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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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는 사람 어디에 있는가

왕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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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람은 입만 열면 나는 선객(禪客)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어떤 것이 선인가?' 하고 물으면 어름어름하다가
        마침내 입을 다물고 마니,
        이 어찌 딱한 일이 아니며 굴욕이 아니랴.

        버젓하게 불조(佛祖)의 밥을 얻어 먹고
        본분사(本分事)를 까맣게 알지 못하면서
        다투어 말귀나 세속 지식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떠들며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또 어떤 자는 부모에게서 낳기 전 본래면목은 찾으려 하지 않고,
        두툼한 방석 위에 앉아 부질없이 품팔이 방아나 찧으면서
        복이 되기를 바라며 업장을 참회한다 하니,
        도하고는 참으로 십만 팔천 리(十萬八千里)이다.

        어떤 사람은 마음을 한 곳으로 굳히고 생각을 거두어
        사물을 보고 공(空)으로 돌리며 생각이 일어나면 곧 눌러 막는다.
        이런 견해는 공에 떨어진 외도(外道)이며
        혼이 돌아오지 않는 산 송장이다.

        어떤 사람은 망녕되이 성내고 기뻐하면서
        보고 듣는 사물로써 명백히 알아 마친 것을 삼고
        일생 공부를 다 마쳤다 하니,
        내 잠깐 그런 사람에게 묻겠다.

        '문득 죽음이 닥쳐와 불구덩이 속의 한 줌 재가 되면,
        성내고 기뻐하고 보고 듣는 놈은 어느 곳에 있는가?'




  • 서용칠 소매치기에게 경찰이 말했다 어찌 그 많은 사람이 보는앞에서 소매치기를 하느냐 고 말하니 그 소매치기는 나는 사람은 보이지않고 돈지갑만 보였다 2011-03-03 10:22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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