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다. / 진선학 / 201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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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다/ 보 명
나는 여름바다 그녀가 애처롭다
사정없이 짓밟힌 하얀속살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힘겹게 침묵하기 때문이다
원래 그녀는 유창하다
그녀의 언어는 푸르고 싱그럽다
그러나 여름엔 벙어리가 된다
어떤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난 그녀가 입을 열지않는
여름엔 그녀를 만나러 가지 않는다
그녀는 말을 아끼고 있다가
광란의 파티가 끝나고
여름이 짐을 꾸려 떠나고 나면
비로서 그녀는 화장을 고치며
바람에게 머리 손질을 부탁한다
겨울신사를 만나기 위해서다
나는 아름다운 그녀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겨울손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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