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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암 화재소식에 장탄식을 금할 수 없습니다.

방재수

view : 1996

삼보 귀의 하옵고

아~ 안타깝고 슬픕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 뉴스에 항일암 화재로 인해 원통보전과 종각, 안내소(종무소역할과 기념품판매 등)가 소실이 된 것을 접했습니다.
아~ 무슨 일로 화마가 닥쳤을까 하는 안타까운 탄식이 절로 나며 휴일을 보내며 궁금증은 더해 여기저기 뉴스를 검색하다가 항일암 관계자의 전언을 듣고 화들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사찰의 한 관계자는 "폐쇄회로 TV 등을 사찰에 설치해 줄 것을 여수시에 수 차례 건의를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종단에서는 이번 화재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불교뉴스에서 기사참고하세요)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황당한 말인지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항일암의 재정부분에 대해 알 바 아니지만, 그래도 전국에서 손가락 꼽히는 해돋이 명소에 저희가 사찰순례를 가면 한 번은 빠지지 않고 가는 곳 아니던가요?
원통보전을 황금으로 장식하면서도 그 흔한 CCTV도 달 돈이 없단 말인가요?
아니, 여수시가 어떤 곳인지 몰라서 그러던가요? 여수시는 기독교세가 득세하기로 전국 지자체에서 손꼽히는 곳으로 유명한 곳 아니던가요?
에구~~ 안타까워 죽겠네요.

항일암의 아름다웠던 추억이 되살아 납니다.

아름다운 천혜의 공간에 부처님 앉아 계셔서 더욱 신심이 났던 곳,
남도 끝자락에 있어 큰 맘으로 발심하지 않으면 가보기 힘들었던 곳, 항일암.
공양간의 갓김치 맛과 해조류 반찬이 유난히 맛나고, 공양주보살님의 넉넉한 인심에 배가 두둑히 불렀었는데,,,

재작년에도 가족과 함께 여름 휴가를 떠났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때가 8월의 가장 무더웠던 날, 여수행 기차에 몸을 싣고, 여수교동시장에 들러 커다란 수박 2통을 사서 택시를 잡아 항일암으로 갔습니다.  돌산대교를 건너기전 시장을 볼 때면 이 시장을 이용하는데 가격이 무척이나 쌌던 기억이 납니다.
항일암 오르는 길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양손에 수박 두 통을 들고 오르는데, 땀이 뒤범벅되는 것이 모자라 비오듯 했습니다. 거기다가 늦으막이 딸 윤서는 힘들다며 주저 앉아 금방이라도 울 태세입니다.

항일암의 수박공양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사찰은 차량진입이 수월하여 큰 물건의 드나듬이 용이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찰은 힘이 여간 드는 게 아닙니다. 이런 곳에 수박 공양은 불보살님도 그렇지만 사찰 내 가족에겐 꿀같은 공양물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에들 그런 곳에 함 해 보세요... 특히, 봉정암 갈 때에... ^^)

양손에 수박을 들고 딸내미는 무등을 태우고 얼마나 올라갔는지, 그 시간이 제겐 한 없는 업겁의 시간이었던 기억의 항일암 순례가 생각납니다.
도량에 접어들어 금당(원통보전)에 참배하는데 얼마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던지, 이건 관세음보살님이 친히 부채질해 준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때가 기억납니다.

아~~~

세월은 흘렀어도 변함없는 금수강산의 부처님들이 있어 행복한 우리들입니다.
안타까움이야 저 보다 더 할 관계자 스님들께 할 말이 없습니다만, 절로 탄식이 금탄식이요, 한탄식이요, 속탄식입니다. 지금 새카맣게 탄 마음에 월요일 아침의 사무실은 적막하기만 합니다.

모두 우리 부처님 문화재를 잘 관리해야 겠습니다.

심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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