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불교에 대해 대체로 신뢰하지만, 화이트칼러와 학생층 등 고등교육을 받은 계층의 신뢰도는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불교계가 이익집단화되고, 권위주의적이며, 보수적이란 평가도 나왔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소장 퇴휴 스님)가 지난 2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교 및 승려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체로 불교를 신뢰하지만, 고학력자로 갈수록 불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어 장기적인 안목에서 포교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응답자의 종교는 불교(29.6%) 기독교(20%) 천주교(8.6%) 무교(40%)였으며, 지역은 서울(21%) 경기ㆍ인천(28%) 부산ㆍ울산ㆍ경남(15.9%) 순이었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의 설문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를 통해 구조화된 설문지를 토대로 전화면접으로 실시됐으며, 신뢰도는 95%, 표본오차는 ±3.1%p이다.
고학력 고수입 계층서 신뢰도 낮아
불교에대한 신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57.3%가 신뢰하는 편이라고 답했고, 신뢰하지 않는 편(23.7%), 매우 신뢰함(10.4%)한다 순으로 많았다. 하지만, 수도권과 우리나라 동남 지역 간에는 신뢰도가 뚜렷한 차이를 보였고, 상대적으로 고등교육을 받고 수입이 높은 계층에서 불교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사실상 ‘아줌마 불교’라는 오명이 사실로 드러났다. 응답자 가운데 기독교인들은 대거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상대적으로 신뢰하는 편이라고 답한 가톨릭 신자들의 답변과 대비를 보였다.
불교의 사회적 영향력 역시 60%의 응답자가 높은 편이라고 답했고, 기독교를 믿는 계층에서는 불교의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축소해 인식하고 잇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님 이미지는 ‘수행’, 사회참여 이미지 전무
스님에 대한 연상이미지는 염불>참선수행자>무소유 금욕생활>법회 순으로 응답해 우리사회가 요구하는 수행자의 상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적극적 사회활동’이라는 이미지를 스님과 연결한 응답자는 1.5%에 불과해 일반 국민들의 의식 속에 승려 집단은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참여와 소통을 등한시하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부정적 측면이 그대로 드러났다. 또 스님에 대한 신뢰도 역시 불교에 대한 신뢰도와 비슷한 응답자 60.1%가 신뢰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스님의 청렴도 역시 60.3%가 청렴한 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불교에 대한 신뢰도 조사와 마찬가지로 고등교육자 및 고수입 계층의 신뢰도는 낮았다.
‘적극적 사회활동’이라는 이미지가 스님에게 투영되지 않았음에도, 스님의 사회적 전문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44.3%가 전문성이 높다고 답해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스님의 사회적 전문성에 대한 긍정적 의견과 부정적 의견이 비슷한 수준으로 대립하고 있고, 20~30대의 부정적 의견이 높았다. 또한 자영업, 블루컬러, 화이트컬러 직군 계층에서도 전문성이 낮다는 의견이 50%이상이어서 ‘의식 있는 이들’에게 불교와 스님은 신뢰하는 집단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님 사회현안 영향력 긍정과 부정 의견 대립
스님들의 사회현안에 대한 영향력을 묻는 질문에서도 응답자 46.1%가 높은 편이라고 답했지만, 낮은 편이란 응답자도 47.5%에 달해 긍정 의견과 부정 의견이 우위없는 대립양상을 띠었다.
우리 국민들이 스님들에게 요구하는 가장 첫 번 째 덕목은 ‘수행 역량’이었다. 스님의 필요덕목 질문에 응답자들은 수행역량(47.9%)>사회활동 역량(32.7%)>전문지식(11.8%)>단체기관 운영능력(5.5%)순으로 답했다. 우리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행자의 덕목은 역시 전통적인 수행과 포교 역량이 우선시 되었다.
10명중 6명은 불교 정직하고 청렴해 호감 느낀다
불교성장을 위한 중점요소를 묻는 질문에는 ‘전통문화 보존육성’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전통문화 보존육성(33%)>종교간 대화 및 종교평화(26.7%)>사회정의 실현(10.9%) 순이었다. 연구소 특은 “전통문화 보존과 종교간 대화 등 응답률이 높은 것은 현 조계종단의 쟁점 문제의식이 국민일반에서 공유되도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응답은 조계종단의 민족문화 수호와 5대결사에 대한 국민의 인식에 따른 결과라기 보다는 불교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리 국민 65% 이상은 불교가 청렴하고 깨끗하며, 호감을 느낀다는 것으로 나타나 미래불교가 암울하지만은 않다는 결과도 나왔다.
불교에 대한 인식평가에서 정직성과 청렴도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긍정적 답변이 65%에 이르러 부정적 의견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불교 이익 집단화하고 있다’ 부정적 답변도 많아
불교에 대한 우리 국민의 전반적인 인식은 ‘이익집단화하고 있다’는 것이어서, 불교계의 ‘정부여당 등 정치권 단절’ 등에서 비친 불교계의 모습은 이익집단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불교의 이익집단화 경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32.6%의 응답자보다 2배 많은 60.3%의 응답자들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10명중 6명이 불교가 이익집단화됏다고 본 것이다. 불교가 권위주의적이다라는 질문에도 10명중 5명 이상이 권위주의적이라고 답했고, 10명중 7.5명은 불교가 보수적이라고 인식했다.
연구소장 퇴휴스님은 “이번 조사는 한국불교와 승려에 대한 국민 일반의 인식을 알아봄으로써 향후 불교의 역할과 발전 방향을 정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사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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