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자락에서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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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자락에서
- 청강 허태기 -
맑고 싸늘한 허공위로
12월의 마지막 해가
대지를 쓰다듬는다.
자정이 지나면
묵은 해는 가고
새해로 바뀌겠지만
태양은 언제나처럼
그 자리를 지킨다.
바뀌는 것은
계절과 자연
세상과 뭇 생명들!
세월의 흐름 따라
삶과 인생 또한
변화하며 흘러가리라
저물어 가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난 일을 돌이켜 본다
지금 나는 어디 쯤 왔으며
어디에 있는지를
지난날의 족적(足跡) 따라
나를 담아 모으고는
자화상을 모자이크 하여
심경(心鏡)으로 비춰 본다.
어제 떠오르던 해가
오늘도 떠오르듯
내일의 해도 오늘처럼
떠오르겠지만
어제의 해가 오늘의 해가
아니 듯이
내일의 해도 오늘의 해가
아닌 것이다.
대나무 마디마다
텅빈 매김 질로
새잎 돋우면서
위로 위로 솟구치듯
새로운 자아(自我)로
탈바꿈 하려면
봄을 기다리는 나목처럼
묵은 것을 떨어내고 비워버려야
새로운 것을 담을 수가 있다.
보신각종에 쌓인
묵은 먼지를 토해내는
마지막 여운이 사라질 때면
어제처럼 또 새로운 한 해가
찾아오겠지......
힘차고 복된 임진년 맞이히시기 바랍니다_()_ 2011-12-31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