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에서의 단상
양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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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의 훈련도중 침몰로 인한 여파로 온 국민의 관심이 서해바다를 비춰주는 T.V에 집중된 가운데 묵묵히 야외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장병들을 위문하고 왔습니다.
어제 오전 군 7팀 팀장님(최 순남포교사)을 모시고 3일전부터 준비한 공양물을 한가득 마음에 담아 출발한 지 2시간만에 고개넘어 철책선이 버티고 섰는 훈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이상이나 되며 야외천막에서 영하 5도이하의 추위에 밤잠을 설치며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3957부대원 400여명이 반갑게 박수로 환영하였습니다. 흙먼지가 심란한 봄바람을 타고 춤을 추며 찬기온은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산기슭 계곡을 따라 힘들어하는 장병들의 귓전을 빠알갛게 물들여 놓았습니다. 참으로 안스런 모습들이지만 눈망울만은 초롱초롱하여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정성껏 마련한 먹거리를 전부대원에게 공양하고 훈련장 인근의 타부대에 있는 법당을 빌려 훈련중인 장병들과 법회를 봉행하였습니다.
아무런 사고없이 훈련을 마칠 수 있도록,
부대장님이 의도하는 훈련의 성과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런 힘든 훈련장에서도 모든 장병들의 가슴속에 부처님의 따듯한 미소가 함께 하기를 축원하였습니다.
지난 며칠간의 힘들었던 사연들이 부처님의 법 나눔에 흔적도 없이 녹아내리는 기쁨은 돌아오는 차안에서의 크다란 선물이었습니다.
부처님께 귀의하여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그 길로 조금이나마 나아가기를 발원하고 청정승가를 외호하는 포교사의 사명감에 오늘도 가슴저미며 정진하시는 포교사님들!
매일매일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쳐다보는 밤하늘이 그들에게는 일상이 되고 반복되는 훈련과 교육이 딱딱한 껍질처럼 그들의 마음에 굳은살이 되어 따사롭고 향기로운 눈빛이 목마르기만 한 우리 장병들에게 관세음보살님의 천개의 손길로 화현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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