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자유게시판

45. 간화선 지침-부처의 골수(骨髓)

김창엽

view : 1604

45. 부처의 골수(骨髓)

돌아 보건데 어른을 믿을 때, 내 마음에서 요란함이 없어진다.

믿기 때문에 요란함이 내 속에서 가만히 숨을 죽이고, 부처가 지켜보고 스승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중생의 가벼운 마음을 함부로 내보이지 않게 되고, 항상 관(觀)하게 된다.

(觀)하다 보면 식(識)이 맑아지고, 돌이켜 보면 본래 심성(心性)이 공(空)한 이치가 연결되어 의식이 놓아진다.

의식(意識)이 놓아지면 자신을 붙들고 있던 것이 놓아지므로 모두를 비워 버리게 된다.

이렇게 해서 비워지면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의 오온(五蘊)이 공(空)함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견문각지(見門覺知)에 자신의 마음을 두지 않게 된다.

따라서 만사만물 앞에서 겸허해지고 평등하게 대하면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법(中道法)이 여기에서 시작된다.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이 공(空)하여 몸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어서 중생도 아니고, 부처도 아닌 줄 알아야 붙들림이 없고 그 곳에서 그대로 부처가 작용하게 된다.


자신에게 무언가 붙들리거나 물들면 실상(實相)을 여의고 겉돌 뿐이며, 실상은 멀리 두고 못 보게 된다.

그러나 이렇듯이 붙들리지 않고 실상이 그대로 드러나면 이대로 부처인 것이다.

선문답(禪問答)을 임의로 풀이한 어구(語句)에 떨어지면 안 된다.

화두 하나를 바르게 해가는 공부만 하면 된다.

화두가 어려운 것이 아니고, 화두 해 가는 데에서 여러 가지 바깥에서 가져온 지식과 정보로서 알고 하려고 하니까 어려운 것이다.

자신이 병통(病痛)에 들어갈 만한 요인을 절대로 허락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정보는 몰라도 된다.

화두 하나만 온전히 하면 여러 가지 주변의 정보는 저절로 알게 된다.

굳이 별도로 알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여러 가지 정보는 알려고 해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이 비어서 자신의 마음이 비워지면 마음이 없어지므로 없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것은 모두 알게 된다.

마치 푸른 하늘에 구름이 생기면 저절로 보이듯이 보려고 하지 않아도 허공(虛空)의 깨끗함 속에서 구름이 확연히 드러나게 된다.

거울에 물건이 비추이면 보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보이는 이치와도 같다.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이 바로 뒤집어 조주를 옭아 잡거든 내게 화두를 도로 가져오너라.

만약 털끝만큼이라도 중생심이 있으면 문 밖의 일이로다.

한 가지 생각이 가려져서 만 가지 생각이 막힌다.

조주 ‘무(無)’자는 마음에서는 ‘유, 무’를 표현하지만, 성품에서는 ‘유, 무’가 끊어진 부처의 골수(骨髓)이다.

성품(性品)에서는 ‘유, 무’가 끊어져서 중생의 마음이 없어진 곳이기에 ‘무(無)’를 중생의 마음으로는 표현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모든 작용(作用) 속에 있되, 작용에 물들지 않는다.

이 무슨 면목(面目)인가를 알아야 하리라.

여기서 안다는 것은 체험(體驗)을 뜻한다.

조주는 “어째서 ‘무(無)’라고 했는가?”에서 ‘어째서’ 란 말 때문에 의심(疑心)이 생기는데 자신의 중생 생각을 떨쳐 버리도록 하기 위해서 ‘어째서’ 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다.

이 단어는 작용하되, 모르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잠시 사용할 뿐이다.

화두하면 내가 없어지고 의식이 없어진다.

또한 화두하면 ‘이 뭣고?’ 하는 의심도 없어져 버리면서 말이 ‘이 뭣고?’ 이지, 자신이 ‘이 뭣고?’ 를 주작(做作)해가지고 들어가면 절대로 안 된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자동입력방지 스팸방지를 위해 위쪽에 보이는 보안코드를 입력해주세요.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