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사단 신병훈련소(철원)군법당 일요법회 동참기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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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사단 신병훈련소(철원)군법당 일요법회 동참기
7시경 금강거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세수를 하고 옷을 챙겨입은 다음 도봉역으로 나갔다.
몇일 전에 금강거사로부터 6사단 신병훈련소의 일요법회에 한번 같이 가자는 부탁을 받고 그렇게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도봉역 앞에서 20분 쯤 기다렸다가 금강거사 내외분이 탄차에 편승하여 6사단 신병훈련소의 일요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철원으로 향했다. 9시경에 금학산(945고지)이 가까히 바라보이는 6사단의 군법당인 청원사에 도착하였다.
군법사인 진원스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함께 신병훈련소 군법당인 '청성마하사'로 가서 법회에 참석했다.
콘세트 건물로 된 법당안에 150여명의 신병들이 참석하고 있었다.
스님의 간단한 법문이 끝나고 금강거사가 준비해간 햄버그, 쪼코파이, 바나나와 음료수 등 먹거리를 병사들에게 나누어주니 무척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군생활중에서도 훈련병 때가 제일 배고픈 시절로 이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먹는 일이 제일 즐거운 것이다. 법회에 참석하는 병사가 많을 때는 이곳 신병훈련소 병력의 70%에 해당하는 300여명까지 온다고 한다. 아마도 사단의 주요간부들이 불자라 군인가족들이 적극 참여하기에 그런 것 같았다. 이로 인해 군목으로부터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금년말 인사이동으로 많은 불자 간부들이 타지역으로 전출을 가게되어 걱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것을 보고 들을 때마다 포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 스님이 먼저 가시자 자원봉사자인 금강거사의 소개와 권유로 훈련병들에게 10분 정도 간단한 생활법문을 해주었다.
6사단 신병훈련소의 군법당에서 법회를 마치고 사단법당인 '청원사'로 돌아와 법사스님과 연대장, 사단부관참모, 신도회장 등 여러분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고는 스님께서 직접 끓여주시는 무공해 커피를 마시고 스님과 함께 신도회장의 안내로 남방한계선 근처에 있는 두루미회관과 철원평화전망대를 구경하기위해 스님과 함께 금강거사의 차에 올랐다.
신도회장의 안내에 의하면 금학산은 산 위에서 바라보면 마치 학이 내려앉은 모습과 같다고해서 이름 붙혔다고 한다. 후백제의 견훤이 태봉국을 세우고 이곳 철원에 도읍지를 정할 때 당시의 도선국사가 금학산을 진산으로하여 도읍지를 만들면 삼백년은 국운이 유지될 것이지만 고암산을 진산으로 하면 삼십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예언 했다고 한다.
철원평야를 지나 북쪽으로 향하는 도중 수많은 철새무리들이 날으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고 도로주변의 들판에는 군데 군데에 백학과 재두루미가 먹이를 찾아 유유히 거닐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도중의 한 곳에서는 검은 독수리 한마리가 들판에서있는 모습도 발견되었다. 참으로 보기 힘든 광경을 이곳에서 쉽게 보는 행운을 만난 것이었다.
차를 타고 가면서 달빛 아래에 있는 아름다운 동네라고 하여 '월하리(月下里)'라고 이름 붙힌 동네와 해방직후 북한의 지역이었던 노동당사를 지나쳤다. 이 노동당사 내에는 6.25전쟁 당시 북괴군이 월북하면서 80여명의 부녀자와 아이들을 학살한 시체가 줄비하게 늘려 있었다고 한다.
학 모양의 모형이 세워져있는 들판 가운데 경원선으로 연결되는 철원역이 자리하고 있었다. 스님의 안내로 GOP(일반전초지역)안에 있는 월정(月井)역에서 내려 철원 두루미관에 들려 철원지역의 야생조류와 동물들이 전시된 것을 구경하였다.
