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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심 보살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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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간 감기몸살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몹시 힘들어하고 있는 중이다.
오전 중에 갑자기 금강심보살로부터 전화가 왔다. 청화대의 뒷산 경비를 맡고 있는 경비단 예하 모 대대의 군 법회(수요일)에 스님을 대신하여 법문을 해달라는 것이다. 당일 법회담당 스님(00사 주지스님)께서 갑자기 일이 생겨 법회에 참석치 못하게 되었으니 나더러 대신 법회를 맡아 달라는 것이다. 이런 일을 몇번 경험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제일 걱정은 사전에 법문준비를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달력을 쳐다보니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몸이 너무 피곤해서 그다지 내키지 않았으나 금강심보살님의 간곡한 요청에 못이겨 그렇게 하겠다고 승낙하고는 점심식사를 하고 법회내용을 간단히 준비하고 법복을 챙겨서 피로한 몸을 끌고 집을 나섰다.
전철편으로 정릉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약속한 장소에서 금강심보살과 봉사하는 거사님과 보살님 한분을 만나 미니밴 차에 합승하여 군부대로 갔다.

대대장실에 잠시들려 대대장과 차담을 나누다가 3시부터 시작하는 법회에 참석하기위해 따로 마련된 건물인 종교회관으로 갔다.  산비탈의 좁은 공간에 마련된 시설로 교회식 의자가 갖추어진 곳으로 50명정도면 자리가 꽉차는 좁은 공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병사들이 경계근무를 서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참석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곳에서 종교별로 날짜를 바꿔가며 종교행사를 하는 것 같다. 

 

법회시간이 되자 좁은 건물의 공간을 50여명의 병사들로 꽉찼다.
내가 앉아 있을 곳이 마땅한 데가 없어 법단 뒤편에 있는 작은 창고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옷을 갈아입고 나와보니 빈자리가 없어 할 수 없이 법단에 서서 법회진행을 하려고 하는데 금강심보살이 목탁을 들고 법회의식을 맡아서 진행한다. 피아노반주는 동행한 보살님이 하였다. 의식진행 중에 청법가는 생략하라고 하였더니 기어코 청법가를 부르게 한다.
할 수 없이 나도 부처님의 탱화가 모셔진 불단을 향하여 청법가를 같이 불렀다. 내주제에 청법가를 들으면서 법문할 처지가 아닌 것은 너무나 잘 안다. 

 

내가 다니는 원찰인 길상사에서 법정스님께서 살아 계실 적에 법회를 하는 것을 보면 청법가를 할 때 스님은 절대 법단에 오르지 않으셨다. 법단 아래에 계시다가 청법가가 끝나면 법상에 오르곤 하는 모습을 익히 보아왔던 것이다. 그만큼 스님께서 하심하셨던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아온 내게 청법가는 가당치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금강심보살이 굳이 재가자인 나를 법단에 세우고 청법가를 부르게 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 중에는 군인불자들로 하여금 교육목적상 그랬을 것이고 또 하나는 나에 대한 무언의 압력이었다. 군인불자들이 너를 향해 청법가를 부르니 너는 법사로서 제대로 된 법문을 하라는 무언의 메세지인 것이다.

 

기운이 없어 비실대던 나는 이런 분위기에 정신이 바짝 들었다.
40분간에 걸쳐 어떤 내용을 말하는 것이 제일 효율적인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기운을 내어 법회를 진행하였다.  
법회가 끝나자 다시 병사들로 하여금 내게 반배의 예를 올리게 한다. 이건 완전히 나를 교육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군법회시에는 더욱 똑바로 하도록 하라는 무언의 압박이었다.
금강심보살은 나와 근 10년간 의정부지역에 있는 군부대(대대급)에서 봉사하는 보살님들을 모시고 와서 병사들의 간식을 제공하면서 나를 도와 군법회를 이끌어가는 분이다. 오늘도 병사들의 간식으로 순대와 음료수를 준비하였는데 순대 맛이 일품이었다. 

 

이와같은 금강심보살의 한결같은 봉사정신에 꼼짝 못하고 지금까지 의정부 지역의 군부대에서 근 10년 가까이 월1회 정기법회를 맡아오고 있는 것이다.
오는 5월달 2번째주 일요일에는 연화사의 스님을 모시고 1년만에 한번씩 진행하는 수계법회를 나와 스님이 같이 진행하게되어있다. 이런 일도 금강심보살님이 적극적으로 활동해서 이루어지는 일인 것이다. 그러면서 가끔 다른 부대 법회시에 법사가 사정상 못나올 경우 나를 불러내는 것이다. 

 

금강심보살과 나의 인연은 같은 동산불교대학 동기이다.
당시 공부를 할 때에 지금도 그런편이지만 몸이 아파 걸핏하면 공부시간에 빠져나가 3층으로 올라가 불상을 향하여 절하면서 아픈 순간을 넘기곤 하였다. 졸업할 때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내게 무진장스님께서 주시는 학장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그동안 제출한 레포트 덕분이라고 한다. 그 덕으로 동산의 법사과정인 근본불교교육 3년동안의 장학 혜택을 받아 무료로 2년정도 다니다가 건강상 중도 하차 하고 말았다. 
이렇게 부실한 나를 어떻게 보았던지 지금 나가고 있는 군부대에  매월 법회를 맡겠금 한 사람이 금강심 보살이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 코두레를 씌운 셈이다. 

