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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풍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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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풍

 

      청강 허태기

 

 

푸른 하늘

모롱이

병풍 두른 북한산

붉은 기운 어리고

 

철 이른

삭풍에

깃발이 떨고 있다.

 

싯 누른

푸라다나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낙엽 딩구는

가로수 길 위로

깃 세운 행인들의

발걸음이 시리다.

 

세찬 바람에

숲 나무

오그라들고

 

해 맑은 아침

햇살 등진 산비둘기 한 쌍이

삭풍을 타고

나비처럼 춤을 춘다. 

 

 

[20101026]


  • 한애경 너무나 아름답고 휼륭한 시 항상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법용화 합장 2010-11-04 08:14 댓글삭제
  • 서용칠 나무들은 세찬 바람에도 옷을 벗는데 우리들은 무엇인가 숨기려고 껴입기만한다 2010-11-04 09:52 댓글삭제
  • 허태기 오랫만에 뵙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으라 생각합니다. 변변치 못한 글을 격려해주시는 법용화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지우합장. 2010-11-04 13:20 댓글삭제
  • 허태기 비우면 채워지지만, 차 있으면 새로운 것을 채울 수가 없겠지요. 호와 흡이 생명을 유지시켜주듯, 차면 비울 줄 알아야 생명의 빛이 스며들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2010-11-04 13:25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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