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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大記者 칼럼]깨진 유리창이 되어가고있는 大韓民國 安保

강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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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칼럼] ‘깨진 유리창’

[중앙일보] 입력 2012.03.13 00:00 / 수정 2012.03.13 00:00

문창극
대기자
‘깨진 유리창’론으로 유명했던 제임스 윌슨 교수가 지난주 타계했다. 그의 이론은 한마디로 도시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범죄가 늘어난다는 주장이었다. 깨진 유리창과 범죄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대도시 슬럼가의 빈 건물들은 유리창이 깨진 채 방치돼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런 환경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이 질서에 대해 점점 무감각해지고 거칠어져 그런 심리가 범죄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전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는 그의 이론을 받아들여 대대적인 도시 쇄신 운동을 벌였다. 그 덕분에 뉴욕은 범죄 없는 도시로 변모했다. 사람 마음이란 그런 것이다. 깨끗한 곳에 가면 휴지 한 장 떨어뜨리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지저분한 곳에 가면 나도 똑같이 무심하게 되는 것이다.

 이 나라 안보가 깨진 유리창이 되고 있다. 야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될 사람이 해군을 해적이라고 불렀다. 입 가진 사람이 무슨 말인들 못하랴 하고 지나칠 수도 있다. 그러니 그 당의 대표급 인사가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토론해볼 문제”라고 별일 아닌 듯이 넘어갔다. 깨진 유리창을 지나치듯 말이다.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사람이 야당 대표와 함께 제주 강정마을에 내려가 ‘정권을 잡게 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해군을 협박했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로 인해 “그런 말을 해도 되는 모양이구나” 하면서 국민의 마음이 점점 안보에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이 범죄가 창궐하는 도시를 만들 듯이 그런 말 한마디가 결국은 나라의 국방의식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아니, 의식적으로 그들은 그 점을 노렸는지도 모른다.

 한 나라를 보존케 하는 가치 중 제일의 근본은 국방이다. 국방이 무너져 버리면 민주든, 복지든, 진보든 다 소용이 없게 된다. 이 가치를 위해 때로는 부차적인 가치들이 희생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지금 이 나라가 잘못돼 가고 있는 것 중 가장 심각한 것은 가치의 혼돈이다.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큰 이유가 경제적 이해와 환경문제다. 세계에서 10여 척밖에 안 되는 대형 유람선이 동시에 두 척 접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서 그렇게 설계를 했다. 그런데도 아니라고 떼를 쓴다. 용암이 흘러나와 굳어진 제주 해안이 모두 비슷한 ‘구럼비’ 해안인데 하나밖에 없는 자연환경을 파손한다고 주장한다. 설령 경제적 이득이 생기지 않고, 자연환경이 조금 훼손되더라도 국방을 위해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집이 허물어질지 모르는데 커튼 걱정을 해서야 되겠는가? 그러나 이들은 지엽적 가치를 들고 나와 근본적 가치를 흔들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영화 ‘대처’를 보며 나라를 지키는 원칙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아르헨티나가 영국령 포클랜드를 점령했을 때 영국 내각은 물론 동맹국인 미국도 전쟁을 반대했다. 대처는 미 국무장관에게 “일본이 하와이를 공격했을 때 그냥 넘어가라고 했다면 당신은 그 말을 들었겠느냐, 나라를 지키는 일은 양보할 수 없는 일”이라며 탈환전쟁에 정치생명을 걸었다. 천안함 사건이 터졌을 때, 연평도 포격을 당했을 때 눈치만 보며 보복의 기회를 놓쳤던 이명박 정부와는 너무나 비교가 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 때 “나도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광화문의 촛불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말이 바로 원칙을 무너뜨리고 가치의 혼돈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허물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사회로 변해 가고 있다. 나라를 지키는 것이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선이라는 신념조차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가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느냐, 허무느냐의 대결이 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안보를 중시하는 보수여당조차 넋이 빠져 깨진 유리창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이 정부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탈북자 송환 농성장에 대통령 비서관을 보내고, 국방부 장관이 연평도를 찾아가 북한에 경고하고, 기획재정부 장관이 포퓰리즘을 비판하고 나섰다.