 

당시에 불자 가수인 송춘희 포교사가 그 부대에 음성포교를 잘 하고 있었는데
사정상 법회를 못하게 되자 대타로 내가 그자리를 맡게 된 것이다. 지금 활용하고 있는 군부대 앰프시설도 송춘희포교사가
2백여만의 돈을 들여 마련한 것이다.   

 

금강심 보살은 어찌보면 나를 공부시키는 보살이다.
언젠가 부군의 건강상 이유로 한동안 군법당에 못나온 적이 있는데 어느날 군법회에 참석차 법당에 들어서니 어떤 보살님 한분이 부처님께 지극정성으로 절을 올리고 있었다. 뒷모습이 꼭 금강심보살을 닮았다고 생각하고 바라보는데 절을  마친 보살이 다가오느데 보니 금강심보살이었다. 안부를 물으려 하는데 그동안 개인사정으로 법회에 참석치 못해 죄송하다면서 내게 정중하게 삼배의 예를 올리는 것이었다. 황당스러운 가운데 엉겹결에 맞절을 한 적이 있는데 보살의 이런 행동은 예상을 뛰어넘는 일로 사람을 무척 당황하게 하는 것이다. 

 

금강심보살은 경불련 이웃돕기 운동을 통한 독거노인돕기나 다문화가정 자녀돕기. 논산훈련소를 비롯 전국의 군부대나 교도소 및 경찰서를 비롯하여 심지어 탈북자들을 도우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실로 광범위하고도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불자의 삶을 살아가는 보살이다. 몇년전부터 거사님이 풍을 맞아 몸이 불편한 가운데도 불구하고 봉사의 삶을 여일하게 살아가는 분이다.  

 

청화대 경비대대에서의 법회를 마치고 차를 타고 오는데 오늘 법회를 맡은 00사 주지스님께 들릴 일이 있다고 하면서 같이가서 인사를 드리자고 한다. 내가 농담삼아 스님께서 군법회에 가끔 사전 예고없이 펑크를 내는 바람에 그때면 내가 갑자기 법회에 참석하게되어 법문준비로 당황할 경우가 많은데 이번 기회에 단단히 한말씀 드려서 앞으로는 그런일이 없도록 해야겠다고 농담삼아 한마디 하였더니 꼭 그렇게 얘기 해달라고 했다. 00사에 도착하여 스님께 인사를 드리려는데 금강심 보살이 먼저 법당에 가서 삼배를 하고 오라고 가르친다. 

 

대웅전 안의 법당에서 삼배를 올리고 법당주변을 살펴보니 불사를 아주 잘 해놓고 있었다.
주지스님 방으로 가서 스님께 삼배를 올리고 스님께서 딸아주시는 차를 마시면서 말씀을 나누고 있는데 금강심보살이 주지스님께 단단히 한말씀 드릴 것이 있다고 해놓고 왜 아무말도 안하느냐고 민망스러운 얘기를 꺼낸다. 아마 스님과 격이없는 사이라 그런 것 같았다. 나는 웃으면서 스님의 상호가 너무 좋아 할 말을 잊어버렸다고 대답하고는 순간을 넘겼다. 

 

사실 스님의 천진스러운 웃는 모습이 나한상을 닮았다.
금강심보살이 군부대 불단의 향로를 교체해야겠다고 하니 비용을 물어보고, 그자리에서 향로값 20만원 외에 30만원을 더 주시면서 봉사활동에 보태쓰라고 하시면서 나에게는 자주 들려서 포교현장의 얘기를 들려달라고 하신다.  참으로 상이 없고 순수한 분이셨다. 많은 스님들이 이 스님처럼 포교에 적극적이고 관심이 많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강심보살을 통하여 나는 가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다.
금강심 보살님의 포교를 위한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통한 그녀의 행이 나로 하여금 많은 것을 일깨우게 하는 것이다.

 

 

- 2012년 4월 18일 수요일 / 지우 합장-

 

 

  • 강길형 금강심 보살님,지우 포교사님 두분 대단한 불심으로 포교하고 게십니다, 도선_()_ 2012-04-20 17:38 댓글삭제
  • 허태기 저의 경우는 포교사이면 누구나 하는 일입니다. 다만 금강심 보살만은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위해 안다니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이 놀라울 뿐입니다. 2012-04-20 18:44 댓글삭제
  • 김혜숙 금강심 보살님의 보살행과 지우 포교사님의 글을 통하여 감동을 받습니다.
    자각의 시간입니다.. 감사합니다.
    감기는 대접을 잘 하시어 보내시고 빠른 쾌유를 빕니다_()_
    2012-04-20 22:01 댓글삭제
  • 김영만 금강의 굳은 신심의 불법인연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_()_ 2012-04-21 09:38 댓글삭제
  • 허태기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12-04-21 11:24 댓글삭제
  • 허태기 감사합니다. 성불하십시오. _()_ 2012-04-21 11:25 댓글삭제
  • 배효준 지우포교사님, 금강심보살님은 진정한 보살이십니다.좋은글 올려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성불하십시오
    철우배효준 합장
    2012-04-27 13:20 댓글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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