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완공된 안성 하나원에 이어 지난 7월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에 제2하나원이 착공됐다. 이날 착공식에는 통일부장관을 비롯하여 국회의원, 지역 주민들이 참석했다.

나는 춘천 봉덕사 혜욱스님을 모시고 행사에 동참했다. 제2하나원은 입주지 선정부터 기피시설이라며 반대하는 님비(NIMBY)현상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나 강원도 화천주민들은 이를 흔쾌히 받아줬다.

탈북자는 계속 늘어 조만간 4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일부가 연간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하나원을 건립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적지 않은 탈북자가 현재 남한에서 우리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는 아직도 탈북자에 대한 편견이 여전하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말투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들을 껴안지 못하면 미래의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사상과 단어가 다르지만

우리가 먼저 다가서지 않으면

이방인으로 전락하기 쉬워

하나원은 통일을 대비한 준비다. 건물 벽돌 한 장 한 장에 북한 주민의 열망과 통일에 대한 의지가 담겼다. 꿈과 자유를 얻기위해 모진 고난을 이겨내며 대한민국에 도착한 북한 주민이 처음 대하는 보금자리이기도 하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는 공간이다. 제2의 고향인 셈이다.

북한 이탈주민들이 조기에 정착하려면 우리 사회의 자비심이 제일 우선이다. 오랜세월 사상과 체제가 다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이기에 생각도 우리와 다르다. “원주필 인차 일없습니다.”(볼펜 지금 필요없습니다) 단어도 다르다 보니, 빠르게 말을 하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생김새와 얼굴이 다른 외국인만 이방인이 아니라 탈북자도 우리 사회에서는 이방인으로 아직까지는 남아 있다. 같은 동포라는 마음으로, 측은지심을 갖고 이들을 어루만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타종교에서는 통일에 대비해 지역 곳곳에 그들이 갈 수 있는 교회와 성당을 건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한 교회에서는 탈북자를 위해 재활용 창고를 설치해 놓고 있다. 신자들이 버리려는 중고물품을 갖다가 품목별로 비치해 놓았는데, 예배를 마친 새터민들이 필요한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 폐기물 수거 용지를 사서 버려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또 숟가락 하나, 작은 탁자 하나 아쉬운 새터민들에게는 매우 유용하다. 이런 점이 새터민을 십자가 아래로 모이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불교도 새터민 포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부처님이 대자대비 아래 이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마련해 줬으면….

[불교신문 2744호/ 8월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