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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법문 - 26기계화사단 백호대대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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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졌지요?

제가 오늘 아침 응접실 베란다 창으로 밖을 내다보니 어제 내린 눈이 여전히 하얗게 남아 있더군요.

이번 크리마스는 글자 그대로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된 것 같습니다.

특히 어제 저녁에는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분 저를 따라 힘차게 복창해 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여러분의 표정이 아주 환하게 변하네요.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 즐거운 크리스마스 기분을 누린 것입니다.

오늘은 예수그리도가 탄생한 크리스마스 날이고 초하룻 날입니다. 매우 의미있고 상서러운 날입니다.

크리스마스 날이니 크리스마스에 대한 얘기를 할까 합니다. 그 전에 지난 22일이 동지(冬至) 날이었지요.

음력으로는 11월 28일이었구요. 그래서 지난 동짓날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할까 합니다.

 

동지(冬至)는 글자 그대로 '겨울에 이르다'는 뜻으로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 든 것임을 뜻하는 것이기도 합

니다. 동짓날은 24절기의 하나로 밤이 제일 긴 날입니다. 이 날을 기점으로 밤이 점점 짧아지고 일조시간이

하루에 2분씩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동지를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설날로 삼았습니다. 중국 주(周)나라와 당(唐)나라가 그랬고

당의 선명력(宣明歷)을 사용해온 신라와 고려가 그랬습니다. 신라와 고려 때에는 중동팔관회(仲冬八關會)

라고 하여 축제행사로 크게 팔관회(八關會)를 지냈다고 합니다. 그런저런 연유로 오늘날 동지를 '작은 설날'

이라고도 합니다.

 

동짓날 팥죽 먹은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한 사람도 없네요.

군부대라 그런 것 같습니다. 동짓날 절에 가면 팥죽을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모든 불자들에게 팥죽을 제공

합니다. 팥죽의 원료인 팥은 붉은 색으로 태양의 색을 상징합니다. 즉 강한 양의 기운으로 음기를 몰아내는

것을 뜻합니다.

팥죽을 쑨 유래는 중국의 고서인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중국 진나라 공공(共工)에게는 망나니 아들이 있었는데, 그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 죽어서 역신(疫神:전

염병귀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본래 잔인했던 그의 품성이 죽어서 전염병이 되어 돌아다님으로써 수많은

사람이 죽였는데, 전염병을 막을 방법을 찾던 사람들은 공공의 아들이 살았을 때 팥죽을 싫어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팥죽을 끓여 집안 곳곳에 뿌리자 전염병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팥죽은 몸의 잡귀신들을

몰아내는 음식이 된 것입니다.

절에서 팥죽을 하는 것은 지난 해의 잘못을 참회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새해 소망을 발원하는 간절한

기도와 부처님의 위신력이 깃든 팥죽을 먹음으로서 새로운 다짐과 출발을 기약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발원이 담긴 것입니다.  

 

동지의 의미는 서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양의 크리스마스도 동지의 축제가 변형되어 생긴 것입니다. 서양 문명의 발상지인 고대 에집트 지방의 태

신을 숭배하던 페르시아의 미드라교는 동지가 지난 다음 날인 12월 25일을 태양탄생일로 정하여 축제를 행

하던 미드라교의 동지제가 로마로 건너가 로마인들의 태양신의 새턴을 기념하는 새턴네리아 축제와 결합한

것이 4세기에 이르러 오늘날 기독교의 크리스마스로 대체된 것입니다.

예수의 탄생일자가 정확하지 않기에 대략 동짓날을 기점으로 하여 그 전후로 추정하고 있는 것을 정형화 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예수의 탄생일을 개신교와 천주교는 12월 25일로, 희랍정교는 1월 6일로, 알메니아 교회

는 1월 19일을 성탄절로 지내는 것입니다.

 

산타크로스도 그렇습니다.

서기 3세기경 오늘날 터키의 중앙지역인 '뮈라'라는 곳의 부유한 가정의 아들로 태어난 '성 니코라스'라는

분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살았는데, 그는 가난한 집을 찾아 몰래 지붕위로 올라가 금화주머니

를 굴뚝 속으로 던져 넣었다고 합니다. 그 중에 공교롭게도 벽난로에 걸어둔 양말 안으로 금화가 들어 간 것

이 계기가 되어 오늘날 크리스마스 날에는 양말을 츄리나 방에 걸어둔다고 합니다.

산타크로스인 성 니콜라스가 태어난 지방은 춥기는 커녕 사막에 가까운 곳입니다. 지금도 그곳에는 산타클로

스의 교회와 무덤이 있지만 겨울에도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한 곳이라고 합니다.

 

산타크로스의 이미지는 1863년 미국의 '토마스 네스'란 사람이 주간지(하터스위클리)에 자기 친구를 모델로

삽화를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산타의 붉은 의상 색갈은 코카콜라의 로고 칼라이고 흰 수염은 콜라의 거품을

상징하여 1931년 미국 코카콜라회사에서 상품이미지 홍보를 위해 그린 것이 그 시초라고 합니다. 썰매를 끄

는 루돌프 사슴도 기실은 극한 지방의 순록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만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대상들을 차용하여 우리들의 정신

세계를 풍족하고 즐겁고 유쾌하게 하는 그 창조성이 위대한 것입니다.

 

인간이 지닌 가장 위대한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는 창조의 능력입니다.

