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소신공양한 문수스님의 국민추모제가 열린 5일. 수경스님은 조계사 마당을 가득 매운 3000여 대중 앞에 나섰다. 스님은 “문수스님은 자신의 목숨을 이 시대를 위한 대자비의 약으로 내 놓았다”며 “생명의 준엄함을 모르는 권력자와 무고하게 죽어간 온갖 생명을 대신해 목숨을 공양한 문수스님의 뜻만큼은 바로 세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는 말로 ‘국민 호소문’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스님은 가장 먼저 지금 이 시각에도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즉각적인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스님은 “지방선거 결과로 드러난 민심의 준엄함을 보라. 돈과 권력으로 방송을 장악하고 국민을 겁박해도 진실만큼은 틀어막지 못한다”고 경고하고 “4대강 개발을 여기서 멈추라. 제대로 강 살리기를 하자. 제발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정치권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을 야당에 대한 지지로 오해하지 할라”며 “하루 빨리 대안을 보여 달라”며 4대강사업 중단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조계종단에 대한 경책도 이어졌다. 지난 3일, 4대강생명살림불교연대가 “스님의 유지를 퇴색케 한 종단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관련 소임자들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종단에 대한 두 번째 공식적인 경고였다.
총무원장 스님은 집행부를 쇄신해 국민과 종도들에게 신뢰 받는 종단을 만들어 달라”는 수경스님의 당부에 국민 추모제 참가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지지의 뜻을 밝혔다.
추모제 사회를 맡은 우희종 교수(서울대 수의학과) 역시 “왜 종단은 문수스님의 장례를 종단장이 아닌 교구장으로 치른 것이냐. 무엇이 두려운 것이냐”며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추모제는 위패 및 영정 입장과 행장 소개, 천도의식, 추모사 및 조사 낭독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수경스님의 호소문 낭독에 이어 참가자들은 스님의 뜻을 잇겠다는 뜻으로 문수스님의 영정 앞에 108개의 연등을 공양했다. 추모제에는 수경스님과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 전 조계종 총무원장 현고스님, 동국대 정각원장 법타스님, 중앙승가대학장 태원스님, 전국불교실천승가회장 퇴휴스님, 불교미래사회연구소장 법안스님을 비롯한 스님 500여 명이 참석했다. 한명숙 전 총리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 유시민 전 장관 등 정치인들과 문정현 신부 등 종교인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불교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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