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란 / 조계종 포교사 |
내가 매주 일요일 봉사를 가는 안성 하나원은 탈북자들이 한국에 입국하면,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정착교육을 받는 통일부 소속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다. 하나원에는 불교, 천주교, 기독교 3개의 종교가 있으며, 매주 일요일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하도록 보장하고 있다. 종교가 공존하다 보니 종교간 경쟁이 일어나기도 하며, 불교 역시 사상과 체제가 다른 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부처님 말씀으로 순화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들을 아끼지 않는, 아주 중요한 탈북자 포교 현장이다.
불교에서는 오는 28일 탈북자를 대상으로 홈스테이를 개최한다. 3개월 정착교육의 막바지에 경험하는 홈스테이는 탈북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최고의 프로그램이다. 이를 그동안 천주교와 개신교에서만 시행을 했다. 불교계는 아직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계기가 생겼다.
지난해, 한 개신교인이 홈스테이를 온 불자 탈북자의 손목에 찬 단주를 빼서 쓰레기통에 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기독교가 홈스테이의 성격을 잃어버리고 선교역할만 하다 보니 부작용이 일어났던 것이다. 불교는 우리 민족의 1700년 혼이 깃들어져 있는 종교이며 후대에 물려줄 것도 불교문화유산이기에, 우리 불자들이 어디를 가더라도 자신감과 당당함을 가져야한다며 손목에 채워준 단주였다. 불교의 성물을 1박2일 자신의 집에 초청했다는 이유로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행동이었다. 이에 강하게 항의를 한 결과 개신교 대신 불교가 홈스테이에 참여를 하게 된 것이다.
하나원에서 실시하는 홈스테이는 올해 두 번 열리며, 결과에 따라 내년에는 횟수가 늘어나게 된다. 종교와 무관하게 모든 하나원 입소자들이 참여해 한국 가정의 문화와 사회를 체험하는 매우 좋은 기회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탈북자 포교는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새터민은 21,000명에 이른다. 또 많은 사람들이 제3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며 체류 중에 있고 또 북한에서 한국행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고 한다. 이들에 대한 포교는 하나원에서 3개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퇴소 후 사찰과 연계되어야 한다. 통일이 된 다음에는 이들이 북한에서 포교를 담당할 인재들이다. 하지만 우리 불교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이들이 불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도록 많은 사부대중이 관심을 기대한다.
[불교신문 2734호/ 7월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