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무소유無所有에 심취하지 말라 - 法徹 스님
허태기
view : 1883
다른 사람의 마음과 뜻을 자기 마음 그릇으로 재단하면 엉뚱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법철스님의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대한 비판은 분명 무지와 선입견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같은 승려로써 질투심의 발로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법정스님이 주장하신 무소유는 노숙자의 삶과 같은 무소유가 아님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입니다.
스님의 무소유는 극히 필요한 것 외 쓸데 없이 번다한 것을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물질만능의 사고에서 벗어나 번뇌망상과 집착하는 마음에서 자유로워지라는 뜻으로 알고 있습니다. 분수 껏 절약하고 검소한 삶이 자신의 정신세계를 살찌우고 자연을 보호하는 길임을 천명하신 것입니다. 이런 근본 뜻을 왜곡되게 자기 나름의 주관적인 생각을 글로서 피력하여 만인에게 알리는 것은, 가신 분의 인격에 손상을 주는 행위로 결코 수행자 다운 일이 못됩니다.
법정스님은 대원각을 무상으로 기증하겠다는 김영한 할머니 간청을 선듯 받아들인 것이 아닙니다 무려 8년간을 고사한 것입니다. 오히려 타종단에 주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길상사를 기증한 노보살님의 한결같은 마음과 법정스님의 진심을 오도하는 행위로 오인되게 하는 글은 스님 자신을 위해서라도 가급적 삼가하셨으면 합니다. 스님답지 못한 처사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김영한 할머니도 예사 사람이 아닙니다. 당시 청와대에서도 이런 사실을 알고 청화대에 기증하겠금 음양으로 압력을 넣었지만 감옥살이를 각오하고 소신대로 한 여인입니다. 그리고 대원각을 스님에 기증하여 사찰로 만든 공덕으로 극락가려고 생각하지도 않은 분입니다. 비록 여성이지만 뱃심이 남자보다 대범한 여인이었지요. 당신은 정작 죽어서 묘지도 만들지 말고 그 유골을 자신의 노고와 정성이 어린 길상사에 뿌리도록 유언하였으며, 만약 내세가 있다면 극락이나 천국이 아닌 영국에 태어나 유명한 시인이 되고자 염원한 분입니다.
이런 분이 무슨 욕심이 있으며 천국을 가기위해 대원각을 기증했다고 폄하할 수 있겠습니까?
시인은 부자도 재벌도 권력가도 아닙니다. 순수한 마음, 맑은 정신 그 자체로 자유로운 내세를 살고자 염원하신 분을 기복신앙을 위해 전재산을 상납했다고 폄하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스님께서는 보다 대범하고 정견을 지닌 수행자로서 처신하셨으면 합니다. 설사 법정스님에게 하자가 있었다해도 그것을 굳이 드러낼 일도 아니거늘 일의 전후를 정확히 헤아리지 못하면서 개인적인 주관과 객관성이 결여된 선입견으로 고인이 되신 스님의 선의를 일방적으로 비하하는 일은 삼가하셨으면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저는 재가자입니다.
분명 스님보다는 수행도 부족하고 여러가지로 모자라는 사람으로,
번뇌에 찌들은 중생이지만 그래도 본래마음은 스님과 조금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본래자리에 재가자와 승려가 따로 있지않다면 승과 속이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다만 수행의 차이로 남을 배려하고 자기주장을 접을 줄 알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의 대소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사료됩니다. 부처님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다면 스님과 중생에 무슨 분별이 있겠습니까. 위와 같은 글은 스님으로써 신중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감정통제에 소홀하심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집니다.
위와 같은 글이 어떤 방향으로? 스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쪽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유념하신다면
다른 스님, 더욱이 돌아가신 분에게 누를 끼치는 문제는 스님의 신분으로써 지극히 신중을 기했으면 합니다. 감히 스님에게 재가자로써 한 말씀 드리는 것이오니 바른 수행에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佛記 2555年 7月 24日 吉祥寺 신도 知愚 許泰麒 合掌.
- 허태기 저는 위의 글로 법철스님의 인격전체를 재단하지 않습니다. 분명 스님은 나름대로 정법대로 살고자 하는 분이시며 특히 국가안보를 위해 누구보다도 현실적인 감각을 지니신 훌륭한 소견을 지닌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잘 못된 부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어느 한 부분을 보고 전체를 평가하지는 않습니다. 사안별로 그 잘 잘못을 바로 잡고자 하는 취지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양약은 입에 쓰고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리기에 아무나 양약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2011-07-24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