이곳 철원에서는 각종 철새를 비롯하여 두루미와 야생 독수리를 쉽게 볼 수있는 유일한 지역이라고 한다. 박제된 두루미의 키가 1.5미터이고 양날개의 길이가 2.2~2.5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생각보다 무척 큰 새였다. 철원지역에 서식하는 여러종류의 새들과 동물들을 구경하고 나오는데 안내자가 불자라면서 따끈한 차를 내어온다.
다시 차를 타고 조금 북쪽으로 들어가 GP(관측소)로 틀어가는 통문이 있는 대전차 방호뚝이 길게 가로놓인 곳을 통과하여 철원평화전망대가 있는 곳을 향했다. 전망대로 가는 길목에 크다란 저수지를 지나가는데 '강산저수지'라고 한다. 이 저수지에는 저녁이면 쇠기러기 등 철새들이 새까맣게 모여들어 저수지를 가득 메운다고 한다.
통일평화전망대로 오르는 곳에 휴게소가 있고 휴게소 곁에 철원군청에서 모노레일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전망대까지는 얼마되지 않는 거리여서 철책을 따라 걸어서 올라갔다. 전망대 바로 아래에 용화사라는 간판 없는 작은 절 안으로 들어가보니 부처님과 탱화 몇점만이 걸려있었다.
GOP지역이라 병사들이 집결하여 예불을 볼 여건이 안 되고 가끔 불자관광객이 오면 이곳에서 예불을 보는 정도로 법당운영이 어려운 처지라고 한다. 법당 뒷쪽에 약사여래불의 입상이 모셔져 있었다.
평화 전망대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의 북방한계선 넘어로 낙타고지와 김일성고지, 피의 능선이 눈앞에 와닿았지만 표면상으로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전경이었다. 입체 상황판에 배치된 북한군의 경계지역인 북방한계선을 보니 원래의 위치에서 이탈하여 대부분 1Km 이상 군사분계선에 근접하여 전진설치되어 있었다. 휴전협정에 의거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이 각각 2Km 이내에는 GP(관측소)외에 일체의 군사시설물을 상호간에 설치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그런 규정을 북한이 무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평화전망대에서 내려오면서 따뜻한 음료수나 마시고 가자는 일행의 말을 따라 휴게소에 들렸더니 마침 그 곳 매장에 있는 주인아주머니가 불자였는지 스님을 보시고 반갑게 인사하면서 컵과 함께 삼지구엽차를 끓인 주전자를 가져오신다. 차를 마시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스님과 함께하니 좋은 점이 많았다.
평화전망대를 뒤로 하고는 스님의 안내로 도피안사에 들려 아름다운 철불을 친견하고 삼배의 예를 올렸다. 도피안사의 철불은 발굴 당시 지역사단장의 꿈에 부처님이 현신하여 나를 꺼내달라는 꿈을 꾸고 꿈에서 본 길고 지형을 찾아가보니 폐사지가 있었고 꿈에서 본 곳을 파고보니 철조비로자나부처님이 원형그대로 묻혀있었다고 한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도피안사에서 나와 군법사스님을 사단법당으로 모셔드리고 일행과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금강거사와 함께 지장사에 들렸다.
지장사는 작은 석조로 된 지장보살상을 모신 곳으로 기도 영험이 많은 사찰로 소문난 곳으로써 불사가 잘 마무리되어 있었다. 돌
아오는 도중에도 들판의 여기저기에서 재두루미와 백학들이 눈에 띄었다.
멀리 지장보살이 북쪽을 향해 누워있는 형상의 지장산을 뒤로 하면서 철원에서의 뜻있는 하루를 보내고는 서울로 향했다.
저녁 무렵에 돈안동에 도착하여 그곳에 미리 와있는 몇몇 도반들과 함께 수제비로 저녁식사를 하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금강거사 내외분 덕분에 좋은 날을 보낸 하루였다.
2011. 12. 11(일). 지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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