아니다.’ 라는 말로서 설명될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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