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는 유독 전국단위 모임이 많다. 중앙종회나 교구본사주지회의 등이 열리는 날이면 전국 사찰에 주석하고 있는 스님들 다수가 회의장소로 집결한다. 하지만 지역에서 포교와 수행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스님들이 매번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전국단위 회의를 화상으로 한다면 어떨까. 조계종 포교사단(단장 임희웅)이 불교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지역단 사무국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서 지난 19일 서울 보타사 내에 위치한 포교사단 사무실을 찾아가봤다.

 

매월 두 차례 정례회의

정보교환·토의도

 

   

화상으로 열리는 포교사단 사무국 회의 모습. 모니터에서 사무국 관계자 얼굴을 직접 볼 수 있고, 통화는 물론 채팅도 가능하다.

포교사단은 매월 2차례 화상회의를 열고 지역단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서울을 비롯해 인천경기, 강원, 대전충남, 충북, 대구경북, 부산경남, 광주전남, 전북지역단은 물론 제주직할팀까지 참석해 회의를 진행했다.

포교사단이 화상회의를 준비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이는 임희웅 단장의 공약이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 지역단 화상회의를 공약으로 내걸었을 때만해도 주변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지역단에서 활동하는 포교사 가운데 컴퓨터를 할 줄 아는 이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포교사들의 평균 나이는 56세로, 50대가 가장 많고 그 뒤를 잇는 게 60대로 연령대가 높다보니 인터넷을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고, 문서를 작성하는 정도의 컴퓨터 활용능력을 가진 포교사들도 많지 않았다. 임 단장은 “지역단 화상회의를 얘기했을 때 대다수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전국 단위의 조직으로 매번 모일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화상회의를 꼭 도입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화상회의 현실화를 위해 중앙단에서는 먼저 화상통화가 가능한 무료 메신저 프로그램을 찾아냈다. 그리고 각 지역단 컴퓨터에 설치하는 것부터 가르쳐줬다. 이어컴퓨터용 카메라를 사서 지역단 사무실로 발송해주고,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역단에서 화상통화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했다. 지역단 관계자들 모두 화상회의 자체가 생소하고, 서툴렀기 때문에 중앙단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여러 차례 테스트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안착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처음에는 4개 지역단만 회의에 참여했지만, 지속적인 교육 덕분에 다른 지역단까지 확대돼 이제는 매월 첫째 셋째 화요일 오후2시마다 지역단 사무국 회의가 정례화됐다.

 

화상회의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이다. 사무국 전체회의를 개최하면 제주도와 같이 먼 지역의 관계자는 사실상 참여하기 쉽지 않지만, 화상회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키는 동시에 참석율도 오프라인 회의보다 높다. 또 중앙 사무국에서는 주요 사항을 화상회의를 통해 공지할 수 있어, 지역단마다 연락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던다.

지역단에서도 사업 관련 질문들을 공지사항을 듣는 자리에서 바로 질문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하다. 뿐만 아니라 지역단에서 벌이는 사업을 서로 공유하면서, 지역단 활동의 자극이 되기도 한다. 타 지역단의 활동사례가 모범이 돼 포교사의 전법활동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하기 때문에 지역단 관계자 간의 친목도 다질 수 있다.

 

구희철 포교사단 대리는 “화상회의를 하면 지역단 간 정보가 공유되고 유대감도 확실히 높아진다”며 “전국단위 조직에서는 화상회의가 도입된다면 의견을 공유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비용절감 차원에서 무료 프로그램을 사용하다보니 어려운 점도 있다”며 “종단 차원에서 화상회의를 도입해 포교사단이나 대불련 등 산하조직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춘다면 포교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교신문 2715호/ 4월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