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태 명예교수의 강연에 앞서 법정스님의 생전 영상이 방영됐다. 병석에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예불을 올린 법정스님의 생전 모습이 소개돼 감동을 주었다. |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 |
이날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는 “스님은 가시고 빈 마당에 지금도 서 있는 나의 석조관음상은 조금 외롭게 보이지만 지금도 열심히 웅변하고 있다”며 “종교간 문제와 현대 종교미술, 불교미술의 역사에 대해 끝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법정스님의 마지막 모습을 소개해 참가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최 교수는 “스님은 퇴원하면 산에 눈 구경 갈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남고 저이가 가는구나’라는 생각에 마음 가누기가 어려웠다”며 “병실을 나오면서 손 인사 했더니 스님도 손을 흔들어 줬다”고 떠올렸다. 이어 “장례 모습은 세속의 일과 달라 한평생 사신 것처럼 꽃 한 송이 없는 길상사였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법정스님과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을 경험하며 죽임이 끝이 아니다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며 “죽음이란 누구나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며 세상에다 ‘희망’이란 큰 선물을 놓고 가셨다”고 강조했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 월주스님 |
이어 월주스님은 “두터운 식견을 갖추고 만인들을 이끄는 강 목사의 행화에 깊은 감동을 받았었다”며 “교단의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교리적 굴레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고 진보적인 안목으로 민중을 신도하고 민족의 장래에 빛을 던져준 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월주스님은 또 “민족의 화합과 평화의 실현을 위협하는 무지와 편견에 맞선 그의 목소리는 이제 우리의 목소리가 되어야 하며 생동하는 목소리가 돼야 한다”면서 “이것이 참된 종교의 길이고 인간의 길이다”고 강조했다.
김성수 대한성공회 대주교 |
김성수 대주교는 “참으로 어려운 시대 가난한 자에 대한 복음을 몸으로 사신 분”이라며 “청계천 구석에 버려진 어린 아이들과 철거민들, 그리고 소록도에 있는 한센병, 에이즈환자, 동일방직 여공들의 단식 농성장에도 추기경님이 계셨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우리도 그 분의 뜻을 되새기려면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라도 그 자리에 함께 해야 할 것”이라며 “교단과 종교를 넘어 모든 종교가 서로 교류하면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이 사회에 보여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행사가 열린 명동성당 꼬스트홀에 마련된 사진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