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님 들어보소

대웅전에 천원놓고 일억벌게 빌었으며

지장전에 천원놓고 선대부모 천도 빌고

남들에게 뒤질세라 단체마다 이름 얹고

번듯하게 차려입고 스님방문 자주하고

온갓 재물 앞세워서 사찰스님 친구삼고

자식혼사 치룰때면 사주팔자 점쳐보고

거사보살 외도하면 점장이집 드나들고

스님들께 보시한 일 빠짐없이 입에 달고

만나뵈는 스님들께 큰스님 친견자랑

부처님전에 공양물 자기것을 앞세우고

신행단체 움직임에 사사건건 빈정대고

사찰질서 잡는다고 초심자에 호랑이짓

주고받는 얘기소리 법당안에 제일크고

수련대회 다녀와서 깨달음을 입에 담고

수행승과 대화후에 수행정도 가늠하고

스님께서 담담하게 중생교화 시비하고

스님께서 웃으시면 좋아한다 호돌갑에

어리석은 중생행동 그렇거니 참았는데

관음전에 천원놓고 만사형통 기원하고

그나마도 부족할까 산신각에 둘러보고

이만하면 불자자질 손색없다 판단하여

유명사찰 유명스님 모두 안다 자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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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새해 맞을때면 철학관 전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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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간을 드나들며 이것저것 참견하고

불명숫자 내세워서 신도계급 따져보고

자기보다 젊은 신도 첫말부터 반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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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 말없으면 대승소승 운운하고

스님께서 나무라면 원수처럼 험담하고

어느사찰 어느스님 구설수에 온전할까

해도래도 너무하니 참된불자 애가타네

- 금선사 종무소 앞에 걸게에 쓰여진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