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한 불국토

 선남자들이여,

중생이라는 국토야말로 보살의 불국토이니 보살은 중생의 이익이 증대되는 정도를 가리켜 불국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불국토라는 것은 중생의 올바른 생활에 따라 정해진다.

 붉국토에 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하면, 중생이 과연 부처님의 앎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 의식

의 깊이에 따라 불국토에 가고 못 가고가 정해진다. 불국토에 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하면, 사람들이

과연 성자들과 동등한 근기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문제 의식의 깊이에 따라 불국토에 가고 못 가고가

정해진다.

 그 이유는 보살에 있어서 불국토라고 하는 것은 결코 중생의 이익과 무관히 성립되는 것이 아니기 때

문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공중에 무언가를 만들어 놓으려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하지만 공중에 무언가를 만들어 놓는다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며, 또한 그것을 장식한다는 것도 있을 수 없다.

 이와 같이 모든 존재는 마치 저 허공과 같다는 사실을 일찍이 깨달은 보살이 다시 중생들의 바탕이

무르익을 때까지 그들 속에 그대로 남아 있으려는 원력에 따라 불국토는 정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

중에는 만들어질 수도 장식되어질 수도 없는 것이다.

 중생의 정직한 마음이라는 국토야말로 보살의 불국토이다.

 보살이 깨달음을 얻었을 때 그 불국토에는 남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중생이 태어나리라. 깊은 원력이

라는 국토 역시 불국토이다.

 그 불국토에는 일체의 선근과 지와 덕을 겸비한 중생이 태어난다.

 수행이라는 국토야말로 보살의 불국토이다. 그 불국토에는 일체의 선법을 바탕으로 삼는 중생이 태어

난다. 보살의 위대한 발심이야말로 불국토이다. 그곳에는 이미 대승에 들어가 있는 중생이 태어난다.

(유마경 제1장 청정한 불국토 / 2011. 10. 16. 금선사 주지 법안스님의 길상사 일요법회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