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수계법회를 마치고..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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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불자들을 대상으로 수계가 있는 날이라 아침에 택시를 타고 송추에 있는 군부대로
갔다. 60명의 불자가 수계를 받기로 되어있는데 일부 인원이 경계근무로 파견 나갔다고
한다. 경희대학 뒤에 있는 연화사의 묘인스님과 2번째 주 법회를 담당한 새로오신 비구니
스님을 모시고 내가 집전과 사회진행을 하면서 수계법회를 무난하게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육법공양을 위해 일부러 여자 법사님이 오셔서 여법하게 불단에 공양을 올림으로써 행사
를 더욱 빛나게 했다. 동석한 경불련소속 사무국장님이 수계받는 병사들을 위해 예쁜 합장
주를 미리 준비해 와서는 나눠 주었다.
법회가 끝나고 대기실에서 백호대대 대대장을 초청하고 스님들과 함께 보살들이 정성스럽
게 마련해준 국수와 시루떡과 과일을 들면서 덕담을 나누었다. 12시가 조금 지나자 먼저 양
해를 구하고 부대정문을 나서 택시를 타고 다시 길상사로 갔다. 길상사의 초심자를 대상으
로 한 반야심경과 천수경교육을 위해 서둘렀지만 예정시간 보다 30분 늦게 도착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는 불자님들께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자리에 앉았더니 보살님 한분이
스승의 날을 위해 자그만 선물을 마련했다고 내게준다. 나는 여러분과 같은 도반이니 이런
선물을 하지않아도 된다고 하고는 일단 주신 것이니 감사하게 받겠다고 인사를 했다. 생각
지도 않는 선물을 받으니 내가 그동안 강의를 한 보람이 있음을 느꼈다.
나는 새신도 교육을 하면서 전혀 권위를 내세우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같은 도반으로 먼저
불교에 입문한 사람으로 내가 아는 내용을 성심껏 알려드리고 또 같은 도반의 입장에서 궁
금한 것을 서로 묻고 대답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교육방식으로 진행함으로서 새신도들로
부터 호감을 사고 있는 편이다. 교리를 넘어서 이제는 생활문제까지 불교적인 입장에서 어
떻게 풀어갔으면 좋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나오는 정도이니 많이 진전된 셈이다. 군부대에
서 돋보기를 두고 왔기에 당황스러웠지만 오늘은 사성제를 강의하는 날이어서 사성제에
대한 강의를 절반 정도 하고 신도님들의 요청으로 질의응답시간을 가진 것이다. 이런 시간
을 신도들이 대단히 좋아했다. 스님께 일일이 질문할 수 없는 내용을 내게는 무엇이든 질
문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예정시간 보다 30분을 초과한 한시간 반에 걸친 새신도 교육을 마치고 도반의 차에 편승하
여 도봉동행 버스정거장에 내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금강심 보살에게 전화하여
군부대 법당에 두고온 나의 돋보기에 대해 알아볼 것을 미리 부탁하였는데 확인을 해보았
더니 다행히 찾아서 보관하고 있다고 하고는 오늘 군부대 수계법회가 너무 잘 진행되었다
고 하면서 고마워하길래 모두가 보살님과 스님의 덕분이라고 말해주었다. 무슨 일이든 최
선을 다하면 보람과 즐거움이 따르는 법이다.
- 불기 2556년 5월 13일 지우합장 -
불교의 희망이 보이는듯 대단하십니다. 2012-05-14 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