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날
허태기
view : 1783
2월 26일/맑음(금)
한낮의 기온이 17도를 넘기는 포근한 날씨로 남쪽지방에는 벌써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늘은 참으로 기쁘고 행복한 날이다. 나 뿐만이 아닌 전국민이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날이다.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우리의 김연아 선수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무려 ‘150점대’ 세계최고기록을 세우며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첫번째 올림픽 메달을,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따낸 것이다. 쇼트와 프리에서 모두 1위로 금메달을 차지한 것도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퍼시픽 컬리시엄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기술 78.30점·구성 71.76점)을 획득, 쇼트(78.50점)와 프리를 합친 종합점수에서 총 228.56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김연아 본인이 지난해 세운 프리스케이팅 세계기록(133.95점)을 무려 16점 넘게 올린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 김연아는 파란색 하이넥 드레스를 입고 ‘피아노 협주곡 F장조’(조지 거쉰 작곡)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번째 점프인 ‘3+3’ 점프(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를 멋지게 성공시킨 김연아는, 마지막 더블 악셀까지 총 7번의 점프를 모두 실수없이 성공시켰다. 스파이럴 시퀀스에서는 특유의 우아한 표정연기를 선보이며 “깊은 바다를 헤엄치는 듯 하다”는 찬사도 받았다.
마지막 더블 악셀을 끝낸 김연아는 링크 가운데로 돌아와 ‘4분9초’간의 연기를 마무리했다. 그간의 고생을 말끔히 씻어낸 ‘클린(무결점)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김연아는 벅찬 감격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김연아 다음 순서로 나온 일본의 아사다 마오(20)는 기에 눌린 듯 잇따라 크고 작은 실수를 반복했으나, 131.72점(기술 64.68점·구성 67.04점)으로 비교적 후한 점수를 받으며, 합계 205.50점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동메달은 합계 202.64점을 받은 캐나다의 조애니 로셰티에게 돌아갔다.
이로서 김연아는 ISU(국제빙상연맹)이 주관하는 4대륙피겨선수권대회(FCC), 세계피겨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GPF)에 이어 올림픽까지 석권하면서 명실상부한 ‘피겨 여제’에 등극했다.
텔레비젼에서 보여주는 우승장면을 보고 또 보았다. 보아도 보아도 물리지 않은 장면이었다. 한사람의 위대한 성공이 이렇게 여러사람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한 하루였다. 지금까지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로 세계 5위의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