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개국도 흑룡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성계의 조부인 도조(度祖) 이춘(李椿)의 꿈에 함경도 경흥(慶興) 남쪽 연못(南池)에 사는 백룡(白龍)이 나타나 한 번 도와주면 후세에 큰 경사가 있으리라고 말했다. 다음 날 연못으로 가니 흑룡과 백룡이 싸우고 있기에 명사수 이춘이 흑룡을 쏘아 죽였다. 그 피가 연못을 붉게 물들여서 적지(赤池), 또는 용을 쏘았으므로 ‘사룡연(射龍淵)’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보면 흑룡을 죽인 공으로 건국한 조선이 흑룡의 해인 선조 25년(1592) 임진년에 일본의 침략을 받은 것도 우연만은 아니게 된다.
조선이 청나라와 ‘백두산정계비(白頭山定界碑)’를 세운 해도 숙종 38년(1712) 임진년이었다. 이때 조선 대표인 박권(朴權)·이선부(李善溥)는 청나라 대표인 오라총관(烏喇總管) 목극등(穆克登)이 늙었다고 따라오지 말라고 하자 역관(譯官) 김경문(金慶門)만 딸려 보내는 한심한 작태를 보였다. 그나마 김경문이 다퉈서 “서쪽으로는 압록강, 동쪽으로는 토문강이 된다(西爲鴨綠, 東爲土門)”는 ‘백두산정계비’가 세워진다. 『만기요람(萬機要覽)』 ‘백두산정계’조는 “비문에 동쪽이 토문강이라고 했으면 토문강의 발원지에 세워야 마땅했다”며 “그때 한 사람도 쟁변하지 못하고 수백 리 강토를 잃었다고 식자들이 한탄했다”고 전하고 있다. 『만기요람』은 또 윤관이 만주의 속평강(速平江)까지 영토를 확장하고 비를 세웠는데, ‘이 비를 증거로 내세워 따지지 못한 것도 한스럽게’ 여기는 기록을 남겼다.
대한제국 말기 매국 단체 일진회(一進會)에 합방청원을 내게 조종했던 일본 대륙 낭인 계열의 도야마 미쓰루(頭山滿)·우치다 료헤이(內田良平) 등이 결성한 극우파 단체가 흑룡회(黑龍會)였다. 일제시대가 좋았다는 일본 극우파의 침략 논리가 이 땅에서 다시 고개를 쳐드는 가운데 맞은 흑룡의 해! 도조 이춘의 심정으로 무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덕일 역사평론가
그렇다면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일본이나 중국에 유리한 해가 아닐까. 이 모든 것은 사람이 새로운 해의
의미를 부여하여 사람의 마음을 새롭게 다지게 하고 희망을 불어넣기 위한 지적유희에 지나지 않은 것은 아닌지..
나라가 뒤집어지는 구테타도 바람직하지 않고 임진란과 같은 외침도 바람직하지 않네요. 혹여 올해 북한의 대대적인 도발이 있을지도 모르니 유의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나라의 흉사를 사전에 경고하여 대비케하여 나라를 안전하게 하는 의미라면 흑룡은 이롭고
나라가 북한의 도발이나 인접국의 압박을 받는 다면 흑룡은 해로운 한해가 될 것입니다.
비록 나쁜 꿈을 꾸어도 해몽을 잘하면 선몽으로 바뀌는 것처럼 만사가 일체유심조가 아닐런지요. 2012-01-04 11:13
전국 대학교수들 “그릇된 것 깨뜨리고…정의를 꿈꾸다”
2012년 01월 02일 (월) 14:14:09 서현욱 기자 mytrea7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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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교수들이 2012년 사자성어로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의 불교용어인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택했다.
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7일부터 16일까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281명 가운데 32.4%가 ‘파사현정’을 선택, 총선과 대선을 앞둔 2012년 한국사회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파사현정은 불교에서 나온 용어다.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유학에서도 파사현정과 비슷한, 척사위정이나 벽사위정을 말한다.
