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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대학이 이상적인 복지제도인가?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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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철폐 투쟁하라"고 대학생 선동한 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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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1.16 23:06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5일 동국대에서 대학생을 상대로 한 '21세기 리더의 자격'이란 특강에서 "등록금 인하 투쟁은 백날 해도 안 된다. 독일 스웨덴 핀란드 가봐라, 대학생이 등록금을 내나. 등록금 철폐 투쟁을 왜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시장 말대로 스웨덴·핀란드에서는 EU 출신 학생에게 모든 대학 등록금이 공짜다. 그러나 두 나라는 국민이 부담하는 세금에 국민연금·의료보험 등 사회보장 지출을 더한 '국민부담률'이 48·43%인 반면 한국은 26%밖에 안 된다. 박 시장이 대학생 앞에서 등록금 철폐를 선동하려면 세금을 지금보다 훨씬 더 내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민이 세금을 더 부담해 등록금 없는 대학을 만든다고 해도 그 대학들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보장은 없다. 독일은 16개 주 가운데 11개 주에서 대학 등록금이 공짜지만 대학에 적(籍)을 걸어놓은 채 공공요금 할인 같은 혜택에 기대어 5~10년을 대학에 다니는 만년대학생(Langzeitstudent)들로 골치를 썩고 있다. 프랑스도 강의실엔 나오지 않으면서 교통요금 할인과 집세 보조 혜택만 누리는 대학생이 10~20%나 된다.

대학평가 기관인 QS의 올 9월 세계대학평가에서 등록금을 받는 미국 대학은 50위 안에 20개나 됐지만 박 시장이 '이상향(理想鄕)'처럼 거론한 독일·핀란드·스웨덴 대학은 단 한 곳도 없다. 등록금을 무작정 공짜로 하면 대학 교육은 부실해지고 학생 수만 늘어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독일에선 최근 등록금을 받는 대학들이 생겨났고, 프랑스도 지난해 처음 등록금 자율화 대학이 등장했다. 핀란드 대학들도 "등록금이 공짜라서 학생들이 졸업하지 않는다"며 연간 1000유로(약 160만원)의 등록금을 받자는 시도를 하고 있다.

박 시장은 특강에서 대학시절의 투옥 경험을 얘기하면서 "감옥 대학에서 읽은 책만큼 감동적으로 읽은 것은 없다. 여러분도 감옥은 꼭 한 번 가보시기 바란다"는 말도 했다. 서울시 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된 그가 "등록금 철폐 투쟁을 왜 안 하느냐" "감옥에 꼭 가보라"는 식으로 나오면, 길거리 시민운동가의 티를 벗지 못했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 허태기 지금도 세금은 서민들에게 큰 부담인데 원순이는 세금이 무섭지 않은 모양이다.
    원숭이야 재주가 좋아 기업가들에게 뜯은 기부금으로 세금을 내면 되겠지만
    서민은 세금에 허리가 휜다.
    국민의 세금 불만이 많으면 세금없는 세상, 공산주의를 하자고 주장하겠지.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원순이의 말재주가 가히 일품이다.
    명바기는 뭘하는지. 가진자는 세금을 더 많이 내게하고
    서민들은 세금부담을 줄여주어야 하는데..
    이걸 제대로 못하니 사람들이 원숭이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2011-11-17 10:04 댓글삭제
  • 허태기 나눔 정신 내세워 기부와 참여 '구매'하게 만드는 박원순 시장의 비즈니스 감각, 우파도 벤치마킹 해야… 젊은 세대 감동시킬 수 있는 '개념'있는 부자와 우파는 없나

