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자승스님과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108 참회정진을 하고 있다. 김형주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재임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아울러 현 임기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기에 여연하다보면 개혁과 쇄신이 어려운 상황에서 소신껏 개혁과 쇄신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총무원장 스님은 오늘(5월25일) 아침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최근 현안과 관련한 전국 교구본사 주지 스님 108배 참회정진에서 이렇게 밝혔다.

총무원장 스님은 참회정진이 끝난 직후 인사말을 통해 1년 반 정도 남은 총무원장 임기를 환기시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재임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임기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결심의 이유에 대해 “종단의 책임자로서 완성할 수 있는 것과 완성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잘 안다”며 “재임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건 부질없는 욕심”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성과 쇄신이라는 든든한 기강이 조성되고 여법한 승계를 생각할 때 소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
이에 앞서 “초파일을 앞두고 교구본사 스님네들이 다양한 일정과 어려운 일정도 다 마다하고 이 법석에 동참해 마음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저의 부덕함으로 스님들에게 많은 아픔을 줘서 다시 한 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참회의 입장을 전했다.

다만 “6월초 종단 쇄신안을 공포할 예정”이라며 “50년이란 통합종단 기간 동안 무엇이 미흡하고 무엇을 자성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은 그간의 악습이나 폐단을 쇄신해야겠다는 일념을 명심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본사의 적극적인 동참과 실천을 당부하며 “과거의 행동과 사고방식으로는 한국불교의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지금 고초의 시간을 미래를 향한 성장의 토양으로 삼아 역사적 모범을 함께 이루어 나가자”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참회정진에는 24개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이 동참해 총무원장 스님과 함께 정진했다. 참회정진을 마친 뒤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원행스님은 발원문에서 “승가공동체 정신 회복과 종단의 안정을 위해 공업중생의 정신으로 힘을 모아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계종 총무원 홍보팀이 배포한 총무원장 스님 공식 인사말 전문

승가공동체 회복과 종단 안정을 위한
교구본사주지 108참회 정진 총무원장스님 말씀

“저는 재임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또한 임기에도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6월초 종단 쇄신안 발표”, “역사적 노고를 함께 이루어나가자.”

초파일을 앞두고 교구본사 스님들께서 다양하고 여러 어려운 일정을 마다하고 오늘의 법석에 동참한 것에 대해 마음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의 부덕함이 스님들에게 번거로움만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제가 총무원장에 취임한 지 어느덧 2년 반이 지났고,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았습니다. 저의 임기와 관련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재임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또한 임기에도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종단의 책임자로 있는 동안 완성할 수 있는 것도 완성할 수 없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임을 통해 이루겠다는 것도 부질없는 욕심입니다. 자성과 쇄신이라는 든든한 기반이 조성되고 여법한 승계를 생각하면 소임의 기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50년이란 통합종단이라는 시간동안 우리가 무엇이 미흡하고 무엇을 자성하고 쇄신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교구본사 주지스님들은 그동안의 악습과 폐단을 근절하고 쇄신하겠다는 일념을 일선에서 항상 염두하고 계셨을 것입니다.

6월 초에 수많은 관심 속에서 종단 쇄신안을 공포할 예정에 있습니다. 종단에서 발표하는 쇄신안이 제대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교구본사의 적극적인 동참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는 사고방식으로는 한국불교의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없습니다. 지금 이 고통의 시간을 미래를 향한 성장의 아픔으로 삼아 역사적 노고를 함께 이루어나가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바쁘신 일정과 이른 아침에 108참회 정진에 동참해 주신 교구본사 주지스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미 보내드린 말씀 전문과 같이 총무원장스님의 말씀은 “임기에 연연하다보면 개혁과 쇄신이 어려운 상황에서 눈치 보지않고 소신껏 개혁과 쇄신에 매진하겠다는 뜻이다.”

또 현재 총무원 집행부는 종단 쇄신안 발표를 위한 내용을 마련하고 있으며, 부처님오신날 이후 전체 차,팀장 논의와 교역직 스님들 전체 논의를 거쳐 6월 초 공식적인 종단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불기2556(2012)년 5월 25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기획실

승가공동체 회복과 종단 안정을 위한
발 원 문

삼보님 전 우러러 발원하옵니다.

저희는 최근 일부의 화합승가 훼손과 파계행위가 승가공동체의 정신을 올곧게 받들지 못한 것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는데 책임을 통감하며, 공업중생(共業衆生)의 정신으로 현재 종단이 처한 모든 어려움을 함께 짊어지고자 합니다.

저희는 종정예하께서 밝히신 참회의 뜻과 총무원장스님이 발표한 참회문에 담긴 뜻을 이어 받아, 종헌종법 질서의 유지와 종단안정을 위해 모든 대중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정진할 수 있도록 제방에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저희는 승풍을 해치고 승가의 위의와 자존을 훼손하며 종헌종법 질서를 문란케 한 일체의 행위에 대하여 일벌백계하여 세간에 이러한 문제가 다시는 회자되지 않도록 서원합니다. 또한 사부대중 공의를 통해 종단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자성과 쇄신 계획을 조속히 만들고 실천하는데 용맹정진 할 것입니다.

저희는 인천의 사표로서
말하고 행함에 부처님법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며,
뭇 삶을 대함에 친절과 자비로움을 잃지 않겠습니다.

저희는 불조의 혜명을 받들어 우리가 처한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가공동체 회복과 종단안정을 위한 자성과 쇄신 결사 정진으로 청정한 승가, 신뢰받는 종단이 될 수 있도록 정진 또 정진하겠습니다.

이 모든 발원이 원만성취 될 수 있도록
자비로 섭수하여 주옵소서.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기2556(2012)년 5월 25일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주지 일동