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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어른스님의-내가 사랑한 책들-

변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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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인 법정스님의 사랑 받으며
구도의 길 함께해온 50권의 책은…


“진짜 양서는 자꾸 덮이는 책이어야 한다”
종교·명상·동화·문학·환경·인권 분야 망라


“나는 이 계절에 몇 권의 책을 읽을 것이다. 슬슬 읽히는 책 말고, 읽다가 자꾸만 덮이는 그런 책을 골라 읽을 것이다. 좋은 책이란 물론 거침없이 읽히는 책이다. 그러나 진짜 양서는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어야 한다. 한두 구절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기 때문이다. 그 구절들을 통해 나 자신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이 ‘내가 사랑한 책들’을 펴내며 쓴 글이다. 지금 폐암과 싸우며 육신의 고통을 감내하고 계실, 스님의 어쩌면 마지막 글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저려온다. 평생, 한글로 쓴 문장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 우리 시대 최고의 명문가 법정 스님이, 당신이 남긴 많은 주옥같은 양서들에 머물지 않고, 당신이 사랑했던 책들을 골라 권해주시고 있으니,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생들에 대한 사랑의 지극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폐암으로 투병 중인 법정 스님(78)은 평소 "산중 오두막 생활에서 가장 행복한 때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책을 읽을 때,즉 독서삼매에 빠졌을 때"라고 말해 왔다고 한다. 출가를 결심한 뒤 단박에 삭발하고 입은 승복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지만 유일한 '소유물'이었던 책만큼은 끊기 힘든 인연이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스님은 책을 사랑한 분이었다.

그런 법정 스님이 평소 법회 등에서 언급한 책 중 50권을 골라 소개한 《내가 사랑한 책들》(문학의숲)이 출간됐다. 법정 스님이 평소 법회나 기고문에서 언급한 책 가운데 300권을 고르고 2년여에 걸쳐 스님과 대화하며 이 중 50권을 추려냈다는 게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평소 “좋은 책은 세월이 결정한다. 베스트셀러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던 법정 스님은 병중에도 원고를 꼼꼼히 읽고 문장을 바로 잡아주었다고 한다.

법정 스님이 추천한 50권 중에는 종교 책, 명상서적, 동서고금의 문학작품, 환경 책, 인권 관련서 등 다양한 장르와 주제의 책이 망라되어 있다. 경전이나 그 주석서 못지않게 자주 봤다는 《어린왕자》 《꽃씨와 태양》과 같은 동화에서부터 소유에 대한 개념을 배웠다는 《톨스토이 민화집》, 읽은 뒤 직접 현장을 찾았던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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