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강스님! 얼마나 힘드십니까. 얼마나 어깨가 무거우십니까. 하나원 정착교육을 받고 퇴소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하여 매달 250명의 수료생에게 종교를 초월에 이불을 보시하고 계신 스님의 모습이 정말 훌륭하고 감사합니다.

스님께선 정작 옷소매가 떨어진 옷을 입고 계시면서도,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하여 헌신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의 마음 한 켠에 눈물보따리를 숨겨놓고 있습니다. 사선을 넘어 남한에 도착한 새터민을 보면서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 하는 것도 힘든데, 사랑하는 가족과 기약없는 이별을 하고 살아야 하니 얼마나 외롭고 힘들겠냐”며 눈물 짓던 스님의 모습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부처님오신날도 하나원 가족들을 위해 떡 700개를 나눠주더니 올 설에도 또 떡 700개를 보시해 주셨습니다. 하나원 가족들은 그 떡을 먹으면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을 북한의 가족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지었습니다.

또한 많은 새터민들이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을 때 스님께서는 “나도 옛날에 한쪽 폐를 잃었지만, 희망을 놓지 않아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다”며 위로해 주시던 법문은 지금도 새터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정작 옷소매가

떨어진 옷을 입고 있으면서도

탈북주민들 위해 헌신하는

모습보면서 마음 한 켠에

눈물보따리를 숨기고 있습니다

스님, 지금도 잔잔하게 들려옵니다. 스님의 약간 힘든 듯한 작은 목소리, 하지만 깊은 자비심이 느껴지던 법문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하나원에 한 교육생이 간경화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을 때 스님께선 새벽기도를 올리다가 그 생각이 나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지요. 그 마음이 법문소리가 되어 저의 마음을 파고듭니다.

스님, 하나원이 생긴지 12년 만에 불교에서 새터민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게 됐습니다. 타종교에서 이불이며, 밥통, 심지어 냉장고까지 물량공세를 하면서 그들을 선교하려고 할때, 봉사를 하는 우리 불자들은 그저 부럽고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스님 덕분에 그들에게 자랑스럽게 이불을 건네주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우리 불교가 한다는 자체가 뿌듯할 따름입니다.

또한 이불보시를 위해 격려하고 도와주신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스님, 불자들에게도 감사할 뿐입니다.

스님. 새해에는 청안청락하십시오. 끊임없는 스님의 관심은 탈북자들에게는 곧 희망이고, 행복입니다. 올 한해 스님을 따라 탈북자 포교에 전념하겠다는 서원을 세웁니다.

중국과 라오스의 험한 산길을 넘으면서, 비에 젖고, 가시에 긁혀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가면서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도착한 북한이탈주민들입니다. 길이 없어, 다시 먼 길을 돌고, 길을 찾아 헤매면서 죽음의 공포를 몇 번이나 뛰어넘어 찾은 한국입니다. 그들이 그때의 마음을 잊지 않고, 한국사회의 어려움을 헤쳐나가기를 부처님 전에 간절하게 기도 올립니다.

오늘도 탈북자에게 줄 이불 마련에 걱정하고 계실 스님을 생각하면서, 북한이탈주민들이 “스님, 잘 살겠습니다”라며 외치는 모습을 전해드립니다.

“스님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불교신문 2788호/ 2월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