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원장 지원스님 인터뷰(불교신문11월16일)
장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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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열린 임시중앙종회에서 만장일치로 포교원장에 선출된 지원스님의 공식 임기가 지난 13일 시작됐다. 향후 5년간 조계종의 포교종책 전반을 책임질 6대 포교원장 지원스님을 만나 포교 비전과 종책방향을 들어봤다.
이 자리에서 포교원장 지원스님은 “종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성과 쇄신을 위한 5대 결사 정신을 포교현장에서 구현해 나갈 것”이라며 “이와 함께 SNS시대에 맞춘 쌍방향 포교전략을 수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취임 소감은.
= 조계종 포교중책을 맞게 돼 어깨가 무겁다. 포교 최일선에서 28년간 닦아온 경험을 기반으로 정책을 입안하는 포교원에 어떻게 접목시켜나갈 것인지 구상 중이다. 과거의 포교관행을 뛰어넘어 21세기 문화와 정보화 시대에 맞춘 포교방법을 찾아 현실화해나갈 것이다.
- 6대 포교원의 사업방향은 무엇인가.
= 종단에서 표방한 수행, 문화, 생명, 나눔, 평화의 5대 결사 정신을 계승해 이를 포교현장에서 실천하도록 할 방침이다. 수행결사실천을 위해 대중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수행포교의 모형을 제시할 것이며, 문화결사정신을 계승해 민족문화 보존과 다문화 사회구성원을 포괄하는 문화포교 전략도 수립할 것이다.
이밖에도 생명존중의 포교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화합포교 방안과 불교가 갖고 있는 정신적, 물질적 자산을 지역사회에 회향할 수 있는 나눔 포교, 남북통일과 동아시아 공동체 수립에 필요한 미래포교 방향을 정립해 평화결사를 실천하도록 할 것이다.
SNS, 스마트폰시대 맞는 다양한 포교전략 필요
트위터 페이스북 활용하고 불교관련 어플 개발해야
- 포교현장에서 느꼈던 종단 포교정책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 요즘 사회가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미디어분야에서 취약하다. 우선적으로 미디어분야에 대한 변화를 시도할 것이다. 우리 불교계는 시공간을 초월한 유비쿼터스 개념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꼭 어떤 장소에서 포교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포교가 특히 미비하다.
취임과 동시에 바로 시행할 수 있는 SNS 포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공문 보내고 메일 보내는 시대가 아니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우리는 1700년 동안 갖고 있는 문화가 얼마나 많은가. 문화적인 특성을 살리고 IT 시스템을 이용한 포교전략이 필요하다.
- 요즘 스마트폰이 대세다. 이에 따른 대응방안은.
= 포교원에서 ‘헬로달마스쿨’ ‘반야심경’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이 나왔는데, 젊은 층과 다가가기 위해서는 더 활성화돼야 한다. 1년에 20여 가지 이상의 어플이 나와야 한다. 지금 준비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론으로 불교를 공부하는 게 아니라 명상과 절을 통해 108개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어플이다.
불교 취향에 맞게 만들 게 아니라, 불교를 모르는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요즘은 젊은이, 어른 할 것 없이 전부 게임을 한다. 우리가 성불도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하면 10가지 이상의 어플을 만들 수 있다. 다양한 소재를 현대와 접목시킨다면 불교도 대중화될 수 있다.
- 내년부터 주5일 수업제 전면시행과 관련해 어린이, 청소년, 가족포교 대응방안은.
= 현재 포교원에서는 주5일 수업제에 맞춘 포교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각 연령별, 지역별 포교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며, 포교원이 갖고 있는 행정적인 부분을 활용해 현장에서 적용해나갈 것이다. 현대인들은 직접 보고, 만지는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것을 원하고 있다.
사찰문화체험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나 다이어트는 지구촌 전체의 화두다. 그런 분야를 사찰문화로 돌려 간접적으로 포교를 하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어린이, 청소년, 30~40대 등 세대별로 나눠 프로그램을 준비해 내년 여름방학까지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최근 종단은 ‘표준한글반야심경’을 공포하는 등 한글화의례 대중화에 나섰다. 이를 위한 포교원 차원의 계획은.
= 요즘은 한글화시대고, 실제 사찰에서 한글로 된 염불로 천도재 등 의식을 치르다보면 감동받는 불자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한글의례를 보급하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특히 포교원에서는 내년부터 신도기본교육, 지도자교육 시스템을 대폭 개선한다. 교재를 개정하고, 특히 신도지도자교육을 통해 한글의례 교육을 충분히 전하도록 하겠다.
수도권불교 활성화 위해 거점사찰 지정 육성해야
‘불교문화센터’ 만들어 활동거점 제공해 줄 것
- 포교원 중점 사업 가운데 하나인 신도등록 활성화에 대한 방안은.
