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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 소년이 피를 흘리며 쓴 수기 2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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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소에서 칠보산이 가깝다는 소리는 들엇지만 살고 잇는데가 어데인지 모르고 잇엇습니다

 

 


산에서 마을로 내려오면서 밤이 된 다음 속도전가루 한중태기와 강냉이쌀 3키로 되게 훔쳐가지고 나와서 한집을 또 털어 옷을 갈아입엇습니다 그집에는 먹을것이 없고 배를삶아서 식장안에 둔 것이 잇엇는데 우린 영수와 둘이서 다 먹어버렷습니다 영수는 기차타면 안 된다고하면서 길로 가지 말고 철길을 따라 가자고 햇습니다.

걸어서 생기령이라는 곳에까지 왓다가
거기서 철이형을 만나게 되엿습니다
철이형은 자기 혼자서 중국에 7번이나 갓다왓고 중국에 친척이랑 아는
사람이랑 많다고 하면서 자기가 데려다 주겟다고햇습니다 우리는 3명이 친구가 되엿습니다
철이형이 남양교두에서 기다리다가 중국들어가는 석탄방통에 붙자고 햇습니다


나와 영수는 수영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두만강물이 깊은데 빠지면 죽는다고 하면서
정광이(광석 1차가공 분말가루 , 무산광산에서 캔쇠돌 가루내여 청진 제철소에서 철생산하는원료임) 중국에 많이 들어가는데 이제 정광방통이 남양역에 들어오면 거기에
동굴을 파고 숨으면 된다고햇습니다, 먼저온성에 갓다 오자고 햇습니다,
돈을 만들자면 장마당 큰데가서 한탕해야 되는데
철이와 영수는 그런 도적질에 펄펄 날앗습니다
온성 주원 장마당 옆 다리밑에서 자면서 3일 동안 장마당에서 쓰리(소매치기)한 돈이 3만원이나  되엿습니다 이제 정광방통 들어오면 검사원에게 돈을주고 우리가 파고 들어간 데는 쇠꼬쟁이로
찌르지 않게끔 약속한답니다. 먼저 남양군당학교 뒤산에 올라 중국 쪽을 보앗습니다

우리는 위험해도 벼랑끝에다가 나무로 벋치고 그날밤 거기서 잣는데
영수가 태질하면서 그기둥을 차는바람에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 아래에는 철길이 지나가고 군대들의 잠복초소도 잇엇는데 악! 소리치며 영수가떨어지자 사방에서 전지불 (후래시)들이 달려오더니 왁작왁작 햇습니다

철이형은 내입을 틀어막으며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면서 나를 끌고 반대켠 산으로 도망쳤습니다  나는 울면서 영수를 찾지 못한채 도망쳐야 햇습니다

깊은 산속에서 나는 영수를 부르고 또 부르며 울엇습니다

지금까지 영수 때문에 살아 남앗는데
이제는 내 친형이고 형제인 영수마저 죽엇으니 어떻게 합니까
불쌍한 영수는 이렇게 두만강을 앞에 놓고 죽엇습니다



그렇게 4일이 지나서 철이형과 나는 중국 들어오는 정광방통에 숨어서
105일날 중국 안도라는 곳에 도착햇습니다
안도에 잇는 철이형 친척은 350원 주더니 집에 들여놓지 않고 거기서 뻐스를 태워 줬는데 목단강 나가는 차였습니다

철이형과 나는 목단강에 7일날 도착햇다가 다시 버스를 타고 철이형이
아는 사람의 도움으로 천진에 오게되엿습니다
북경에서는 위험하기 때문에 천진에서
기차를 타던 지버스를 타라고 그래서 먼데 안쪽으로 들어가라면서
철이형이 아는사람이 알려주엇습니다

조선사람 식당에서 밥먹고 나오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온 기자삼춘을 만나게 되엿습니다


지금도 눈앞에서 아버지, 어머니, 누나, 영수의 모습이 사라지지않습니다
저는 지금 이팝에 고기를 배불리 먹고 잇습니다, 먹으면서 항상 생각합니다


나는 크면 꼭 복수하고야 말겟습니다

아직은 내가 어려서 잘모르지만 중국에 와서

남조선 영화도 많이 보앗고 남조선사람도 보앗습니다

저는 크면 꼭 죽은 아버지, 어머니, 누나, 영수의 복수를 할 것입니다


기자삼춘이 편지를 쓰라고 해서 지금 쓰는 이편지가 남조선사람들에게

전달된다고 하니 아버지.엄마.누나 생각이 더 나면서 울음박에 나오지않습니다
 

[출처] 13세 소년의 수기작성자 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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