은 2012년 희망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을 추천한 김교빈 호서대 교수(동양철학)가 “파사현정에는 거짓과 탐욕, 불의와 부정이 판치는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강한 실천이 담겨 있다”라며 “내년 한 해, 특히 총선이 온갖 사악한 무리들을 몰아내고 옳고 바른 것을 바로세우는 희망을 담았다”고 해석했다고 전했다.
파사현정이 선정된 배경은 2011년 올해의 사자성어와 겹쳐 읽을 때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 사진설명=김교빈 호서대 교수가 2012년 희망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파사현정’을 조선 영조 때 국가에서 발행한 『四書』(내각판)에서 집자했다. 내각판 『사서』는 세종 때 만들어진 ‘갑인자’를 본으로 삼아 영조 즉위 원년에 다시 15만자를 만들어낸 ‘정유자’로 인쇄한 책이다.(교수신문 캡쳐)
은 “2011년의 사자성어로 ‘여랑목양(如狼牧羊)’을 선택한 교수 가운데 41.2%가 파사현정을 희망의 사자성어로 선택했고, 엄이도종(掩耳盜鐘)을 선택한 교수 가운데는 35.8%가 파사현정을 골랐다.”고 전했다.
여랑목양은 이리에게 양을 기르게 한 격이란 뜻의 ‘여랑목양’은 탐욕스럽고 포악한 관리에게 백성을 맡겨 백성이 잔혹하게 착취당하는 일을 비유한다.
은 “지난 4년간의 정책이 공익을 위한 것이 아닌, 대통령과 가진 자들의 사익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것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공익을 실현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도록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라며 파사현정을 선택했다. 심재상 관동대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회적 정의’를 되찾아 복원시키는 것”이라고 정요근 덕성여대 교수는 설명했다고 전했다.
은 ‘편법’ ‘꼼수’는 가고 ‘정의’가 바로 섰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총선과 대선도 파사현정을 2012년 희망의 사자성어로 선정하게 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배상식 대구교대 교수는 “정의로움이 없는 정치는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없음을 정치꾼들이 알아야 한다”라며 “총선과 대선을 통해 정치꾼은 없애고 진정한 정치가만 남기를 기원한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또 ‘살맛나는 세상’을 향한 교수들의 바람도 컸다고 분석했다. 파사현정 다음으로 교수들이 많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생생지락(生生之樂)’(27.0%)이었다. ‘생생지락’은 『書經』에 나오는 말로, 중국 고대왕조인 상나라의 군주 반경이 ‘너희 만민들로 하여금 생업에 종사하며 즐겁게 살아가게 만들지 않으면 내가 죽어서 꾸짖음을 들을 것이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다.
생생지락을 추천한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생생지락은 조선의 국왕 세종이 추구했던 좋은 나라의 조건이었다. 2012년에는 청년 실업 등 우리 사회를 우울하게 만드는 직장 문제가 잘 풀려서 모두가 살아가기를 즐거워하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박준언 숭실대 교수는 “빈부격차가 심화돼 사회적 갈등이 증폭됐는데 2012년에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상생하며 사는 즐거움을 누리기를 희망한다”며 생생지락을 골랐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 정치는 정치인을 위한 정치로 전락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은 ‘선현여능(選賢與能)’(20.6%)과 ‘인존정거(人存政擧)’(10.3%)는 보다 직접적으로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사자성어로 꼽혔다고 설명했다.
전호근 경희대 교수는 “도덕적으로도 훌륭하고 능력 또한 뛰어난 지도자를 뽑는다면 한국사회도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사는 대동세상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라며 선현여능을 추천했다. 인존정거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최소한의 상식과 도의를 갖춘 사람, 제발 눈꼽만큼이라도 양식과 예의를 갖춘 사람이 국회의원으로 선출돼 병들고 피폐해진 이 땅의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주기를 간절하게 희망한다”고 말했다.
교수신문 2012-01-04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