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북한산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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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하늘
알싸한 햇빛 쏟아져 내릴 때면
북한산의 웅크린 등줄기가
흰 구름 허리에 감고 기지개를 켠다.
허공을 못질하듯
뾰족한 산꼭대기 바윗돌엔
힘찬 기운 뻗쳐오르고
듬성듬성 자리 잡은
소나무 숲이 봄풀처럼 싱싱하다.
누가 황량한 겨울이라 했는가?
번다한 계절이 한바탕 휘젓고 간
텅 빈 자리에
비로소 산은 제 모습 드러내고
맑은 바람 함께 나목들의 군무가 시작된다.
[2009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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