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련] 3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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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수련]
몸을 버려 업식을 쳐부수라
업식은 몸뚱아리에 붙어 있는 기억의 뿌리로서 업식을 없애려면 먼저 몸뚱아리부터 없애버려야 한다.
나의 몸뚱아리를 마음으로 없애 버리라는 것이다. 마음으로 온갖 기구와 수단을 통하여 몸뚱아리를 철저히
분해하여 버림으로서 몸에 대한 일체의 집착을 다 버리라는 것이다.
명상이란 너도 없고 나도 없고 일체도 없고 내 마음도 없고 네 마음도 없는 자리로 돌아가서 참다운 자기를
깨닫고자 함이다.
나를 버린다는 것은 몸과 마음을 다 버리는 것이요. 마음을 버리라고 하는 것은 과거.현재.미래의 마음을 다
버리는 것이요, 과거 마음을 버린다 함은 과거 살아온 인생을 다 버리는 것이다
현재 마음을 버리라고 하는 것은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삶의 인연들과 관계 맺고 있는 모든 연들을 놓아 버리는
것이고, 미래 마음을 버린다 함은 내일 살 인생을 염려하지 않고 다 버리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삼세의 마음을 다 놓아버림과 동시에 여기에 붙어 있는 모든 생각의 틀과 자신이 만들어 놓은 모든
삶의 틀과 영역들을 다 부숴 버려야 한다.
생각의 틀이란 살아오면서 형성된 관념상인 시비선악의 고정관념을 말하는 것이며,
삶의 영역이란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의 모든 인연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자신이 실제하고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삶이나 마음 속에 있는 모든 부모, 형제 자매 모두가 그림자이고 허상
이다. 그르므로 일체의 모든 삶과 집착하는 모든 것, 일체 생각, 일체의 시비를 다 놓아 버려야 한다.
몸을 버리는 방법으로 부처님과 티베트의 성자였던 밀라레빠님의 명상중에 했던 몸버리기 명상법은 다음과 같다.
몸에는 부위에 따라 온갖 마음들이 입력되어 있다.
눈과 담에는 화, 울분, 격분, 신경질과 같은 화나는 마음이 입력되어 있고,
혀와 심장 또는 소장에는 미움, 시기, 질투, 외로움, 허전함, 쓸쓸함 등의 마음이 있으며,
입과 비장과 위장에는 근심, 걱정, 의심 등과 같은 마음이 저장되어 있다.
코와 폐장과 대장에는 허영, 슬픔, 좌절, 비관, 자책, 절망 등과 같은 마음이 있으며,
귀와 신장과 방광에는 불안, 공포, 두려움, 눈치, 불평, 불만 등의 마음이 있다.
그런데 몸 버리기를 하면 몸에 저장되어 있는 이와 같은 마음과 기억들이 함께 소멸되기 때문에,
부위별로 느끼기를 하면서 관찰을 하되 열심히 버리기를 하고 소멸되어 없어져 가는 명상을 하라는 것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첫째는 몸을 부위별로 하나하나 느끼면서 관찰한다.
이를테면 손끝, 손가락 하나하나, 손바닥, 손등, 손 전체, 팔목, 팔, 팔꿈치, 팔 전체, 어깨, 발가락, 발바닥,
발등, 발목, 장딴지, 정강이, 무릎, 허벅지, 엉덩이, 골반, 성기, 콩팥, 항문, 대장, 소장, 신장, 간장, 비장, 췌장,
위장, 심장, 폐장, 식도, 가슴, 젖, 목, 턱, 입, 혀, 코, 귀, 눈, 머리카락, 얼굴, 뒤통수, 골, 피부, 뼈 등을 부위별
로 하나하나 느끼면서 관찰한다.
아울러 부위별로 느껴지는 통증, 가려움, 쑤심, 결림, 아림, 쓰림, 묵직함, 딱딱함, 시원함, 상쾌함, 차가움,
뜨거움 등의 느낌과 이에 따른 생각과 과거의 기억들이 지나간다. 이러한 현상들을 놓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그대로 느끼면서 관찰한다.
둘째는 이와 같은 몸의 부위와 기관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이에 따라 일어나는 온갖 현상들을 관찰하면서
부위별로 의사가 몸을 해부하듯이 해부하여 일체의 몸 조각들을 다 버리거나 동물들에게 먹이로 준다.
자신의 마음에 몸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끝가지 관찰하면서 몸에 대한 일체의 영상과 일체의 현상이
사라질 때까지 반복해서 바라본다.
셋째는 몸이 통째로 죽고 썩어 없어지는 것을 명상하되, 살과 뼈가 어떻게 썩어 없어지는 것을 명상하되,
살과 뼈가 어떻게 썩어 없어지는지를 느끼면서 관찰한다. 몸이 썩어 없어질 때, 살과 뼈는 썩어 흙으로 돌아
가고, 피와 점액 같은 것은 물로, 따뜻한 기운은 화기로, 산소는 공기로 사라져 없어지는 것을 관찰한다. 또
몸의 각 부위에 따라 일어나는 일체 현상을 관찰하면서 일어나는 모든 기억을 다 버리고 모든 세포들이 다
없어질 때까지 느끼면서 바라본다.
넷째는 마음 속에서 태양을 떠올리거나 커다란 용광로나 활활 타는 장작불을 연상하여, 자신의 몸을 그 불 속에
집어넣어 완전히 타서 재가 되고 재마저 바람에 날려서 허공으로 사라져 없어지는 것을 그대로 느끼면서 관찰
한다.
다섯째는 마음 속으로 허공을 떠올려서 자신의 몸을 허공 속에 던져서 우주 가운데 있는 유성이 분해되어
사라지듯이, 물방울이 허공 속에 분해되어 없어지듯이 자신의 몸을 그렇게 흩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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