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법회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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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금 조연홍 전문포교사로부터 소개 받은 대한불교조계종 전문포교사 지우 허태기 입니다.
저는 포교사로서 군부대의 군인이나 탈북자인 새터민을 대상으로 법회를 해오고 있는 사람입니다.
한 때는 경찰서의 형사분들을 대상으로 법회를 몇번 해본 적은 있으나 여러분들을 모시고 법회를 하기는
이 번이 처음입니다.
오늘은 음력 초하룻날로 새로운 한달이 시작되는 뜻있는 날입니다. 오늘 법문을 해주실 스님께서
사찰에서의 초하룻날 행사관계로 못오시고 대신 제가 오게 되었습니다. 여러분과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 만나 초하루 법회에 임하게 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법회에 앞서 먼저 당.송 팔대가의 한사람인 송나라의 대문장가인 소동파(蘇東坡)의 누이인 소소매(蘇小妹)
라는 여인이 쓴 관세음보살에 대한 예찬문인 관음예문(觀音禮文)을 낭독해 드릴까 합니다. 이 여인 또한
소동파에 못지 않는 뛰어난 문장가입니다. 제가 문장을 낭독하여 드릴테니 여러분들은 귀를 귀우려 들어주
시길 바랍니다. 모두 두손을 모아 합장하십시오.
(낭송)
'지극한 마음으로 머리숙여 예경하옵니다.
메아리 응답하듯 부르는 소리 낱낱이 찾아
고통 구해 주시고
천강에 밝은 달 비치듯 소원 발하는 이 마다
큰 안락주시는 이여
가없는 중생의 아픔
끝없는 중생의 소원
얼마나 애달팠으면 천의 손이 되셨을까
얼마나 사랑하였기에 천의 눈을 하셨을까
한 중생에 팔만의 병고요
한 중생에 팔만의 번뇌인데
항하사 중생의 고통 모두 씼어 주시는
관세음 관세음 자비하신 어머니여
원하옵나니 자비시여
이 도량에 밝아오사
저희들의 작은 정성을 받아 주소서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관세음보살 나무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이제 모두 손을 내리세요)
이 곳이 살벌할 줄 알았는데 차가운 창살안에도 마음꽃이 피었네요.
여러분의 모습에서 이왕이면 보다 아름다운 꽃을 보았으면 합니다.
가장 향기로운 향수는 발칸산맥에서 혹한을 이겨내고 가장 어두운 밤시간(새벽2시)에 피는
장미꽃을 따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입지가 마음 먹기에 따라 가장 아름다운
인생의 향기를 갈무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잘못 마음을 먹으면 혐오스러운 악취를
풍기게 할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오로지 여러분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일까요?
삶이 무엇인지? 왜 태어났는지? 왜 사는지?
죽을 때나 알 것인지.. 아니면 그걸 알기위해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한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이소연'이 러시아의 우주선을 타고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를 보고
"지구의 아름다움에 전율을 느꼈다"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이 그 처럼 아름답고 삶도 아름다운 것인지? 모르겠네요.
삶에 대한 법정스님의 말씀을 잠시 인용할까 합니다.
'삶을 마치 소유물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소멸을 두려워한다.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 때일 뿐,
그러나 그 한 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내일을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이미 오늘 제대로 살고있지 않다는 증거이다.
오늘을 마음 껏 살고 있다면 내일의 근심걱정을 가불해 쓸 이유가 어디 있는가.....'
이는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는 법정스님이 쓰신 책 내용의 일부분입니다.
어떤 사람이 28세에 내란 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사형집행을 기다리던 그에게 마지막 5분이 주어졌습니다. 그 때 그는 주어진 5분을 마지막 인사에 2분,
살아온 생활과 생각정리에 2분, 그리고 땅과 자연을 둘러보는데 1분을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인사 후 3분 동안 어디를 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으로 5분의 시간을 다 쓰고 말았습니다.
사형장으로 끌려가면서 그는 지난 28년의 세월을 아껴쓰지 못한 것을 깊히 뉘우쳤습니다.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에 극적으로 황제의 특사로 풀려난 그는 시베리아로 유형생활을 하는 동안 '마지막
5분'을 절실히 뉘우치고 시간을 소중하게 쓰게 되었습니다. 그처럼 처절하고 절박했던 5분의 기억이 그로
하여금 후일 "죄와 벌" "카라마죠프의 형제들" 등 불후의 명작을 남기게 된 '도스도예프스키'였던 것입니다.