 남은 1년이라는 기간은 결코 짧지 않다. 정부만 정신을 차리고 있으면 이 혼돈에서 나라를 지켜낼 수 있다. 포드 대통령은 임기 종반에 재선을 포기하고 닉슨을 사면해 줌으로써 미국을 분열에서 구해냈다. 그는 “리더십의 궁극적인 시험은 여론을 따라가는 데 있지 않고 당신이 어떤 위험을 택하느냐에 달렸다. 정치적 용기로 인해 패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패배는 용기 없이 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정부의 마지막 임무는 국민이 맡긴 공권력, 즉 나라를 보전하라는 명령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다. 그러자면 눈치나 타협이 아니라 용기가 필요하다. 대통령의 마지막 용기를 보고 싶다.

  • 강길형 한 나라를 보존케 하는 가치 중 제일의 근본은 국방이다. 국방이 무너져 버리면 민주든, 복지든,
    진보든 다 소용이 없게 된다
    2012-03-13 08:54 댓글삭제
  • 강길형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사람이 야당 대표와 함께 제주 강정마을에 내려가 ‘정권을 잡게 되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해군을 협박했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로 인해 “그런 말을 해도 되는 모양이구나” 하면서 국민의 마음이 점점 안보에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2012-03-13 08:55 댓글삭제
  • 강길형 최근 화제가 된 영화 ‘대처’를 보며 나라를 지키는 원칙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아르헨티나가 영국령 포클랜드를 점령했을 때 영국 내각은 물론 동맹국인 미국도 전쟁을 반대했다. 대처는 미 국무장관에게 “일본이 하와이를 공격했을 때 그냥 넘어가라고 했다면 당신은 그 말을 들었겠느냐, 나라를 지키는 일은 양보할 수 없는 일”이라며 탈환전쟁에 정치생명을 걸었다 2012-03-13 08:56 댓글삭제
  • 허태기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나라를 허물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사회로 변해 가고 있다. 나라를 지키는 것이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선이라는 신념조차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가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느냐, 허무느냐의 대결이 되고 있다. 2012-03-13 10:19 댓글삭제
  • 허태기 용암이 흘러나와 굳어진 제주 해안이 모두 비슷한 ‘구럼비’ 해안인데 하나밖에 없는 자연환경을 파손한다고 주장한다. 설령 경제적 이득이 생기지 않고, 자연환경이 조금 훼손되더라도 국방을 위해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집이 허물어질지 모르는데 커튼 걱정을 해서야 되겠는가? 그러나 이들은 지엽적 가치를 들고 나와 근본적 가치를 흔들고 있다. 2012-03-13 10:21 댓글삭제
  • 허태기 불자이면서 전국회의원이었던 이계진씨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절대다수가 자기개인의 이익과 재선을 위해 정치활동을 할 뿐이라고 고백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오늘날 한국의 국회의원은 사기꾼과 같은 집단들이다. 표를 얻기위해서는 적당한 마스크와 언론에서의 교묘한 말재주로 공감을 일으키고 부정적인 면을 들추어내어 가장 정의로운 언어로 신랄하게 비판하고 공격함으로서 국민의 공감을 얻는다. 그럴듯한 외모와 언변 그리고 정의의 천사처럼 행동하면서 국민을 선동하면 어리석은 국민은 그의 성품이나 진실성과는 관련없이 무조건 표를 던진다. 요즘 한XX가 물만난 고기처럼 설쳐대는 것도 이런 수법이 국민들에게 먹혀들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비리를 저지른 것이 뻔함에도 사법부의 막강한 배경과 옹호세력의 절대적인 도움으로 무죄판결을 받고 다시 정치무대에 신바람나게 설쳐대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법치이다. 법이란 약자들에게만 적용되는 낡은 그물과 같은 것인지....

    언젠가 모당 국회의원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도 만들어 넣은 한쪽 눈알이 빠져죽을 지경으로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엄살을 떨면서 병원에서 눈에 안대를 하고 휠췌어를 끌고 다니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나서는 훨훨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한마디로 코메디의 극치였다. 이런 수법은 한때 한보철강의 정회장이 써먹던 비법이기도 했다. 도적놈들 쇼의 분장실이 바로 병원이었던 것이다.

    정치인이란 자기자신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나라도 팔아먹을 위인들이다.
    요즘 그들의 국가관이나 안보관을 보면 얼마나 한심한 작자들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쓸데없이 많은 젊은이들의 앞길을 막으면서 엄청난 국가예산을 소모하는 군대를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공약을 들고 나오는 정치인도 등장할 것 같은 추세이다.
    2012-03-13 11:09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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