= 일반 단위사찰이나 교구를 독려할 게 아니라 저부터 발로 뛰면서 종단의 신도등록사업을 알리고 대중화해나갈 것이다. 단순히 홍보하고 부탁하는 차원을 넘어 교구로부터 말사에 이르기까지 찾아다니며 발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1~2개월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내년 1월경에 신도등록사업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 수도권 포교에 대한 전략이 있다면.
= 최근 수도권 지역에서 불교가 타종교에 비해 열세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종단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포교원에서는 거점사찰을 통한 수도권 포교를 계획하고 있다. 김포면 김포지구, 인천이면 인천지구에 현재 조계종 사찰이 있다. 지역사찰과 협의를 거친 뒤 시범으로 몇 개의 거점 사찰을 지정해 각종 법회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포교원에서 직접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거점사찰이 걸음마 단계에서 성장할 때까지 지원하면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다.
기존 사찰에서 얘기하는 거점사찰이나 사찰 활성화하는 방안과 함께 재가불자들의 포교현장 활동거점을 만들어줘야 한다. 사랑방 같이 누구나 쉽게 오고갈 수 있고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포교공간인 ‘불교문화센터’가 필요하다. 거대한 사찰이나 포교당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취약지역에는 20여평 규모로 불교문화센터를 운영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요즘에는 전문포교사도 많고, 전법단을 통해 여러 스님들이 포교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포교인재들이 활동할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해 주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포교활동의 근거지를 마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각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고, 자체 운영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해줘야 한다. 불교문화센터를 지역마다 필요한 만큼 배치하면, 점 단위로 이뤄지던 포교활동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지역포교를 담당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본다.
- 장애인불자들의 신행활동 보장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종단의 장애인 포교 정책은 무엇인지.
= 장애인 불자들이 쉽게 사찰에 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 휠체어를 타고 법당에 쉽게 들어갈 수 있고, 화장실도 쉽게 다니도록 배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장애인 불자를 위한 템플스테이를 연 적이 있다. 전국에서 많은 불자들이 참여한 것을 보면서 신행활동에 대한 열망을 체감했다.
이들이 마음껏 신행활동을 하려면 먼저 개별 사찰 주지 스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장애인전법단은 현재 전국 10 여개 사찰과 협의를 거쳐 장애인전법중심도량을 지정할 계획이다. 서울도 동서남북을 기준으로 장애인전법중심도량을 지정해 장애인불자들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시행하고 있다.
- 끝으로 SNS시대에 맞춘 포교전략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 포교방법이 바뀌어야 한다. 누구 한 명이 지시해서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포교 역시 수직적 공간에서 수평으로 바뀌어야 한다. 다양한 의사를 개진하고 서로 공감하고 느껴야만 포교가 될 수 있다. 특히 동호회를 활용해야 한다. 바쁜 사람들에게 일요법회 나오라고 하는 건 옛날 방식이다.
요즘에는 트위터나 카페, 페이스북 등 메시지를 전할 곳이 얼마든지 많다. 페이스북에 좋은 글귀를 보내면 10분 안에 전국을 뒤덮을 수 있다. 저도 페이스북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수백여 친구들과 교류하고 있다.
사찰동호회 활동도 활성화 해야 한다. 우리 사찰에는 와인동호회도 있다. ‘불음주’인 불교와 맞지 않겠지만, 올바른 음주문화 정착과 접목시켜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 사진동호회, 문화탐방동호회 등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면 잘 굴러간다. 한 명이 단체란 생각을 갖고 접근하다보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
사진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 제6대 포교원장 지원스님은…
성준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64년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0년 통도사에서 월하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신흥사 총무국장과 총무원 교무국장, 포교원 포교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제9대와 14대, 15대 중앙종회의원으로 활동했다.
포교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현재 서울 삼보사와 양주 육지장사 회주 소임을 맡아 수십 년간 신행과 수행 대중화를 주도하고 있다. 스님은 지난 1983년 은평포교당(현 삼보사)을 개원해 도심포교를 시작, 어린이, 중고등학생, 대학생 등 계층별 포교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또 198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으로 등단한 실력을 바탕으로 문서포교를 주도하기도 했다. 1999년에 경기도 양주에 주5일 근무제를 고려한 주말수행, 레저포교를 위한 육지장사를 창건한 스님은 다양한 주제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불교신문 2768호/ 11월16일자]
- 장말희 "장애인 불자들이 쉽게 사찰에 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 휠체어를 타고 법당에 쉽게 들어갈 수 있고, 화장실도 쉽게 다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은 250만 장애인의 불편을 헤아려 주시고 또 세상에 징검다리 역활을 할 것입니다. 이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좋은 세상, 아름다운 세상, 자비광명이 가득한 부처님 세상을 기원합니다. 2011-11-23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