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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종교시장 미국이 불교로 진화해 가고 있는 중인가 ?,

강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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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하는 신학대생들, 그것도 뉴욕 유니언 신학대서 …

[중앙일보] 입력 2011년 09월 19일


진보적인 신학대로 알려진 뉴욕 유니언신학대 학생들이 정규과목인 불교 명상 수업을 듣고 있다.


동틀 무렵이었다. 15일 오전 6시(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니언 신학대 예배당에 신학생 23명이 모였다. 예배당 마루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화두를 들었다. “부모에게서 몸 받기 전 나는 무엇이었나?”



 단순 동호회가 아니다. 가을학기 정규 과목(3학점)이다. 이들은 매일 새벽 1시간씩 참선을 한다. 사각으로 둘러앉은 이들의 앞에는 꽃이 놓여 있었다. 초청 법사인 원담 스님(대구 동화사 금당선원)은 “나와 이 꽃은 다르다. 나와 여러분도 다르다. 현대사회에선 갈수록 더 달라지고 분리된다. 종교도 마찬가지다. 멀어지고 달라진다. 그걸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 사랑(Love)이다. 우리에겐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짧은 영어 법문이 끝나자 다들 눈을 감았다. 정면에는 예배당의 대형 파이프 오르간과 십자가가 서 있었다. 예배당의 침묵과 불교식의 명상이 깊은 하모니를 자아냈다.



 10년째 참선 과목을 개설 중인 유니언 신학대 정현경 교수는 “처음에는 반대가 많았다. 신학대에 불교식 참선 과목을 만드느냐고 야단이었다. 그런데 지금 목회를 하고 있는 졸업생이 있는데, 그가 졸업생 모임에서 ‘유니언 신학대에서 배운 건 다 까먹었다. 그런데 딱 하나 까먹지 않은 게 있다. 명상이다. 매일 아침 해 뜰 때 1시간씩 명상을 한다. 그리스도교 영성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좌선 시간이 끝났다. 푸른 눈의 신학생들에게 소감을 물었다. 유엔 종교 관련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는 크리스티나는 “다른 종교를 이해하려면 직접 배워보는 것이 지름길이라 이 과목을 택했다”고 말했다. 로브 스티븐슨은 “성경에 ‘고요하라. 그럼 하나님의 작은 음성을 듣게 되리라’는 대목이 있다. 전에는 그 뜻을 몰랐다. 여기서 참선을 하면서 ‘존재가 고요한 순간’을 배웠다. 역사 속에서 잃어버린 기독교의 신비주의 전통을 불교식 참선을 통해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15년 전, 정 교수가 불교명상 모임을 시작했을 때 참가자는 고작 2명이었다. 그때는 동호회 수준이었다. 소문이 나면서 학생 수가 5명, 10명이 되더니 30~40명으로 늘었다. 그렇게 5년간 꾸리다가 정식과목이 됐다. 정 교수는 “학생들이 변하는 걸 보고서 학교 측 입장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뉴욕=글·사진 백성호 기자



◆유니언 신학대(Union Theological Seminary)=1836년 설립된 장로교 계열 대학이다. 뉴욕 맨해튼에 있다. 미국에서도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인 학풍을 가진 신학대로 유명하다. 2006년 타계한 강원용 목사도 이곳 출신이다. 기고자 : 백성호

  • 강길형 진제 스님-폴 니터 교수 뉴욕대담
    "자신 바꿔 세상 바꿀 수 있나요"
    "깨달으려면 눈밝은 스승 있어야"
    기사입력 2011.09.18 19:20:00

    진제 스님과 폴 니터 교수가 16일(현지시간) 뉴욕 유니언신학대 교정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파릇파릇한 잔디가 무성한 미국 뉴욕 맨해튼 유니언신학대 교정에 장삼과 가사를 걸쳐 입은 한국 스님이 찾아왔다.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참선을 지도하는 조실 진제 스님(77)이다. 한국 대표 선지식이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뉴욕에 온 까닭은 무엇일까.

    "스님, 이번엔 제가 홈팀입니다." 스님을 뉴욕으로 초청한 폴 니터 유니언신학대 교수(72)가 가벼운 농으로 맞았다. 뉴욕에서의 만남이 일종의 `리매치(rematchㆍ재대결)`라는 말이다.

    지난해 12월 31일 니터 교수는 한국 선(禪)불교의 매력에 이끌려 천년고찰 동화사를 찾아 스님을 친견했다. 흰눈이 소복히 내린 동화사 경내에서의 만남은 이례적이고 묵직한 종교 간 대화로 이어졌다.

    그 만남의 주인공이 부처의 정통 법맥을 잇고 있는 대선사와 세계적인 신학자였기에 더욱 관심을 끌었다.

    그때 첫 만남이 무르익어 둘은 다시 만났다.

    ▶폴 니터 유니언신학대 교수=스님,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난해 말 제게 주신 `부모에게 나기 전 어떤 것이 참나던고`라는 화두를 계속 열심히 잡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걸 계속 수행하다가 그 화두를 서서히 기독교 화두로 바꾸게 됐습니다. `내가 그리스도교라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심으로요.

    ▶진제 스님=바른 수행이라 하는 것은 첫째, 안목을 가진 스승을 만나야 합니다. 혼자 사견을 가지고 수행하는 것은 시간 낭비죠. 인생은 오늘 왔다 내일 가는 것인데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으면 오늘도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입니다. 결과는 생사의 고통을 영구히 떨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니터 교수=스님께 이런 소리를 들을 줄 알았습니다(웃음). 저는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라 은혜를 베푼 스승을 상상하면서 명상을 합니다. 스님께서는 수행을 하시면서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진제 스님=진리의 세계를 수행하면 개인과 사회적 삶은 두 개가 아닙니다. 중생의 삶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꿈에서 깨면 그 꿈이 진실이 아닌 줄 알게 되죠. 그 꿈에 머무를 이유가 없습니다.

    ▶니터 교수=깨달음에 이르려면 눈 밝은 스승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석가모니 부처님은 스승이 없지 않았습니까. 스승이 제자에게 법을 전하는 인가 제도 역시 꼭 필요한 건가요.

    ▶진제 스님=비유를 하나 들겠습니다. 세계적인 도시하면 뉴욕을 꼽지요. 안 가본 사람들은 그 전모를 알 수가 없죠. 그와 똑같은 이치입니다. 진리의 고향에 이르지 못하는 이는 장님과 같아서 동을 가지고 금이라고 하고, 은을 가지고 금이라 할 수 있어요. 금ㆍ은ㆍ동을 가리는 것은 눈 밝은 스승의 몫이죠.

    ▶니터 교수=세상을 바꾸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우리 자신을 바꾼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나요. 한국 사회 여러 갈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제 스님=세상은 항상 대립각입니다. 지배하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요. 도를 닦는 사람들은 정치에 초연해야 합니다. 시비에 말리는 것은 일생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도 닦는 근본 취지는 깨닫는 게 우선입니다.

    ▶니터 교수=여러 갈등이 혼재하고 있지만 이미 이 사회는 조화된 세계라는 말씀이신가요.

    ▶진제 스님=진리의 세계는 모든 시비가 끊어진 세계입니다.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 자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냉수를 마실 때 물을 마셔봐야 알지 마시지 않으면 무슨 맛인지 모르지요.

    [뉴욕 = 이향휘 기자]
    2011-09-19 22:01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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