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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개의 달

허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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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개의 달

 

한 선사는 붓다를 만나면 붓다를 죽이라고 하였으나

오늘의 달빛은 달의 가장 밝은 데와 가장 어두운 데를 한 길로 건너간다.

권위의 허울을 맹목하지 말라. 사무치는 열의를 모르는 바 아니나

깨치려는 자여, 시대를 읽어내고 길을 찾으라.

 

세개의 달을 한 길로 벗어날 때, 그대 죽임과 피의 문장을 버리라.

죽은 붓다를 만나면 죽은 그이를 살리고

죽은 어머니를 만나면 죽은 어머니를 살리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면 내가 죽으리라.

그것이 본래의 마음이요 지금의 마음이요 미래의 마음이라네.

여기가 저기이고 저기가 여기이니

와서 보라, 세 개의 달 속에서 연화장 꽃밭이 어떻게 부처를 키우는지

보고 기억하고 건너가라, 깨어난 자 걷는 자 벗어난 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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