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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삶이 경전이다

허태기

view : 1945

여기 불빛이 있다.

 

천년 어두운 동굴도 불빛이 비추면 한 순간에 어둠은 사라진다.

 

그 불빛이 아름다운 경치를 비추었다.

그 불빛은 아름다움에 물들었는가 물들지 않았는가.

 

불빛이 샘물을 비추었다.

그 불빛은 물에 젖었는가 젖지 않았는가.

 

불빛이 더러운 구덩이를 비추었다.

그 불빛은 더러움에 오염이 되었는가?

 

물에 비춰도 젖지 않고, 

불에 비춰도 타지도 않으며,

오물에 비춰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아름다움에 비춰도 아름다움에 물들지 않으면서도

온통 그것이 되어 나타나는 불빛, 그 불빛은 무엇인가.

 

아름다움이,

더러움이,

슬픔이 오온이라면,

불빛은 바로 청정한 성품인 자성이요, '참나' 다.

 

누구나 오온(色受想行識)으로 뭉쳐진 몸이 '나' 라고 고집한다.

아름다움이 나라고,

더러움이 나라고,

기쁨이 나라고,

슬픔이 나라고,

성공이 나라고,

실패가 나라고,

아주 분명하게 딱 고정시켜 꽉 잡고서는 오온의 덩어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불빛에 비춰진 아름다움과

슬픔과

시비선악과

판단과 분별을

기억과 습관으로 꽁꽁 뭉쳐서 나라고 하는 그 나,

그 나라는 존재가 있는가 없는가.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 보는 그 자리,

이것이 본래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참나' 다.

오온이 '나' 라는 망념을 쉬면 온통 통하는 법.

나다, 너다 상대적으로 분별하는 둘의 세계를 참 자기 성품에 내려놓고

참 자성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 천지에 온통 나 아닌 것이 하나도 없음을 알게 된다.

그 때 온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그대 삶이 경전이니

자성의 부처님을 믿고 맡기고 지켜보며 수행하라.

 

 

- 서울 공생선원장 무각스님 / 지우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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