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는 12일 군대에서 장병에게 종교행사에 참여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판단하고 무(無)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등 관행을 개선할 것을 국방부장관에게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조모(22)씨는 2월 "부대에서 이등병에게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중 하나를 무조건 택해 믿도록 강요했다. 지휘관들은 무교를 인정하지 않고 반드시 종교행사에 참여하도록 했다"며 진정을 냈다.

인권위가 해당 부대 장병 98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설문조사한 결과 16명이 `종교생활을 자유롭게 보장받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특정 종교를 강요받은 적이 있었다'는 답변도 17명이나 됐다.

종교행사에 의무적으로 참석하도록 강요받은 적이 있다는 장병은 39명이었으며 이등병의 경우 전원 참석을 강요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행사에 가지 않으면 텔레비전 시청을 금지하거나 청소나 작업을 지시하는 등의 불이익을 줬다는 응답도 있었다.

인권위는 이 같은 부대의 관행이 개인의 종교생활 보장에 관한 `군인복무규율'과 헌법이 규정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종교의 자유 보장은 종교활동 참여뿐 아니라 종교를 갖지 않을 권리와 종교행사에 불참하는 것까지 보장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며 "나아가 3대 종교 외에 소수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의미로 이해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 결과와 같은 문제가 군 전체에서 이뤄질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국방부장관에게 해당 사례를 전파하고 실질적인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게 관행을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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