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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전등사 느티나무

김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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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전등사 느티나무

 

慧泉 김혜숙

 

 

산 안개 자욱한 산사에 들면

법당 앞 노보살 천년고행 중이시다

푸르던 잎 다 떠나가고

굽이치는 물결처럼 드러난 뼈

골수를 태우며 버텨낸 세월은

저토록 찬란한가

뼈대 깊은 가문의 자손이다

검게 빛나는 등뼈에서

배어나오는 향기 삼랑성을 넘는다

 

옛적, 병란을 지키던 병사들의 졀규도

속국에 지아비를 빼앗긴 정화 궁주의 애원도

사랑에 배반당한 도편수의 결기도

낙엽처럼 떠도는 숱한 방황들이

노보살 너른 품에 잠들어 있다

 

안겨 본다

 

"내 다 안다"

 

누가 가셨는지 구성진 시다림이 끝나고

또 하나의 영혼이

자비로운 숨결에 안긴다

  • 허태기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2012-01-04 11:34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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