    김인규 한림대 교수·경제학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이용한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중동의 민주화 혁명에서부터 최근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르기까지 SNS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SNS가 어떤 형태로 사람들을 움직였기에 이렇듯 위력적일까?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 이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전통 경제학과 달리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이 제한적이라고 본다. 베스트셀러 '넛지(Nudge)'의 저자이자 행동경제학자인 미국 시카고대의 리처드 탈러 교수는 한 인간의 자아(自我)를 '이콘(econ)'과 '휴먼(human)'으로 나눈다. '이콘'은 전통 경제학이 가정하는 냉철하게 자신의 이익을 계산할 줄 아는 합리적 존재이자 계획하는 자아를 말한다. '휴먼'은 유혹이나 선동에 쉽게 넘어가는 비합리적 존재이자 행동하는 자아다. 예컨대 아침 출근을 위해 알람(자명종)을 맞춰놓는 자아가 '이콘'이라면, 아침에 그 알람을 끄고 다시 단잠에 빠져드는 자아는 '휴먼'이다.

    나이가 들수록 비즈니스적인 '이콘'이 상대적으로 강해진다는 걸 기성세대는 경험으로 안다. 기성세대가 '휴먼'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의 감성을 적절히 제어하는 한 세상은 안정적이고 합리적으로 돌아간다. 그러던 세상에 SNS가 등장했다. 좌파(左派)들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선동을 통해 젊은 세대의 '휴먼'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 첫 결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으로 나타났다.

    노 전 대통령의 초라한 경제성적표에 실망해 잠잠해지는가 싶던 젊은 세대의 '휴먼'이 2008년의 '광우병 촛불 시위'를 계기로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사회 양극화와 청년실업 문제로 불만이 고조되자 SNS를 장악한 좌파들은 젊은 세대의 '휴먼'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현실과 가상을 오가며 괴담(怪談)을 무차별적으로 전파한 '나꼼수'다. 그 결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탄생했다.

    우파(右派)는 괴담을 생산·유포한 좌파가 법의 심판을 받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우파는 박원순 시장의 '성공 스토리'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가 주도한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에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삼성을 비롯한 재벌기업, 김&장을 비롯한 로펌, 삼일회계법인을 비롯한 회계법인, SBS를 비롯한 언론사, 론스타 같은 외국기업 등이 각각 많게는 수십억원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헌조 선진통일연합 공동대표는 이들이 "우파 단체에는 단 1원도 지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왜 그럴까? 좌파 단체가 우파보다 '협박'에 더 능해서 그럴까? 물론 그런 면도 없잖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우파 단체 대신 아름다운재단에 월급을 전액 기부했을까? 최근 박 시장을 만난 이 대통령은 "내가 서울시장 때 많이 협조했다"며 월급 기부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가 모금에 성공할 수 있었던 주원인은 그 '상품성'에 있다. 모금된 돈의 일부가 '아름다운 희망'과는 거리가 먼 좌파 단체 지원에 사용되고, "돈 안 주면 나쁜 사람 되게 하라"는 협박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이나 후원 기업들은 두 단체의 소외계층 지원과 나눔의 정신을 사고자 했다. 바꿔 말해, 두 단체는 후원금을 받고 기업과 정치인의 '이미지 제고(提高)'라는 서비스를 팔았다. 감탄스러운 비즈니스다.

    좌파의 공격으로부터 한국 자본주의의 건전성을 지켜낼 의지를 지닌 '개념' 있는 부자나 우파 단체가 있는가. 만약 있다면 먼저 기부와 참여를 이끌어낸 시민운동가 박원순의 '비즈니스 마인드'를 배워야 한다. 때로는 모방도 훌륭한 전략이다. 천하의 빌 게이츠도 스티브 잡스의 '맥오에스(McOS)'를 모방해 '윈도(Windows)'를 만들지 않았던가.

    빌 게이츠는 부인과 함께 세계 최고의 자선재단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세계 각지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몸소 실천해오고 있다. 그랬기에 '휴먼'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조차 그를 존경한다. 우리나라의 우파 부자나 단체도 게이츠처럼 젊은 세대의 '휴먼'을 감동시킬 줄 알아야 한다.

    박원순 시장의 후견인(後見人) 격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절반인 1500억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인색한 한국 우파의 시름을 더욱 깊게 만드는 뉴스다.
    2011-11-17 10:13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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