오늘날 인간이 창조하지 못하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인간이 이용하고 누리는 의식주를 비롯하여 하늘을

나르는 비행기, 땅으로 달리는 온갖 종류의 자동차, 바다로 다니는 배, 잠수함, 인공위성 등 수없이 많은 물건

들을 창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질만 창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신적인 창조물인 문화, 예술, 철학, 과학 등

을 비롯하여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이 많습니다. 인간의 창조력 중에서 가장 위대하고 거룩한 것은 인간이 신

(神)을 창조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창조한 신을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창조하는 인간이 되고 싶습니까? 창조되는 인간이 되고 싶습니까?

나는 여러분들이 스스로를 창조해나가고 여러분 자신이 창조한 가장 바람직한 삶에 여러분을 합일시키는 창

조하고 창조되는 삶을 사는 그러한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그 책이 사람을 만듭니다.

여러분이 어릴 적에 위인전을 읽고 나도 그러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간절하게 소망하고 그러한 삶을 본받

고자 간절하게 노력하는 사람은 반드시 책에서 읽은 위인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나다니엘 호돈의 

'큰 바위 얼굴'이 그 일예입니다. '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는 말처럼 이것이 정신의 힘이요, 에너지 작용인 것

입니다.

 

산에 등산을 하는 사람이 길을 잃으면 위험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그 길은 인간이 만들고 인간은 누군가가

만들어준 길을 따라 가야만 안전하게 목적지에 이를 수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비록 인간이 만든 신이지

만 그 신을 믿고 따르면 공포와 불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두려운 공포와 불행으로부터

구제하기 위해 만든 신이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사후 세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내일을 위해 집을 짓고 무엇을 만들고 그 만든 것에 내일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물질적인 창조는 얼

마나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가치기준이 달라지고 정신적인 창조는 얼마나 위대하고 거룩하

냐에 따라 그 생명의 영원성 여부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종교도 정신적인 창조물인 것입니다. 

내가 창조되었든 그 누가 창조하였든 그 창조성이 인류에게 얼마나 유익하고 행복하게 하느냐에 따라 종교의

위대성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종교의 실체와 종교가 인간에게 주는 의미를 바르게 이해한다면 우리는 진정한

종교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창조의 동물이고 그 창조 속에서 인간은 고귀하고 위대한 삶을 살고자

추구하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현세도 내세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우주는 불생불멸(不生不滅)하고 부증불감(不增不減)하는 에너지로 충만

한 공의 세계입니다. 시작도 끝도 없는 시공(時空)이지만 우리는 눈에 보여지는 사물과 육신의 변화에 따라

의상 시작과 끝을 설정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지면서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여 나가는 것입니다.

오늘 뜻 깊은 성탄절과 초하루를 맞이하여 여러분의 마음에 행복과 기쁨이 가득한 하루이기를 기원합니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두 건강하길 바라면서 이것으로 오늘 법회를 마치겠습니다. 

 

[2011. 12. 25. 지우(청강) 허태기 합장]

 

 

(뒷글) 이날은 크리스마스날이고 새로 부임한 대대장이 개신교인이라 금강심보살님이 대대군종병으로부터 25명

정도 밖에 법회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고 연락 받았다고 하면서 아무래도 이쪽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겠다고

하면서 금강심 보살님이 직접 전화하여 대대장을 법당에 들렸다가 가도록 초청하였습니다.

대대장과 법당휴게실에서 만나 부임축하 인사와 함께 다과를 들면서 종교에 차별없이 잘 도와주도록 부탁하자

대대장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서 병사들의 마음 안정을 위해 좋은 법문을 해달라고 당부하고 갔습니다. 대대장이

들렸다 가고 나니 크리스마스날인데도 불구하고 36명의 병사들이 법회에 참석했습니다. 나는 그런 말주변이 없는

데 금강심 보살님이 잘 처신하는 것 같았습니다. 역시 전국을 누비면서 봉사하는 분이라 생각의 폭이 넓은 분이었

습니다. 그래서 이날은 저도 여느 때보다 더욱 성심 껏 법회에 임했습니다.

  • 정재호 요글 참 좋으네요..제가 조게사청년회 홈피와 대불청으로 퍼 갈께요...양해 부탁드립니다... 2011-12-27 08:21 댓글삭제
  • 허태기 위 글은 저의 종교관이고 소신입니다.
    부족한 저의 글이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그러세요. ^^ 좋은 날들 보내시구요.
    2011-12-27 09:29 댓글삭제
  • 차정석 메리크리마스
    근하신년
    시의적절하게 좋은 법문하셨습니다.
    오래전 학교 다닐때 종교세미나에서 교수님이 동지에 대해서 비슷한 말씀을 하셔서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교수님은 12. 25일은 예수탄생과는 관계가 없고 오히려 석가탄신과 연관시켜서 말씀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래전이라 기억이 희미하지만 기회 있을때 세미나 발표 당시 논문집이 있는지 찾아 봐야겠네요
    다시한번 환기 시켜주셔서 감사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2011-12-27 15:50 댓글삭제
  • 인성호 선배님 요번 군법당 법문내용으로 활용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제가 존경하고 있는거 알고 계시죠,,ㅋㅋㅋ 2011-12-27 18:10 댓글삭제
  • 허태기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몇일 남지않은 한 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2011-12-27 19:10 댓글삭제
  • 허태기 뭘~ 인성호 포교사님께서 한방 먹이니 꼼짝 없이 올린 것이지요. 좋은 날 되세요. ^^ 2011-12-27 19:12 댓글삭제
  • 장경자 ^^ ^^ ^^ ^^ ^^ ^^ ^^ _()_ 2011-12-28 01:45 댓글삭제
  • 김혜숙 좋은 법문 듣고 갑니다. 2011-12-31 19:04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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