오늘날은 인간수명이 많이 늘어나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100세까지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고 했습니다. 사람의 평균 수명을 칠십
으로 보고 삶의 시간표를 정리해보면,
하루 8시간씩 잠자는데 23년, 먹는데 8년, 이동하는데 6년, TV 등을 보는데 3년, 집안 일 5년, 물건 찾는데
1년, 기타 활동 24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70년을 살아도 우리의 삶은 불과 24년 뿐입니다.
게다가 철모르는 어린애인 때를 빼면 더 짧은 시간입니다. 삶은 이처럼 이슬 같고 서리같은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있습니까? 이는 저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생각대로 되는 일도 없으며, 생각대로 않되는 일도 없습니다.
생각했다가 포기해버리면 미치지 못하고, 집념을 가지고 노력하면 반드시 성취하기 마련입니다. 100도가
되어야 김이 나듯이 80도나 90도 심지어 99도가 되도록 물을 끓여도 김은 나지 않습니다. 김이 나는 100도
와 김이 나지 않는 99도는 단 1도의 차이지만 이는 바로 하늘과 땅의 차이입니다.
쉬지않고 길을 가는 자에게는 다다름이 있고, 노력하는 자에겐 반드시 대가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불가(佛家)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생사대사(生死大事)무상신속(無常迅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사 즉, 삶과 죽음 만큼 큰일은 없다. 모든 것은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뜻입니다. 내가 젊을 때, 그 젊은
에너지로 원 없이 노력하고, 원 없이 일하고, 후회 없는 참된 인생을 즐기세요. 그리고 더불어 봉사하는 삶을
사세요. 진정한 기쁨은 봉사하는 삶 속에 있다고 합니다.
죽음을 맞이해서는 이제는 편히 쉬겠다는 생각으로 남은 여생을 최선을 다해 사세요.
꽃은 지기에 아름답고 인생은 죽음이 있기에 역사에 길이 빛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많은 어려운 경험들을
하고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심지어 남이 경험하지 못하는 감옥생활도 하고 있지 않으세요. 이제 앞으로 여러
분들이 새로이 경험하면서 살아갈 길은 출소하면 사회에 적응하는 어려운 가시밭길을 헤치고 보다 행복한
삶을 개척하여 누리는 한편, 어렵고 고통받는 그늘진 삶을 사는 사람들을 도우며 보살피는 봉사의 삶을 살아
가세요. 그리하여 죽음에 임하여 내가 이 세상에서 태어나 정말 원 없이 노력하고 가치있는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았노라고 자위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세요. 삶은 잠깐이고 죽음은 순식간에 여러분 앞에 다가옵니다.
한 때 세계적인 대 재벌이었던 미국의 '록펠러'는 33세에 백만장자가 되었고,
43세에 미국의 최대부자가 되었으며, 53세에 세계 최대의 갑부가 되었지만 그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55세에 그는 불치의 병으로 1년 이상 살지못한다는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최후검진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갈 때, 병원로비에 걸린 액자의 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주는 자가 받는 자 보다 복이 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마음속에 전율이 생기고 눈물이 났습니다. 선한 기운
이 온몸을 감싸는 가운데,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조금 후,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되었는데 입원비 문제로 다투는 소리였습니다. 병원측은 병원비가 없으면 입원이 안된다고 하고 환자 어머
니는 입원시켜달라고 울면서 사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록펠러는 곧 비서를 시켜 병원비를 지불하고 누가
지불했는지 모르게 했습니다.
얼마 후, 은밀히 도운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되자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록펠러는 얼마나 기뻤던지
나중에는 자서전에서 그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저는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습니
다." 그 때 그는 나눔의 삶을 작정합니다. 그와 동시에 신기하게도 그의 병이 사라졌습니다.
그 뒤 그는 98세까지 살며 선한 일에 힘썼습니다. 나중에 그는 회고 합니다. ' 인생의 전반기 55년은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벽암록'이나 '톨스토이' 단편집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내 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
"내 삶에서 가장 절정의 날은 언제인가?" "바로 오늘"
"내 생애에서 가장 존귀한 순간은 언제인가?" " 바로 지금 이 순간"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을 다가오는 오늘이다. 그르므로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삶의 전부로 느끼며
전심전력으로 살아야 된다고 하였습니다.
