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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음악회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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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음악회

 

                 - 靑江 허태기 -


 

실구름 엷게 띄운

가을 하늘 아래로

단풍이 곱게 물든

형제봉을 머리에 이고

높은 산 중턱에 소담스레 자리 잡은 심곡암!

 

정오의 온화한

가을 볕을 받으며

흥겹고 아름다운

산사 음악회가 열렸다.


영겁이 묻어나는 너럭바위를

깔개로

수백년 뿌리박은 상수리나무 그늘을

해 가리개 삼아

 

구성지게 불어대는 대금소리가

심곡(深谷)을 휘돌아

바위에 부딪히며

나무 가지를 타고서

텅 빈 허공으로 꿈결처럼 울려 퍼진다. 


절 문 앞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 위로

황금빛 햇살이 비늘처럼 반짝이는데

고운 옷 차려입고 장구 치는 여인의 춤사위가

한 마리의 학이 되어 너럭바위를 희롱한다.


가을 물소리처럼 정겨운 진명스님의 멘트가

분위기를 돋우고

주지스님의 청아한 노래 소리는

바위굴에 앉아계신 관음보살님을 미소 짓게 한다.


스님과 불자가 한마음 되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아우러져

불심과 예술이 하나 되어 정토를 장엄하는데

문주란의 ‘천년’가락이

지는 햇살을 붙들고 늘어진다.

 

[20061029]

Massenet - Meditation De Thais - Violin

  • 서용칠 찌든 도시의 마음 회색의 우리마음을 맑갛게 정화 시키는 산사의 노랫가락은 무명을 밝히는 불사입니다 . 2010-11-08 09:39 댓글삭제
  • 허태기 날마다 좋은 날 되세요. ^^ 2010-11-21 19:50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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