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슬픈 자화상’
허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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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남진 기자, 글·장일호 임지영 기자 / 김경민 김수지 김재욱 박초롱 허은선 인턴기자
어느 시인은 용산을 '억류당한 우리의 양심'이라 했다. 어느 보수 신문은 '무너진 법치'라 했다. 법치와 양심의 간격. 용산은 우리시대의 거울이다. 1월9일 장례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용산을 어떻게 정의하고 기억할까? 국회의원부터 중학생까지 용산참사 장례식에 참석한 시민 100명에게 '용산'의 의미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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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은 '수질등급을 알려주는 서식물고기'다." 변지민(24·대학생)
용산참사는 겉으로 봐서는 쉽게 알 수 없는 한국의 인권 수준을 눈으로 확인해준 사건이었다. 한국의 인권 수준은 혼탁하고 더러운 4급수이다. 용산참사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은 이런 4급수에서는 결코 살 수 없었던 '물고기'들이었다.
"용산은 '21세기의 십자가'이다." 오재호(15·중3)
용산참사 이후 남일당 앞에서 있었던 미사에 꾸준히 참석했다. 서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 함께 싸워 재개발 정책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번에 희생되신 분들은 천주교적 의미에서 십자가를 지신 것 같다.
"용산은 '홍길동의 서러움'이다." 권근영 (21·대학생)
인천에서 왔다. 용산은 호부호형을 못하는 홍길동처럼 내 집을 내 집이라 못하는 서민들의 서러움이 담겨있다. 역경을 딛고 영웅이 된 홍길동처럼, 유가족들도 힘든 과정에서 희망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용산은 '서민대청소'다." 심상정(진보신당 전 의원)
용산은 공권력이 자본의 탐욕을 위해 서민 대청소를 한 것이다. 큰 이득을 내는 건설자본으로 인해 서민들이 희생당했고, 공권력이 건설자본을 도왔다. 용산 역세권을 포함해서 개발 사업에 개입하는 투기자본의 액수가 천문학적이다.
"용산은 '빵꾸똥꾸'이다." 이예슬(13)
아버지와 함께 왔다. 불쌍한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 때문에 죽은 사건으로 알고 있다.
"용산은 '패드립'이다." 서유석(23)
용산은 인터넷 신조어 '패드립'이다. '패륜드립'을 의미하는데, 국가가 국민을 섬겨야 하는데 정권이 국민을 대상으로 '패륜'을 저지른 것 아니냐.
"용산 참사는 '이명박식 민주주의'다." 김성근(45·서비스업)
사람이 죽었는데 지금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진상규명도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민주주의와는 다르다. 용산은 '이명박식 민주주의' 한 단면이다.
355일만에 풀린 '억류당한 우리의 양심.' |
"용산은 '1월1일'이다." 차영주(40)
용산은 새로운 시작이다. 그래서 1월1일이다. 계속 억눌리고 있던 것들이 용산을 통해서 폭발했다. 2010년에도 분출은 계속될 것이다.
"용산은 '두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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