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 만의 大變新--조계종 僧侶 교육제도
강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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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佛典 대신 태블릿 PC… '
인강(인터넷 강의)'에 빠진 스님들
해인사(합천)=이태훈 기자
[오늘의 세상] 佛典 대신 태블릿 PC… '
인강(인터넷 강의)'에 빠진 스님들
해인사(합천)=이태훈 기자
[오늘의 세상] 佛典 대신 태블릿 PC… '
인강(인터넷 강의)'에 빠진 스님들
해인사(합천)=이태훈 기자
입력 : 2012.03.30 03:03 | 수정 : 2012.03.30 08:30
[조계종 승려교육, 1600년 만의 대변신]
사찰별 도제식 교육 벗어나 아이패드로 불교강의 듣고 과제제출·질의응답 등 소통
생태철학·여성주의 등 불교 이외 과목 배우고 시험은 주관식·논술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불교계에선 '산등성이 하나만 넘어도 가풍(家風)이 다르다'고 했다. 그만큼 각 사찰별로 진행된 도제식 교육 시스템의 개성이 강했다.

그러나 이젠 동영상 강의, 태블릿PC 등 뉴미디어를 활용한 첨단 강의가 넘쳐난다. 표준화다. 고요한 산사(山寺) 안, 한반도에 불교가 전래된 지 1600년 만에 승가 교육의 대변신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아이패드, 스마트캠퍼스
경북 김천의 비구니 사찰 청암사. 강의실의 사미니(예비 비구니) 스님들은 책상 위에 한자 빽빽한 경전 대신 아이패드를 올려놓고, 펜 대신 손가락 터치로 책장을 넘기고 화면을 전환하며 공부한다. 태블릿 PC와 초고속 인터넷망을 활용해 모든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스마트 캠퍼스'다. 청암사는 현재 도서관까지 무선인터넷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 공사를 하고 있다. '전자수업(e-learning)', 강의 동영상 다시보기와 수업 자료 공유 등은 기본에 과제 제출, 질의응답과 댓글 게시도 모두 아이패드를 통해 쌍방향으로 이뤄진다. 청암사 승가대학장 지형 스님은 "최신 정보에 밝은 젊은 학인 스님들과 학문이 깊은 강사 스님들이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3월 경기도 용인 화운사에 문을 연 국제불교학교는 영어로 불법(佛法)을 전할 비구니 스님들을 양성하는 영어전문교육기관이다. 원어민 교사들이 상주하며 모든 생활과 교육을 영어로만 진행한다. 현재는 2기생이 입학해 총 19명이 영어로 '열공' 중이다.
◇"현대사회 요구에 응답해야"
승가교육의 변화는 시대변화에 맞추기 위해서이다. 과거 사찰에서 행자들은 4년간 주요 경전을 서당식 암송으로 배우면서 승려가 됐다. 그러나 사찰별로 교재로 삼는 경전의 판본 등은 조금씩 달랐고, 강의 수준이 들쭉날쭉한 점도 문제였다. 3년 전 조계종 교육원장을 맡은 현응(玄應) 스님은 '정혜쌍수', '지계청정' 등의 한자어 슬로건을 '자비를 구현하고 사회와 역사에 부응하는 승가 교육'으로 바꾸면서 교육과정 표준화를 시도했다.
교육원 교육부장 법인(法忍) 스님은 "윤리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불교 사상에도 정통한, 시대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스승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스님들의 기본 소양을 갖추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6개 중 9곳서 표준교과과정 시행
교육원은 우선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 등 기본 6개 범주에 39개 교과목으로 표준교과과정을 만들었다. 현재 총 16곳의 사찰 승가대학 중 9곳에서 시행 중이다. 해인사·송광사·수덕사·범어사·불국사·쌍계사·봉녕사·동학사·청암사 등 명망과 전통을 두루 갖춘 곳이다.
교과 내용도 한글화·현대화했다. 이제 스님이 되려면 생태철학·서양철학·여성주의뿐 아니라 세계불교사·불교영어 등도 배워야 한다. '포교방법론' '세계종교의 이해' 등 외부 전문가 강의는 동영상으로 보고 '조계종 디지털대학'에서 언제든 복습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더불어 스님이 되는 관문인 승가고시도 과거의 암송형·객관식 문제와 더불어 '불교와 시대정신' '불교와 사회' 등에 대해 주관식·논술형 문제도 출제하고 있다.
해인사 승가대학 4학년 성준(成準) 스님은 "초기불교 등 다양한 최신 불교 연구 성과들을 접할 수 있게 된 점은 매력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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