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赤化統一!>
선거결과표를 보니 참 묘한 생각이 든다.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남한이 온통 붉은 색으로 도배됐다. 그러고 보니 북쪽도 벌겋고 남쪽도 벌겋게 변했다. 분단 이후 최초로 적어도 색에 있어서는 말 그대로 적화통일(赤化統一)이 달성된 샘이다. 더구나 꽃샘추위를 이기고 온 산천에 진달래마저 흐드러지게 피었으니 바야흐로 한반도는 붉은 천지가 됐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새누리당에서 실수로 남의 깃발을 잘못... 든 것인가? 아니면 국민들이 색맹(色盲)이 되어 보수는 붉은 색의 상징을 망각하고, 진보는 새누리당을 자기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가? 그것도 아니면 지겹도록 세뇌 받아왔던 Red Complex를 단숨에 극복해 버린 것일까? 아니 어쩌면 좀 더 고차원적으로 붉은 색은 그저 이름이 RED일 뿐이며, 이념이라는 실재(Realty)는 ‘색’이라는 이름을 초월해 있다는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이번 선거를 계기로 우체통이 붉다고 빨갱이가 아니며, 진달래가 붉다고 공산당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아무 죄 없는 애꿏은 'RED'를 놓고 얼마나 가혹하게 저주하고 억압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 해 왔던가? 이제는 알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되풀이 해왔던 RED를 향한 마녀사냥이 얼마나 웃기는 희극이었는가를!
앞으로는 제발 낡아빠진 색깔공세 같은 것은 집어치우고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하는 선거문화가 꽃피기를 기대해 본다.
서재영박사 트윗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