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의 이해]12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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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자/파사분(破邪分)
이제부터 관자재보살에 이어 반야심경의 두 번째 등장인물인 사리자가 등장한다.
사리자는 반야심경에서 관자재보살의 설법을 듣는 사람으로 소승불교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사리자는 사리불(舍利弗)이라고도 하며, 범어로 사리푸트라(Sariputra)라고 번약한다.
사리자는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의 한 사람으로,지혜제일의 제자이다. 아마도 사리자가 지혜 제일이기에
반야심경의 반야지혜를 상징하는 의미로 사리자가 등장된 것 같다.
사리자는 부처님의 제자가 되기 전에 육사외도 중의 한 분인 '산자야 벨라티풋타'의 제자로,목건련과
함께 회의파의 교단에 속해 있었다.
어느 날 라자그리하 북문 근처에서 탁발을 하고 돌아가던 석존의 제자 아쉬바지트[馬勝]를 만나 그 단정한
위의에 감복한 나머지 사리불은 그에게 스승이 누구이며 그 스승은 어떠한 가르침을 펴는가를 물었다.
이에 대해서 아쉬바지트는 자신이 샤카 족 출신의 위대한 사문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으며 불법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기에 그 가르침을 상세하게 전할 수 없다고 하면서, '모든 것은 원인에서 생긴다.
진리의 체현자는 그것들의 원인을 설법하신다. 또 그것들을 멎게 하고 멸하는 법도 설하신다.
위대한 수도자는 이렇게 설법하신다.' 는 게를 외었다.
법에 관한 부처님의 이러한 가르침을 듣고 크게 느낀 바가 있었던 사리자는,
돌아와서 목건련과 상의를 한 다음 산자야 스승의 만류를 뿌리치고 제자 250명과 함께 부처님께 귀의하기에
이르렀다. 산자야는 이때 그 분함을 이기지 못하여 입에서 피를 토하고 죽었다고 한다.
최근 출판된 자이나교의 옛 전승(傳承)인 『이시바샤임』이란 책에는,
'붓다 아라핫트 선인인 사리불의 가르침' 이라는 것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자이나교를 비롯한 다른
교단에서는 사리불을 부처님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사리불은 부처님 제자들 가운데 지혜가 뛰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리불은 목건련과 함께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 부처님보다 먼저 입멸했다고
전해진다.
두 사람이 모두 부처님보다 나이가 많았으며 석존의 입멸 장소에 두 사람의 이름이 나와 있지 않은 것을
보더라도 이것은 사실이라 할 수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두 제자의 죽음에 대해
“두 사람의 죽음으로 모든 비구들이 허전해 하는 것 같다” 라고 술회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교단에서 지혜가 가장 출중한 사리불이 반야심경에 등장하여 관자재보살로부터 반야 지혜에 대한
법문을 듣는 것은 반야심경의 반야지혜야말로 사리불의 지혜보다 더 큰 대지혜를 의미한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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