해인사 법보전 주련에 걸려있는 내용입니다.
'원각도량하처(圓覺道場何處),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是), 숨쉬고 있는 지금 바로 이자리' 라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숨쉬고 있는 이 순간순간이 내 삶의 모든 것. 숨 한번 들이쉬었다가 내뱉지 못하면 즉시 저승이라!
지금 이자리에 그대 모든 것을 바치라. 그리하면 그대 서 있는 자리가 곧 행복의 땅이 되리니... 임제선사의
말씀입니다.
여러분이 외롭고 힘들 때면 기도하세요. 그냥 기도하세요.
고향에 계신 부모를 위하여, 누이동생을 위하여, 아니면 여러분처럼 불우한 이웃이나 동료를 위하여 기도
하세요. 기도야말로 여러분의 영혼을 맑히는 가장 아름다운 행위입니다.
여러분이 죽음에 임하거나 고통의 질곡에서 헤매일 때, 여러분을 위해 누군가가 눈물을 흘리면서 진심으로
기도해주는 사람이 단 한사람이라도 있다면 여러분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한생을 성공적으로 사신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남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십시요. 그러면 여러분은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기도의 위신력은 시공간을 뛰어 넘는 것입니다.
미국에 유학간 아들이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부모는 영문을 몰라 애가 타서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소식을 알 수가 없자 그저 부처님전에 몸 마음 다해 자식의 안녕기도만 빌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주일 쯤 뒤,
아들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몸이 아파 응급실로 실려가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데 어머니가 간절한 마음으로
절 올리는 모양을 꿈속에서 선명히 보았다고 합니다.
미국의 유명한 의학전문지 '메디칼 저널'에 실린 연구결과입니다.
의학자인 "버드"는 10개월 이상 기간동안 병원밖에서 올린 기도의 효과를 측정하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기도의 대상이 된 환자들에게 기도대상이라는 사실을 알지못하게 하고, 기도하는 사람에게도 다만 이름만 알
려주고 환자가 누군지도 모르게 하였습니다. 기도대상자들은 모두 고질병환자(기관지, 호흡곤란, 페부종 등)
로서 상태가 극히 악화일로에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10개월 뒤, 기도대상 환자들은 증상이 호전되고 항생제 투여량이 1/5로 감소되었습니다. 다른 환자와 현저한
차이로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이후 "해리스"라는 사람도 12개월동안 비슷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비슷한 결
과를 확인하였습니다.
1996년 6월 24일자 '타임즈'의 보도내용입니다.
캘리포니아 패시픽 의학센터에의 보완의학 연구소장 "타거"와 "시커"는 에이즈로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도에 대한 실험을하였습니다. 기도를 자원한 사람들에게 40명의 치유할 환자의 이름과 사진을
주고 일체의 통신 및 개별접촉을 금지하고 하루 한시간씩 일주일 중 6일동안, 총 10주간의 원격치유기도를
수행하였습니다. 기도자들은 매주 돌아가며 환자들을 바꾸었습니다. 6개월동안 원격치유 기도 후 분석결과
원격기도치유를 받은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악화된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가 4:1의 비율로 현저히
감소되었고, 병동입원일자도 줄어들었습니다. 그 기간중 기분도 좋아졌다고 합니다. 기도를 받은 AIDS환자
그룹은 한명도 죽지 않았으나 그렇지않은 그룹의 환자는 40%가 죽었다고 합니다. 실험결과 원격치유기도
의 효과가 분명히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입니다. 기도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불가사의한 힘이
작용함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물인 것입니다.
'천인소지 무병이사(千人所指無病而死)' 란 말이 있습니다.
여러사람에게 몹쓸 짓을 하면 몸에 병이 없어도 죽는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세상에 태어나 단 한번 주어진
소중한 인생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할지언정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살아서야 되겠습니까? 진정
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
는 사람이 되셨으면 합니다. 바야흐로 봄을 맞이하여 여러분 각자의 인생꽃, 행복의 꽃을 피우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2012년 3월 22일 대한불교조계종 전문포교사 지우 허태기 합장 -
성불하십시오. 철우 배효준합장 2012-03-23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